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강하니 = 낮아져도 너무 낮아졌다. 헐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시즌 첫 경기부터 골든스테이트의 골밑이 말 그대로 농락당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2016-2017 NBA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100-129로 완패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골든스테이트는 소위 ‘슈퍼 팀’으로 불렸다. 지난 여름 케빈 듀란트 영입에 성공한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까지 지난 시즌 올 NBA 팀 출신 선수만 4명을 보유하는 초호화 라인업을 만들었다. 듀란트와 커리는 NBA 역사상 최초로 30세 미만의 나이에 한 팀에서 콤비를 결성한 MVP 출신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누구도 막기 힘든 어마어마한 슈퍼스타 군단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첫 경기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기대 이하 정도가 아니라 참혹한 수준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샌안토니오가 리드를 잡았고 점수 차는 계속 벌어졌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듀란트의 데뷔전을 기대하며 운집한 홈 팬들 앞에서 골든스테이트는 공수 양면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29점 차의 굴욕적인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우승후보 0순위라는 평가가 시작부터 철저하게 부정당한 셈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3포’ 중 한 명인 클레이 탐슨이 11점 야투 5/13 3점슛 1/6으로 심각한 야투 부진에 시달렸다. 식스맨들은 도합 16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격 농구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골든스테이트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바로 높이였다. 이날 골든스테이트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35-55로 샌안토니오에 압도당했다. 공격 리바운드는 21개나 내줬다. 샌안토니오가 세컨 찬스 포인트(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를 26점이나 적립하는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단 4점만 올렸다. 수비 리바운드 사수 실패가 패배로 직결된 셈이었다.

리바운드는 보통 수비의 끝이자 공격의 시작으로 불린다. 골든스테이트의 최대 장점인 속공 농구도 수비 리바운드가 선행되지 못하면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이날 골든스테이트는 자자 파출리아, 데이비드 웨스트 등 빅맨들이 수비 리바운드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면서 특유의 화끈한 속공 농구를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라마커스 알드리지(공격 리바운드 8개), 드웨인 데드먼(공격 리바운드 4개), 데이비드 리(공격 리바운드 3개)에게 골밑이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높이 문제는 시즌 전부터 골든스테이트의 불안 요소로 꼽혀 왔다. 골든스테이트는 케빈 듀란트를 영입한 뒤 샐러리캡 정리를 위해 주전 센터 앤드류 보것을 댈러스로 헐값에 트레이드했다. 많은 이들이 보것의 공백을 걱정하면서도 스몰라인업 중심의 경기를 펼치는 골든스테이트라면 공격력으로 높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만큼 가드진과 포워드진이 화려했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빅맨진이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골든스테이트의 낮은 골밑은 정규시즌 단 1경기 만에 불안요소에서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물론 시즌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개막전 1경기로 골든스테이트의 시즌 전체를 내다보는 것은 무리다. 여전히 골든스테이트는 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갖춘 팀이다. 개막전 상대가 하필 높이가 좋은 샌안토니오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29점 차 완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무엇보다 골든스테이트는 우승 탈환을 노리는 팀이다. 아주 작은 약점이라도 신경 쓰고 없애야 하는 입장이다.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골밑에서 큰 문제점을 드러낸 스타군단 골든스테이트. 과연 골든스테이트는 높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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