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ESPN과 SI(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紙)는 매년 자체적으로 선정한 선수랭킹을 발표한다. 루키는 이미 ‘2016-17시즌 선수랭킹 Top 10’과 '역사상 최고의 선수 Top 10'을 발표한 바 있다.

바야흐로 ‘포인트가드 시대’다. 시류에 발맞춰, 이번에는 2016-17시즌 포인트가드 랭킹 Top 10을 선정해보았다.

 

※ 선정방법
각 필진이 역대 선수랭킹 1위부터 10위를 선정한다. 1위부터 10위에게는 각각 10점부터 1점씩 역순으로 부여되며, 이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 10명을 뽑는다.

※ 참여자 명단
이승기, 황호재, 이민재, 강하니, 유비, 유상열(이상 루키), 박대현(스포티비뉴스)

 

 

4위 (7.3점)

 

스테픈 커리

 

 

이승기

개싸움이 일어나면, 위에서 짓누르는 개를 ‘Top Dog’, 아래에 깔린 개를 ‘Under Dog’이라고 부른다. 데뷔 이후 스테픈 커리는 늘 언더독의 입장이었다. 가녀린 체구, 잦은 부상, 동료들에 비해 떨어지는 운동능력 등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런 그가 ‘슛’ 하나로 기적을 일궈냈다. 역대 최고의 3점슈터가 됐고, 챔피언이자 2년 연속 MVP로 올라섰다.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열광했다. 골리앗을 때려잡는 다윗, 아니 커리에게 자신을 투영하며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낀 것이다.

그런데 그런 커리가 이제는 탑독이 됐다. 이미 모든 걸 가졌는데, 케빈 듀란트까지 알아서 굴러들어왔다. 줄어든 커리의 활약상만큼이나, 커리가 가진 고유의 매력이 반감되기 시작했다.

 

 

황호재

지난 몇 달간 커리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73승 9패, 뜻하지 않은 부상, 우승 실패 후 쏟아진 조롱과 비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듀란트 영입 등 다사다난했다. 이번 시즌의 커리가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은 경기당 평균 필드골 시도가 2.5회 감소했고, 평균 득점은 5.5점 낮아졌다는 것뿐이다. 커리는 여전히 커리이며, 골든스테이트는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이민재

스테픈 커리는 케빈 듀란트의 가세에도 여전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공격 기회를 듀란트와 나누면서 평균 득점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격 효율성은 지난 시즌과 비슷한 115.9점(작년에는 116.7점)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부단한 노력 끝에 돌파 성공률을 작년 대비 +5.0%를 늘리면서 61.2%를 올리고 있다. 내외곽에서 더욱 위력적인 선수가 되었다는 의미다.

 

유비

다른 선수들이 팀원들의 기회를 살리는 포인트가드라면, 커리는 득점원에 가까운 포인트가드다. 2016-17시즌 수차례 전략에 수정을 거침으로써,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모든 선수가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는 팀이 되었다. 덕분에 커리의 경기 조율 부담 역시 줄어들게 되었다. 2016-17시즌 경기당 6.2개의 어시스트와 함께 평균 24.6득점을 퍼부으며 워리어스를 이끌어가고 있다.

 

강하니

지난 시즌 역대급 시즌을 보낸 스테픈 커리.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만큼은 커리를 높은 순위에 놓을 수 없었다. 케빈 듀란트의 합류로 팀 내 비중이 떨어진 점을 감안해도 커리의 존재감은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다. 3점슛 생산력은 지난 시즌보다는 약간 떨어졌고 전반적인 야투 성공률도 감소했다. 물론 영리한 돌파 능력과 지능적인 패스 감각은 여전히 최고 수준. 적어도 이번 랭킹에서는 커리는 4위가 적절한 선수가 아닌가 싶다.

 

박대현

이론의 여지가 적다. 최근 3년간 MVP 2회, 파이널 우승ㆍ득점왕 1회, 올-NBA 팀 3회 선정을 이뤘다. 위대한 슈터로는 인정하나 ‘Greatest PG’인지는 모르겠다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포지션을 불문하고 운동선수로서 첫 번째 덕목은 팀 승리다. 팀이 이기는 데 얼마나 이바지하나를 가장 먼저 봐야 한다. ‘결과물’을 고려할 때 커리를 빼고 1위를 논할 순 없다. 그가 평균 20점대 공격수(팀 내 1옵션)로 올라선 2012-13시즌부터 골든스테이트는 승률 74.1%를 기록 중이다.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유상열

2년 연속 MVP 수상, 역대 최초 만장일치 MVP 등극 등으로 이미 한 획을 그었다. 케빈 듀란트의 골든스테이트 합류는 팀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지만, 이 때문에 커리가 돋보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었다. 개인의 기록은 조금 떨어질지라도, 그만큼 많은 우승 반지를 확보한다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언더아머

관련기사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