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
오늘의 신데렐라는 피닉스 선즈의 스몰포워드 TJ 워렌(23, 203cm)이다.
3일(한국시간) 피닉스 토킹 스틱 리조트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시즌 NBA 정규리그 경기에서 피닉스 선즈가 연장 접전 끝에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118-115로 제압했다.
에릭 블렛소는 연장 종료와 동시에 버저비터 스텝-백 3점슛을 터뜨리며 이날의 영웅이 됐다. 그는 20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피닉스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블렛소가 차지했지만, 이날의 숨은 공신은 따로 있었다. 선즈의 주전 스몰포워드로 출전한 워렌이었다. 워렌은 이날 27점 7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4개) FG 50.0%(11/22)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적재적소에 득점포를 가동한 워렌이 아니었다면, 피닉스는 일찌감치 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 피닉스의 새로운 에이스?
워렌의 활약은 이날뿐만이 아니다. 이번 시즌 개막 이후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워렌은 이번 시즌 첫 다섯 경기에서 평균 22.4점(FG 50.6%) 6.2리바운드 1.8스틸을 기록하는 등 선즈의 득점리더로 올라섰다.
원래 워렌은 피닉스의 벤치멤버였다. 붙박이 주전 스몰포워드는 PJ 터커였는데, 올시즌을 앞두고 허리 부상이 악화되며 컨디션이 매우 저하됐다. 이 틈을 타 워렌이 선발로 올라서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워렌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개막 첫 경기에서 14점을 올리며 몸을 풀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 30점, 세 번째 경기에서 26점을 터뜨렸다. 게다가 이날 포틀랜드와의 경기에서도 27점으로 팀 승리에 크게 공헌한 것이다.
현재 피닉스가 자랑하는 세 명의 백코트 플레이어, 에릭 블렛소, 데빈 부커, 브랜든 나이트의 활약은 기대 이하다. 오히려 워렌이 가장 꾸준하게 잘하며, 피닉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 워렌은 어떤 선수?
워렌은 고교시절부터 주목받던 특급 유망주였다. 전미 최고의 선수들만 출전한다는 맥도날드 올-아메리칸 대회에 참가했고, 이를 바탕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탁월한 득점력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시절부터 이미 정평이 나 있었다. 2학년이었던 2013-14시즌 평균 24.9점 7.1리바운드 1.8스틸 FG 52.5%를 올리며 ACC 컨퍼런스 퍼스트 팀에 선정되었다. 또, ACC '올해의 선수'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피닉스는 2014 드래프트 1라운드 14순위로 워렌을 지명했다. 골밑이 약한 선즈는 페인트존에서 뛰어난 득점력을 보유한 워렌의 가능성을 매우 높이 샀다.
하지만 워렌은 곧 팀을 실망시켰다. 잔부상이 많아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 것. 루키 시즌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과 기량 미달 등을 이유로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아 40경기 출전에 그쳤고, 두 번째 시즌에는 발이 부러져 47경기밖에 못 뛰었다.
★ 플레이스타일은?
워렌은 대부분의 야투를 페인트존 안쪽에서 시도한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을 통틀어 75% 가까운 슛 시도를 페인트존에서 했다. 그의 커리어 야투성공률이 50.9%에 달하는 것은 이러한 그 때문이다.
중거리슛 터치가 매우 좋고, 속공에도 능하다. 플로터 등을 활용한 골밑 마무리 능력도 좋은 편. 기본적으로 손끝 감각이 좋은 선수다. 3점슛 시도는 잘 안 하지만, 일단 던졌다 하면 곧잘 성공시킨다.
203cm의 키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103kg 밖에 나가지 않는다. 다소 마른 체형을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몸싸움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리바운드도 경합하기보다는 낙하지점을 잘 예측해서 잡는다.
패싱력은 아쉽다. 시야가 넓지 않아 동료들의 빈 공간을 잘 못 본다. 또, 늘 공격의 마무리 역할을 맡다보니, 어시스트 숫자가 적다. 대신 볼 간수에 능해 실책(통산 0.7실책)이 매우 적다는 큰 장점도 지니고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