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민재 기자 = 1990년대는 센터의 시대였다. 4대 센터가 골밑을 지키며 포스트-업 등 여러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후 2000년대에는 슈팅가드의 전성시대가 찾아왔고, 현재는 스몰볼이 대세가 되었다. 과연 NBA는 앞으로 어떤 스타일로 바뀌게 될까.
아이솔레이션의 증가
NBA.com은 팀 별 공격 타입을 트랜지션, 아이솔레이션, 픽-앤-롤 시 볼 핸들러, 픽-앤-롤 시 롤맨, 포스트-업, 스팟-업, 핸드-오프, 컷, 오프 스크린, 풋백 등 총 10가지로 구분한다. 그중 가장 효율이 낮은 공격은 아이솔레이션이다. 그도 그럴 것이 5명이 유기적으로 펼치는 팀플레이보다 1명이서 수비수를 뚫는 개인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
그러나 장점도 있다. 일단 상대의 속공을 막을 수 있다. 3명의 선수가 3점슛 라인 안에서 팀플레이를 펼쳤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들이 슛에 실패하면 나머지 2명이 자신의 코트 진영으로 넘어와 속공 수비를 펼쳐야 한다. 그러나 혼자서 1대1을 펼치면 나머지 4명이 백코트에 가담한다. 따라서 팀플레이보다 아이솔레이션이 트랜지션 수비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또한 아이솔레이션은 실수가 적다. 팀플레이는 패스나 스크린 과정에서 반칙이나 실책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1대1은 슛 실패 이외에는 반칙이나 실책이 팀플레이보다 빈도가 덜하다.
아이솔레이션은 템포를 늦출 수도 있다. 아이솔레이션은 볼 흐름이 죽은 개인기 플레이다. 그리고 공격제한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패턴이기도 하다. 따라서 상대의 빠른 템포를 느리게 만드는 데 탁월하다. 실제로 2016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는 아이솔레이션을 활용해 경기 속도
를 늦췄다. 이에 골든스테이트는 트랜지션 공격을 펼치지 못하며 위력을 잃었다.
골든스테이트는 정규리그 동안 경기 속도를 나타내는 페이스 지수에서 99.3(2위)을 기록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와의 2016 파이널에서는 92.0에 그쳤다. 특유의 달리는 농구를 펼치지 못한 것. 평균 득점도 정규리그보다 15점 가량 떨어진 99.8점에 그쳤다.
스몰볼로 인한 스위치 디펜스는 아이솔레이션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1대1 위주의 공격은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 또한 상대의 흐름을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솔레이션은 필요하다. 아이솔레이션은 단순히 1대1 공격이 아닌 전술적인 싸움에서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으므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새로운 빅맨 시대
예전에는 3점슛을 쏘는 센터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그러나 현재 각 팀에 한 명쯤은 빅맨임에도 외곽슛을 던지는 선수들이 있다. 그만큼 ‘슛을 던지는 빅맨’이란 새로운 유형의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 신인 드래프트 로터리픽 중 빅맨은 6명이었다. 그 중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는 무려 3명(칼-앤써니 타운스,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 프랭크 카민스키)이었다. 최근 그 흐름에 맞춰 선수들이 발전하고 있는 것.
센터 포지션의 3점슛 시도
•2011-12시즌 : 1,606개
•2012-13시즌 : 1,459개
•2013-14시즌 : 2,803개
•2014-15시즌 : 1,807개
•2015-16시즌 : 2,519개
실제로 센터 포지션에 등록된 선수들의 3점슛 시도 총계를 보면 NBA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선수들의 3점슛 시도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13-14시즌 당시 NBA.com이 케빈 러브를 센터로 분류하면서 센터 포지션의 총 3점슛 시도 개수가 증가했다. 또한 당시 채닝 프라이와 크리스 보쉬가 많은 시간을 뛰었는데, 이들의 지난 시즌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3점슛 시도 개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자리 잡고 있는 선수는 수비형 센터다. 트리스탄 탐슨, 스티븐 아담스, 비스맥 비욤보 스타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공격 스킬이 떨어지지만 리바운드와 수비, 스크린에 초점을 맞추는 선수들이다. 공격에서는 주로 스크린 이후 앨리웁 패스를 받아 덩크를 꽂는 역할을 수행한다.
코트를 넓게 쓰는 스몰볼 농구에서 스크린은 매우 중요하다. 패싱 게임보다 스크린을 통한 슛의 효율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스크린을 걸어줄 선수가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3점슛을 직접 시도하는 센터나 스크린과 수비에 특화된 수비형 센터, 이 두 가지 유형으로 센터들의 발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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