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폴 피어스(39, 201cm)는 스스로를 '꼰대(old-school guy)'라고 부른다. 그의 눈에 비친 케빈 듀란트(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행보는 어떨까.

피어스는 13일(한국시간) 『SiriusXM NBA Radio』에 출연해 "요즘 애들은 다 '친구'다. 우리 때만큼 절박함이나 경쟁심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 피어스는 예전부터 이런 얘기를 종종 해왔다. "요즘 애들은 트래시 토크를 안 한다"거나, "요즘 애들은 훈련 대신 NBA 2K 게임을 한다"고 말하곤 했다.

피어스는 "난 꼰대다(I’m an old-school guy). 경쟁심이 뛰어난 승부사이기도 하다. 최고가 되고 싶다면 최고를 깨부숴야 한다. 그게 나를 지탱한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애들은 다 '친구'다. (듀란트의 골든스테이트行은) 래리 버드가 매직 존슨과 손잡은 격이잖아. 요즘 것들은..."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경기를 경기답게 만드는 것은 경쟁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듀란트는 올여름 골든스테이트와 2년간 5,430만 달러에 합의하며 원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떠났다. 워리어스는 2016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를 떨어뜨린 팀이다. 팬들은 듀란트가 썬더를 배신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어스는 "오클라호마시티는 경쟁력 있는 팀이었다. 골든스테이트를 벼랑 끝까지 몰기도 했다. 물론 난 듀란트의 심정을 이해한다. 매년 반복되는 플레이오프에서의 패배에 지쳤을 것이다. 외로울 거다. 나도 그랬으니까"라고 얘기했다.

이어 "나도 보스턴 셀틱스를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승부사라면 우리 팀을 탈락시킨 팀으로 이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물론 개인적인 얘기일 뿐이다. 지금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요즘 애들은 우리 때만큼 경쟁심이나 절박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피어스는 보스턴에 대한 애정이 대단히 강하다. 1998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셀틱스에 지명된 뒤, 2012-13시즌까지 한 팀에서 뛰었다. 2007-08시즌에는 보스턴을 우승시키며 파이널 MVP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2013년 여름, 보스턴이 리빌딩을 목적으로 피어스를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했지만, 피어스의 충성심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후 피어스는 워싱턴 위저즈(2014-15시즌)와 LA 클리퍼스(2015-16시즌)에서 뛰었다.

2015-16시즌 종료 후, 피어스는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는 현재 무적상태인데, 2016-17시즌이 끝나기 전 보스턴과 1일 계약을 맺고 은퇴경기를 치르기로 결심했다. "단 하루라도 좋다. 보스턴의 유니폼을 입고 은퇴할 것이다. 언제나 셀틱스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피어스의 말이다.

과거 피어스는 "내 몸에는 녹색 피가 흐른다"며 본인이 영원한 '셀틱맨'임을 알린 바 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애정과 경쟁심이 누구보다 강한 그에게, '요즘 것들'의 행보가 눈에 찰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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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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