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ESPN과 SI(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紙)는 매년 자체적으로 선정한 선수랭킹을 발표한다. 루키는 이미 ‘2016-17시즌 선수랭킹 Top 10’과 '역사상 최고의 선수 Top 10'을 발표한 바 있다.

바야흐로 ‘포인트가드 시대’다. 시류에 발맞춰, 이번에는 2016-17시즌 포인트가드 랭킹 Top 10을 선정해보았다.

 

※ 선정방법
 각 필진이 역대 선수랭킹 1위부터 10위를 선정한다. 1위부터 10위에게는 각각 10점부터 1점씩 역순으로 부여되며, 이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 10명을 뽑는다.

※ 참여자 명단
 이승기, 황호재, 이민재, 강하니, 유비, 유상열(이상 루키), 박대현(스포티비뉴스)

 

 

 

1위 (9.6점)

 

러셀 웨스트브룩

 

 

이승기

마이클 조던은 “마치 30년 전의 나를 보는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나와 가장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선수”라고 평했다. 알렌 아이버슨은 “그의 열정을 보면 현역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슬램덩크』의 여기자는 서태웅을 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기적인 수준을 넘었다. 그는 이미 게임을 지배하고 있다!” 지금 러셀 웨스트브룩이 딱 그렇다.

사람들은 웨스트브룩을 향해 날이 바짝 서있다. 팀을 승리로 이끈 날에도 ‘이기적’이라며 욕을 한다. 그런데 이는 조던과 코비, 아이버슨과 서태웅이 모두 한 차례씩 겪었던 감기 같은 것이다. 웨스트브룩은 지금, 소수의 레전드에게만 허락된 ‘위대한 항로’에 진입했다.

 

황호재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경기는 웨스트브룩으로 시작해 웨스트브룩으로 끝난다. 케빈 듀란트가 팀을 떠날 때부터 예견된 일이기는 했지만, 웨스트브룩의 위력은 생각보다 더 강력하다. 그는 이번 시즌 절반이 넘는 49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30.7득점 10.6리바운드 10.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 기록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민재

2차 스탯 중 USG%(공격 점유율)라는 항목이 있다. 팀의 공격권을 특정 선수가 마무리하는 비율로 보면 된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 선수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러셀 웨스트브룩의 올 시즌 USG%는 42.1%. 코비 브라이언트(2005-06시즌, 38.7%), 마이클 조던(1986-87시즌, 38.2%)보다 높은 수치다. 그야말로 원맨팀 에이스로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고 있다. 특히 그가 크게 활약할 때마다 팀이 승리를 거둔다는 점에서 더욱 대단해 보인다.

 

유비

케빈 듀란트의 부재가 러셀 웨스트브룩에겐 큰 기회가 되었다. 현재 평균 30.7득점으로 리그 정상급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고, 평균 10.3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동료들의 기회 역시 잘 살피고 있다. 동시에 ‘시즌 트리플-더블’을 노리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는 중이다.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는 욕심만 버리면 더 안정적인 포인트가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강하니

필자는 제임스 하든을 1위로, 웨스트브룩을 2위로 꼽았다. 올 시즌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달성 중인 웨스트브룩이 1위가 아니라고? 놀라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웨스트브룩은 기록 생산력이 매우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실제 경기 내에서의 효율성을 고려하면 그가 아직 리그 넘버원 포인트가드에 이름을 올릴 선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볼 소유 시간을 고려했을 때 실책이 많은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든도 실책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불안한 골밑 마무리 능력, 기복 심한 야투 성공률을 개선한다면 웨스트브룩은 확고부동한 넘버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대현

현대농구에서 시즌 트리플-더블을 기대하게 할 인물이 나올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윌트 체임벌린의 한 경기 100득점, 존 스탁턴의 통산 어시스트와 더불어 불멸의 고지로 남을 줄 알았던 오스카 로버트슨의 유일한 기록을 55년 만에 노리고 있다. 동시에 소속 팀을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올려놓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5할 승률 이상을 거두고 있는 서부 7구단 가운데 하나다. 웨스트브룩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유상열

시즌 초 웨스트브룩은 7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에 성공하며 마이클 조던, 오스카 로버트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케빈 듀란트가 팀을 떠난 뒤 홀로 모든 부담을 지고 있지만,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더욱 불타오르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르브론 제임스와 가장 비슷한 유형의 포인트가드다.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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