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민재 기자 = 2015-16시즌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정규리그 최다승(73승) 신기록을 세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일까. 대부분 사람은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기억할 것이다. 특히 고향에 돌아와 우승을 안기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 르브론 제임스(31, 203cm) 활약에 많은 팬이 찬사를 보냈다.
그런 르브론이 오는 2016-17시즌 2연패를 도전한다. 시즌이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요소 3가지가 이미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허리 부상 완쾌
르브론은 강철 체력으로 유명하다. 그는 정규리그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그리고 국제무대를 치러오면서 매년 힘든 여정을 걸었다. 그럼에도 큰 부상 이슈는 없었다. 오히려 매 경기 나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르브론에게 딱 한 가지 부상 이슈가 있었다면 바로 '허리'였다. 맨 처음 부상 이슈가 있었던 적은 2006년. 당시 르브론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등 불편함을 느꼈다. 이후 르브론은 2007년부터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스트레칭 루틴을 추가했다.
당시 르브론은 허리뿐만 아니라 무릎과 발가락에도 부상을 입었다. 몸의 중심인 허리가 불안정하다 보니 하체에 너무 힘을 많이 쏟은 결과였다. 그의 허리 통증은 2008년에도 계속되었다. 부상을 안고 뛴 결과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르브론은 허리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2009년부터 요가를 시작했다. 이때 르브론은 “매일 통증이 있었다. 그러나 요가를 하면서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르브론은 2009년부터 총 4번의 정규리그 MVP와 3번의 NBA 챔피언십 등 각종 수상의 기쁨도 뒤따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르브론에게 다시 한 번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지난 2013년, 르브론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허리 통증이 있다. 기분은 좋지 않다. 특히 저녁에 통증이 심하다"며 불편함을 밝혔다. 2014-15시즌에는 2011-12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경기인 69경기 출전에 그쳤다. 무릎 부상으로 총 13경기를 쉬었다. 허리 통증과 무릎이 어느 정도 연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르브론은 2015-16시즌 전 허리에 염증 주사까지 맞았다. 지난 2014-15시즌 그를 괴롭힌 허리 통증이 다시 재발했기 때문. 잔여 프리시즌을 결장하면서 통증 관리에 힘을 썼다. 노력을 쏟은 덕분일까. 르브론은 "작년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올 시즌은 작년보다 몸 상태가 10배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평균 기록은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뛰어난 경쟁력을 선보이며 76경기를 뛰는 저력을 선보였다.
클리블랜드는 여전히 르브론의 팀이다. 그의 출전 여부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그의 건강이 가장 우선인 이유다. 좋은 소식은 그의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 허리 부상 이슈도 다시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가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코트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슈팅 강화
지난 7월, 캐벌리어스의 데이비드 그리핀 단장은 "르브론이 비시즌에 3점슛 훈련에 매진할 것이다"며 "데이먼 존스 캐벌리어스 코치가 그를 도와줄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르브론에게 아쉬운 점은 슈팅이었다. 뛰어난 돌파 능력, 포스트-업, 경기 리딩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지만 슈팅은 번번이 약점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2015-16시즌, 3점슛 성공률 30.9%를 기록, 데뷔 시즌 이후 가장 낮은 적중률을 기록했다.
특히 르브론의 야투 감각이 두드러진 시기는 2016 파이널이다.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르브론에게 압박 수비를 펼쳐 골밑 돌파보다는 중거리슛을 강요하는 수비 전략을 펼쳤다. 르브론은 여러 번의 외곽 찬스에서 슛을 던졌지만 이를 놓치면서 자신의 리듬을 잃고 말았다.
르브론은 파이널 첫 4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31.3%를 기록했다. 총 16개를 던져 5개만 성공했다. 그러나 그다음 경기부터 몰라보게 달라졌다. 5~7차전에서 3점슛 성공률 42.1%를 기록, 평균 36.3점의 고득점 감각을 선보였다. 3경기 동안 19개의 3점슛을 던지는 등 시도 자체도 많아졌고, 적중률도 높았다.
이러한 문제점은 몇 년 전부터 나타났다. 특히 체력적인 부담이 큰 플레이오프에서 상대 감독이 르브론 수비에 최적화된 전략을 갖고 나왔다. 르브론은 여기에 휘말리며 제힘을 쓰지 못했다. 2013-2014 파이널에도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새깅 디펜스를 활용, 외곽슛 난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르브론이 이번 여름 슈팅 훈련에 매진한 결과일까. 2016-17시즌 시범 경기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지난 2015-16시즌, 르브론의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률은 37.5%였다. 그러나 시범 경기에서는 54.5%까지 상승했다. 3점슛 성공률도 지난 시즌 30.9%에서 50.0%까지 치솟았다. 놀라운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시범 경기는 시범 경기일 뿐이다. 표본 역시 적다. 그러나 슛을 던지기 위해 점프할 때 동작과 자신감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이는 허리 통증 완화와도 연결할 수 있다. 부상에서 벗어나면서 슛을 던질 때 코어가 흔들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우승 부담감↓
르브론은 마이애미 히트 생활을 청산하고 클리블랜드로 돌아올 때 "오하이오에 트로피를 선물하겠다"는 목표로 고향에 돌아왔다.
그동안 르브론은 많은 팬들과 언론의 관심 대상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NBA 데뷔 당시까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에서 우승하기엔 여러 가지가 부족했고, 그 우승을 따내기 위해 팬들의 비판을 들으면서 마이애미로 팀을 옮겼다. 결국 이를 성취하고 다시 클리블랜드로 돌아왔다.
그런 의미에서 2014-15시즌 클리블랜드에서 파이널 도전은 아쉬움이 남았다.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가 부상으로 결장, 혼자서 골든스테이트를 상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르브론 혼자의 힘으로 골든스테이트의 전력을 이겨낼 수 없었고, 2-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듬해 다시 찾아온 기회. 2016 파이널 한때 1-3으로 지고 있었지만 르브론은 경기에 집중하며 역전승을 가져왔다. 구단 첫 우승 선물을 안기면서 자신의 과제를 완성하는 성취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르브론은 2연패에 다시 도전할 것이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에 우승을 꼭 선물해야겠다'는 부담감과 과제는 예전보다 줄어들었을 터.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코트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2016-17시즌 역시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가 파이널에서 경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부담감이 큰 팀은 오히려 골든스테이트다. 케빈 듀란트를 영입,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의 한 차례 성장을 확인했다. 어빙은 르브론 못지않은 스코어로서 득점 본능을 선보였고, 러브는 파이널 내내 부진하다가 마지막 7차전에서 자신의 역할을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우승을 경험한 팀은 모든 팀들의 집중견제를 당하게 된다. 클리블랜드를 뚫기 위한 맞춤 전략을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어빙과 러브의 성장과 르브론의 부담감 해소를 맛봤다. 과연 이번 시즌 성적은 어떨까. 르브론과 클리블랜드의 2연패 도전이 곧 시작될 전망이다.
사진 제공 = 나이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