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우린 상극이에요!"

휴스턴 로케츠의 마이크 댄토니(65) 감독은 공격농구의 달인이다. 그는 볼 핸들러 중심의 농구를 구사한다. 그간 스티브 내쉬, 제레미 린, 제임스 하든 등 댄토니의 손을 거쳐간 이는 모두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댄토니와 궁합이 맞지 않았던 선수가 있다. 2015-16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코비 브라이언트다.

 
직접 슛하기를 좋아했던 코비 브라이언트는 마이크 댄토니 감독의 농구와 성향이 맞지 않았다 ⓒ 나이키

 

댄토니와 상극이었던 사나이

모든 볼 핸들러가 댄토니 감독과 궁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코비는 예외였다. 코비와 댄토니는 2012-13시즌부터 2년 동안 함께 했다. 하지만 시너지는 거의 없었다.

코비는 기본적으로 패서가 아니라 스코어러다. 패스보다는 슛을 즐긴다. 이러한 성향은 데뷔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일관적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나 댄토니 감독은 볼 핸들러의 패스를 중요시한다. 둘의 농구 철학이 상충되다보니,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가 없었다. 코비가 한 번씩 마음먹고 패스만 하는 날도 있었다. 이런 날은 쉽게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하곤 했다. 그러나 본능은 숨길 수 없는 법. 얼마 지나지 않아 ‘슛 던지기 좋아하는’ 코비로 돌아왔다.  

그래도 신기한 점은 있다. 코비는 2012-13시즌 평균 6.0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커리어-하이였다. 6경기 만에 시즌-아웃된 2013-14시즌에도, 코비는 6.3어시스트를 남겼다. 유의미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코비도 댄토니 체제 아래 생애 최다 어시스트를 올렸던 것이다.

또, 댄토니의 선수 혹사도 문제가 됐다. 댄토니는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강한 감독이다. 이에 따라 2012-13시즌 코비는 무려 38.6분이나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이는 만 34세의 베테랑이 견디기에는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결국 탈이 났다. 코비는 시즌 막판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사실상 코비의 커리어는 여기서 끝났다. 물론 이것이 댄토니 탓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출장시간을 조절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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