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현재 13승 3패를 기록, 동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유지, 2연패를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은 항상 29개팀의 목표물이 된다. 챔피언이 우승한 방식, 전술, 전략 등을 분석해 독주를 막기 위함이다. 챔피언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새로운 2대2 게임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2대2 게임

2대2 게임은 말 그대로 2명의 선수가 펼치는 연계 플레이다. 스크리너가 골밑 안쪽으로 들어가는 픽-앤-롤, 스크리너가 밖으로 빠지는 픽-앤-팝이 이에 해당한다. 혹자는 “최근 NBA는 픽-앤-롤의 시대”라고 말할 정도로 리그 내 2대2 게임 비중이 높다.

클리블랜드는 픽-앤-롤시 볼 핸들러의 공격 횟수가 리그 24위(268회)에 그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2대2 게임의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라는 점. 직접적인 2대2 게임보다는 여기서 파생되는 움직임을 더욱 효과적으로 노리는 편이다.

그중 눈에 띄는 점이 있다. 타 팀과는 다른 2대2 게임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르브론 제임스가 볼 핸들링 역할을 하고, 가드가 스크린을 걸어준다는 점. 일반적으로 가드가 볼을 가지고 빅맨이 스크린을 거는 동작과 다른 모습이다. 이를 통해 얻는 효과는 상대의 스위치 디펜스 유도다.

2015 파이널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클리블랜드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수비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스위치 디펜스를 유도했다. 르브론이 공을 들고, 가드가 부지런히 스크린을 걸어 수비수를 바꿨다. 안드레 이궈달라 대신 클레이 탐슨, 스테픈 커리, 숀 리빙스턴 등이 르브론을 막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대2 게임을 하는 척 스위치 디펜스를 유도한 덕분이었다.

이는 2016 파이널에서도 엄청난 효과를 낳았다. 르브론이 상대 수비수와 미스매치가 되면 공격을 시도했고, 카이리 어빙 역시 이와 같은 상황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1-3으로 뒤진 클리블랜드가 골든스테이트에 수비 부담을 안기면서 4-3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 O3(르브론 제임스)가 O1(카이리 어빙)의 스크린을 받아 화살표 방향대로 움직인다. 이때 공격은 빠르게 전개되어야 한다. 상대가 대처하지 못하고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도록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후 스위치 디펜스를 유도한 뒤 O3(르브론 제임스)는 O1(카이리 어빙)에게 공을 건넨 뒤 골밑 안쪽으로 들어간다. 미스매치를 활용, 포스트-업이나 페이스업 공격으로 쉽게 공격하기 위함이다. 

반대의 상황도 공략할 수 있다. 스위치 디펜스를 유도한 뒤 O1(카이리 어빙)이 직접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이때 어빙은 3점슛 라인 밖부터 드리블을 통한 풀업 점프슛이나 돌파 등으로 상대 수비수와의 미스매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실제로 클리블랜드의 아이솔레이션 횟수는 리그 4위(195회)다. 이를 통한 야투 성공률은 리그 2위(45.6%). 얼마나 효율적인 개인기 능력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어빙, 케빈 러브 등 일대일이 뛰어난 선수가 차고 넘친다. 이들의 효율을 높여주는 플레이가 바로 2대2 게임을 통한 스위치 디펜스 유도다.

이 플레이는 간결한 게 장점이다. 그러나 개인 기량에 의한 득점이란 점에서 단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클리블랜드는 스위치 디펜스 유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2대2 게임 상황도 적극적으로 연습하겠다는 계획을 보였다. 이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어빙은 25점 11어시스트 FG 73.3%로 고효율 플레이를 뽐냈고, 르브론은 21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공격을 보탰다. 경기 이후 르브론은 2대2 게임을 통해 단단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어빙은 야전사령관이었다. 1쿼터에만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패스를 뿌렸다. 사이드 픽-앤-롤뿐만 아니라 코트 중앙에서 미들 픽-앤-롤도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과 패싱 게임에 의존하지 않는다. 실제로 경기당 평균 뛴 거리 부문 30위(26.1km), 평균 패스 26위(285.9회)에 그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신 순간 찾아온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는 게 클리블랜드의 색깔이다.

이를 위해서 클리블랜드는 2대2 게임을 펼치고 있다. 2대2 게임뿐만 아니라 외곽으로 빼주는 킥-아웃 패스에 의한 3점슛 등 무궁무진한 공격 옵션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는 여기에 다양성을 불어넣기 위해 스위치 디펜스 유도라는 옵션까지 장착했다.

클리블랜드는 2대2 게임이란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까지 성과는 좋다. 과연 이러한 모습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까. 클리블랜드 경기력에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 제공 =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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