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 이미르 명예기자] NBA가 슈퍼스타들의 부상에 대책을 내놓을 시점이 다가왔다.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알드리지 기자는 25일(이하 한국 시간), 시즌 초반부터 속출하는 슈퍼스타들의 부상에 대해 NBA 구성원 모두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NBA는 현재 별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빅터 웸반야마, 조엘 엠비드, 앤서니 에드워즈, 자 모란트, 야니스 아데토쿤보 등 리그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제이슨 테이텀, 타이리스 할리버튼, 데미안 릴라드 등은 이미 시즌 아웃에 가까운 큰 부상을 당했다.
알드리지는 이것이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NBA는 최근 ESPN, NBC, 아마존 프라임 등과 11년 770억 달러(약 107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방송사들은 슈퍼스타가 뛰는 경기를 원하지만, 정작 팬들이 보게 되는 것은 사복(street clothes)을 입고 벤치에 앉아 있는 스타들뿐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속도(Pace)다. 현재 NBA 30개 팀 중 25개 팀이 48분당 100회 이상의 공격 기회(possessions)를 가져간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런 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데이터가 말해준다.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빨리, 더 멀리 뛰고 있다"며 살인적인 경기 속도가 선수들의 몸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구단 관계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익명의 단장은 "너무 많이 뛰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뛰는 훈련이 부족해서"라고 반박했다. 오프시즌 훈련이 슈팅이나 볼 핸들링에만 집중되다 보니 정작 수비에서 필요한 격렬한 움직임을 버틸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드리지 기자는 리그 사무국, 선수노조, 방송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여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그는 82경기 축소나 백투백 경기 폐지를, 선수노조는 트레이닝 캠프 기간 연장을, 방송사는 슈퍼스타들의 전국 방송 일정을 줄여주는 양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사는 "위원회는 보통 쓸모없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며 단기적 처방이 아닌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협의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코트 위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들이 '사복'을 입고 있는 한 그 어떤 화려한 마케팅도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NBA가 직면한 위기는 코트 밖의 스캔들이 아닌 코트 위에서 사라져 가는 스타들이다. 세계 최고의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펼치는 초인적인 퍼포먼스가 없다면 수조 원의 중계권료도 화려한 경기장도 빛을 잃는다.
사복을 입은 슈퍼스타는 아무리 멋져도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없다. 이제는 비즈니스의 계산기를 잠시 내려놓고 인간의 몸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