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아버지! 제가 해냈어요!"

오늘의 신데렐라는 LA 클리퍼스의 벤치 멤버 오스틴 리버스(24, 193cm)다.

31일(한국시간)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6-17시즌 정규리그에서 LA 클리퍼스가 유타 재즈를 88-75로 무찔렀다.

이 경기의 최다득점자는 크리스 폴도, 블레이크 그리핀 등 슈퍼스타가 아니었다. 클리퍼스의 벤치 멤버 리버스였다. 리버스는 이날 19점을 올리며 클리퍼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클리퍼스는 경기 초반 유타의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2쿼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유타가 근소하게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이때 리버스가 깜짝 활약을 펼쳤다. 엘보우 지점에서의 점프슛과 두 차례의 돌파 득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 시원한 3점포와 어시스트로 경기를 뒤집었다.

리버스의 폭풍활약 덕분에 역전한 클리퍼스는 3쿼터부터 신바람을 냈다. 점차 점수를 벌린 뒤 유타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4쿼터 들어 리버스는 몇 차례의 추가 득점을 올렸고, 재즈는 더 이상 따라갈 의지를 상실했다.

 

리버스는 누구?

듀크 대학이 낳은 농구스타 중 한 명. 클리퍼스의 벤치 자원으로,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든다. 클리퍼스 닥 리버스 감독의 아들이기도 하다.

윈터 파크 고교 시절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각종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고 여러 상을 받는 등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1-12시즌 듀크 대학에 진학한 그는 1학년 신분임에도 순식간에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2011년 여름에는 중국 국가대표팀과의 세 차례 친선경기에서 듀크의 3전 전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리버스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순간은 '전통의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과의 경기 때였다. 리버스는 경기 최후의 순간 극적인 버저비터 3점슛을 작렬시키며 듀크의 85-84 역전승을 일궈냈다.

리버스는 대학을 1년만 마치고 NBA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냈다. 뉴올리언스 호네츠(現 펠리컨스)는 2012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오스틴의 이름을 불렀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했다. 리버스는 NBA 기준으로 '트위너'에 가까웠다. 포인트가드로 뛰기에는 각종 기술이 부족하고, 슈팅가드로 뛰기에는 신체적인 약점이 있었다. 결국 벤치에서 이도 저도 아닌 신세로 몇 년을 보냈다.

2014-15시즌, 리버스는 두 차례의 트레이드를 거쳐 클리퍼스에 합류했다. 클리퍼스는 그의 아버지 닥 리버스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었다. 아버지의 비호 아래, 리버스는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다.

리버스는 2015-16시즌 평균 8.9점을 올리며 데뷔 이래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덕분에 2016년 여름 클리퍼스와 3년간 3,35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연봉이 올라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실력도 보여줘야 한다. 과연 그는 이번 시즌 또 한 차례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까. 향후 리버스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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