[루키] 이승기 기자 = "나 오늘 밥값 했어요~"
26일(한국시간) 포틀랜드 모다 센터에서 열린 2016-17시즌 개막전에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가 접전 끝에 유타 재즈를 113-104로 누르고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데미안 릴라드. 그는 홀로 39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3점슛 4개를 터뜨리는 원맨쇼를 펼치며 포틀랜드의 개막전 승리를 견인했다.
그런데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벤치 멤버 앨런 크랩(24, 198cm)이다.
크랩은 이날 벤치에서 출전해 29분간 코트를 누볐다. 그는 18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포틀랜드의 벤치를 이끌었다. 10개의 야투 중 6개를 넣었고, 3점슛 다섯 개를 시도해 네 개나 적중시켰다.
더 놀라운 것은 크랩의 활약이 가장 중요한 순간 나왔다는 것이다. 포틀랜드는 전반 한때 13점차로 앞섰으나, 유타의 거센 추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이를 모두 날려버렸다. 4쿼터 초반, 포틀랜드는 77-85, 8점차로 끌려가게 됐다.
바로 이때, 크랩의 활약이 빛났다. 크랩은 CJ 맥컬럼(25점)의 체스트 패스를 받아 왼쪽 45도 지점에서 시원한 3점포를 터뜨렸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픽-앤-롤 패스로 에드 데이비스의 골밑 득점을 도왔다. 점수는 82-85, 3점차가 됐다.
크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노아 본레와 데이비스의 스크린을 활용, 다시 한 번 왼쪽 45도 지점에서 3점슛을 작렬시켰다. 85-85, 동점이 됐다.
포틀랜드는 순식간에 3점슛 두 개와 어시스트로 8점을 뽑아낸 크랩의 활약 덕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포틀랜드는 접전 끝에 살아남았고, 결국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이처럼 크랩은 포틀랜드 첫승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비록 가장 빛난 별은 아니었지만 그의 눈부신 활약이 아니었다면 포틀랜드의 승리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한편, 크랩은 올여름 포틀랜드와 4년간 7,480만 달러(한화 약 847억 8,580만 원)에 계약했다. 이를 두고 '오버페이' 논란이 일었다. 크랩은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은 벤치 멤버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크랩의 연봉은 1,850만 달러(한화 약 209억 6,975만 원)에 달한다. 크랩은 '연봉 200억짜리 벤치 멤버'인 것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연봉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과연 앞으로도 크랩이 꾸준히 '밥값'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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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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