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2015-16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국내중계가 많았던 시즌이었다. 여기에는 『스포티비』의 공이 컸다. “NBA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며 달려온 중계진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_ 언제부터 NBA 중계를 시작했나.
김명정(이하 김)_ 2013-14시즌부터 했다.
한재웅(이하 한)_ 2년 전부터 했는데, 2015-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채민준(이하 채)_ 2013-14시즌부터 시작했고, 올 시즌에는 예전보다 횟수가 줄었다.
박찬웅(이하 박)_ 2015-16시즌 정규리그 끝나기 세 경기 전부터 들어갔다.

Q_ 캐스터 입장에서 NBA는 준비하기 쉬운 종목인가?
김_ 역사가 오래되고, 사연도 많고, 열성팬들도 많다. 특히 NBA는 MLB 못지 않게 기록이 많은 편이다. 이런 다양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기가 어렵다. 특히 생각조차 못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득점을 해버리면 기록을 말할지, 분위기를 묘사해야할지 애매할 때가 있다.

한_ NBA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스포츠가 아니다. 캐스터는 장면을 묘사하는 직업인데, NBA는 빠른 템포에서 수시로 패스하고 골을 넣으니 표현하기 어려운 편이다.

채_ 3초 만에 득점 올리면 어렵다(웃음). 선수들 교체도 많고, 5명의 선수 전원의 이름을 말해야 해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Q_ 타 스포츠와 달리 NBA 중계 준비에 특히 힘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
한_ 올해 표현에 많이 신경 썼다. 다른 캐스터들이 농구 중계할 때 쓰지 않았던 용어를 많이 썼다. 크로스오버, 레그 스루, 풀업 점프슛, 엘보우 점프슛, 쇼트 코너 등 이런 거는 내가 제일 먼저 썼다(웃음).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용어가 보편화 되었다. 표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말로 바꾸려고 노력했으나 NBA라서 굳이 그러지 않았다.

채_ 맞다. 사실 캐스터는 우리말을 정확하게 써야 하는 직업인데, NBA는 영어 표현을 사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것 같다. 시에도 ‘시적허용’이 있듯이 NBA에도 ‘NBA적 허용’이 있는 것 같다. NBA는 워낙 이적과 뉴스 등이 많아서 SNS나 게임 노트를 많이 챙겨본다. 또한 기록이 야구만큼 자세해서 세밀한 기록을 찾아보려고 한다.

Q_ 중계하기 가장 어려운 상황이 있다면.
채_ 1쿼터부터 가비지 경기가 나올 때(웃음).

한_ 나름대로 경기 전 시나리오를 준비한다. 그런데 초장부터 뒤통수를 때릴 때가 있다.

박_ 작전타임 콜이 어렵다. 예를 들어 경기 도중 작전 타임을 부르면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작전 타임을 요청했습니다’ 같은 광고콜을 줘야 한다. 그런데 TNT와 ESPN 등 현지 방송사에 따라 그 타이밍이 다르다. 따라서 주로 작전타임이 자주 나오는 1쿼터 6분가량 되면 신경이 곤두선다.

Q_ 경기 준비 과정은 어떻게 되나.
김_ 직전 경기 전체를 다 본다. 그러면서 경기의 주제를 잡는다. 또한 선수들의 움직임, 슛 자세, 스크린 동작 등 세밀한 부분까지 보려고 한다. 시간이 없으면 하이라이트라도 본다.

한_ 경기를 보면서 선수를 익히는 게 첫 번째다. 그러면서 두 팀의 최근 흐름을 읽는 편이다.

Q_ 경기 당일 루틴은?
김_ 경기 3시간 전에 출근한다. 공복으로 중계하진 않는다. 뭘 먹으면서 목을 푼다. 그리고 찾아놓은 자료를 A4 용지에 압축해놓는다. 경기 당일 현지에서 들어온 정보도 체크해놓는다. 이후 제작진과 마이크 테스트를 하고, 해설위원과 멘트를 준비한다.

채_ 한재웅 캐스터는 직전 경기의 스코어를 가져온다. 나는 주요 선수만 적어온다. 게임 노트를 기반으로 해서 최근 두 팀의 흐름을 적어놓는다. 

한_ 아침에 출근해서 모닝커피를 마신다. 이후 게임 노트를 보며 오프닝 첫 멘트 준비를 한다.

박_ 전날에 80% 가량 준비해놓는다. 이후 아침에 출근해서 나머지 정보를 보충한다. 대부분의 과정은 30분 전에 끝내놓고, A4 용지 2장에 모든 자료를 압축해 스튜디오에 가져간다.

Q_ 생방송 도중 실수한 적은?
김_ ‘3점슛’이라 말했는데 2점인 적이 자주 있었다(웃음). 그리고 생방송 도중 실수한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준비했는데 생방송 30분 전에 다른 팀 경기로 편성이 바뀐 적이 있었다. 부랴부랴 새롭게 준비해야 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채_ 오프닝 때 대진이 생각 안 나서 실수한 적이 있다(웃음).

한_ 야구하다가 농구하면 헷갈린다. 벤치를 덕아웃이라고 한 적이 있다(웃음). 

박_ 현지 자막으로 MPG(평균 출전시간)가 나왔는데, 득점인 줄 알고 평균 득점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웃음). 그런 영어 자막이 어렵다.

사진 제공 = 채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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