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최근 트렌드는 ‘빠른 농구’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의 농구를 펼치는 팀들도 있다. 그렇다면 NBA 30개 구단은 각자 어떤 색깔을 갖고 있을까. 크게 네 가지 스타일로 분류해봤다. 

※ ③부에서 이어집니다.
 

4. 속공으로 대동단결

☞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덴버 너게츠, 피닉스 선즈, 워싱턴 위저즈

‘속공 농구’는 말 그대로 빠른 농구를 의미한다. 그러나 페이스 앤 스페이스와 차이점이 있다. 외곽슛 빈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페이스는 빠르게 유지하되, 원활한 볼 흐름과 스페이싱 측면은 페이스 앤 스페이스보다 덜 강조된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리그 최고의 속공 마무리 능력을 갖춘 러셀 웨스트브룩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혼자서 공을 들고 코스트-투-코스트를 할 수 있고, 돌파와 외곽슛, 패싱 게임 등을 모두 펼칠 수 있다. 그야말로 만능이다.

그러나 웨스트브룩의 속공 농구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썬더의 빌리 도너번 감독의 지도 철학과 맞아 떨어진 결과다. 도너번 감독은 대학농구 감독 시절부터 트랜지션 게임에 대한 중요성을 항상 강조해왔다. 도너번 감독은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과정은 농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고 말한다. 그런 어려운 트랜지션 상황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게 도너번 감독의 철학이다.

“슛 실패 이후 수비 리바운드를 잡으면 최대한 빨리 득점에 성공해야 한다. 상대가 수비 진영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상대가 득점에 성공한다면 인바운드 패스를 최대한 빨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격 코트로 빠르게 넘어가야 한다.”

이번 시즌 웨스트브룩의 평균 리바운드는 10개가 넘는다. 포인트가드임에도 불구하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트랜지션 농구를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이다. 웨스트브룩이 리바운드를 잡으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너번 감독은 “최근 많은 가드들이 공격 리바운드를 노리고 있다. 외곽슛을 던진 뒤 튕겨 나온 롱 리바운드를 잡기 위함이다. 그러나 웨스트브룩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자마자 속공을 이어간다면 상대 가드는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기 어려워진다. 웨스트브룩의 움직임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경기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웨스트브룩의 장점과 도너번 감독의 스타일상 오클라호마시티는 꾸준히 빠른 농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덴버 너게츠는 리그에서 가장 리바운드를 잘 잡는 팀 중 하나다. 니콜라 요키치, 케네스 퍼리드, 유서프 너키치 등 단단한 골밑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리바운드는 또 한 번의 공격권을 의미한다. 수비 리바운드 이후에는 속공을 전개할 가능성도 커진다. 덴버는 리바운드 이후 속공이라는 장점을 이어가고 있다.

너게츠의 마이크 말론 감독은 “우리는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달리는 농구에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말론 감독은 수비 지향적인 지도자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덴버에 부임할 당시 “업템포 농구를 펼치겠다”며 덴버 선수들의 장점을 살릴 계획임을 밝혔다. 그 결과 덴버는 이번 시즌 속공 득점 8위, 속공 효율성 4위를 기록 중이다.

사진 제공 = 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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