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디펜딩 챔피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클리블랜드는 11월 30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벅스와의 경기에서 101-118로 대패했다. 이어 12월 2일 LA 클리퍼스와의 홈경기에서도 무기력한 경기 끝에 94-113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캐벌리어스는 그 전까지 13승 2패를 기록, 동부 컨퍼런스 승률 1위를 질주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달아 두 경기를 패하는 바람에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그렇다면 클리블랜드는 왜 갑자기 무력하게 무너졌을까. 최근 두 경기에서 무엇이 잘못 되었던 것일까.

 

★ 패싱 게임 실종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사라진 것을 꼽을 수 있다. 

클리블랜드는 밀워키전에서 1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벅스는 27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캐벌리어스를 압도했다. 클리퍼스전도 마찬가지. 33어시스트를 올리며 신바람을 낸 클리퍼스와 달리, 클리블랜드는 고작 12어시스트에 그쳤다.

이는 르브론 제임스가 상대에게 막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르브론은 올시즌 사실상 포인트가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득점보다는 경기운영에 더 많이 에너지를 쏟는다.

르브론은 직전 세 경기에서 평균 12.3어시스트 4.0실책를 기록했다. 하지만 밀워키전에서는 4어시스트 7실책, 클리퍼스전에서는 5어시스트 5실책에 그쳤다. 경기운영에 명백히 문제가 생긴 것.

이는 밀워키와 클리퍼스가 르브론의 돌파를 매우 잘 견제했기 때문이다. 밀워키에서는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르브론을 맡고, 블록슛 능력이 뛰어난 존 헨슨이 뒷선을 지켰다. 클리퍼스도 비슷했다. 룩 음바 아무테가 르브론을 수비했고, 디안드레 조던이 골밑을 지켰다.

끈질긴 외곽 수비수와 림 프로텍팅 능력이 뛰어난 빅맨의 조합. 이는 르브론이 가장 싫어하는 조합이다. 2007 샌안토니오 스퍼스(브루스 보웬 + 팀 던컨), 2010 보스턴 셀틱스(토니 알렌 + 케빈 가넷), 2011 댈러스 매버릭스(숀 매리언 + 타이슨 챈들러), 2014 샌안토니오(카와이 레너드 + 팀 던컨), 2015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안드레 이궈달라 + 앤드류 보거트)가 이러한 조합을 앞세워 르브론을 무너뜨린 바 있다. 2016 파이널도 마찬가지였다. 앤드류 보거트의 부상 이탈 이후 르브론의 경기력이 살아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밀워키, 클리퍼스전에서도 똑같았다. 돌파가 막힌 르브론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괴상한 실책을 저지르거나, 무기력하게 공을 돌릴 뿐이었다. 볼 배급을 담당해야 할 르브론이 소극적으로 나오자, 팀 전체의 패싱 게임이 붕괴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르브론이 쉬면, 경기가 더 안 풀렸다. 르브론을 대신해 볼 핸들러 역할을 맡거나, 경기를 이끌어줄 선수가 없었기 때문. 카이리 어빙은 올시즌 득점에 전념하고 있다. 백업 포인트가드의 부재가 절실히 느껴진 한판이었다.

 

★ 3점슈터의 부재

클리블랜드 팀 내 최고의 3점슈터는 JR 스미스와 채닝 프라이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최근 두 경기에서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먼저 스미스를 보자. 스미스는 최근 네 경기에서 27개의 3점슛을 시도해 23개나 실패했다. 성공률이 고작 14.8%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밀워키전에서는 알 수 없는 행동을 하며 빈축을 샀다. 벅스의 인바운드 상황에서, 상대편인 제이슨 테리와 뜬금없이 포옹을 했다. 이 과정에서 수비수를 놓쳤고, 이는 밀워키의 손쉬운 2점으로 연결됐다. 경기 후 타이론 루 감독은 이를 두고 스미스와 따로 면담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미스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3점슛과 수비로 먹고 사는 선수인데, 슛은 안 들어가고 수비 집중력도 잃어버렸다.

프라이는 개인적인 사유로 잠시 팀을 떠나 있었다. 클리퍼스 전에서 코트에 돌아왔지만 경기 감각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폭발적인 외곽슛을 보여줬던 이전과는 확인히 달랐다. 프라이는 클리퍼스전에서 한 개의 야투도 넣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클리블랜드의 3점슛 행진도 끝이 났다. 밀워키와의 경기까지, 클리블랜드는 16경기 연속 3점슛 10개 이상을 기록,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클리퍼스전에서 3점슛 9개 성공에 그치며 기록이 끊기고 말았다.

★ 시스템 복구 시급

캐벌리어스 선수들은 지난 두 경기에서 얼이 빠진 것처럼 플레이했다.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너진 시스템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우선 르브론의 돌파가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인 패싱 게임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그리고 슈터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르브론, 어빙, 케빈 러브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롤 플레이어들의 슛이 터져야 쉽게 갈 수 있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볼 핸들링과 패스, 3점슛 능력을 고루 갖춘 백업 포인트가드를 영입하는 것도 좋아보인다. 지난 시즌에는 그런 역할에 적합한 매튜 델라베도바가 있었다. 올시즌에는 아무도 없다.

한편, 클리블랜드는 2016 파이널에서 4승 3패로 골든스테이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 이들은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과연 클리블랜드가 챔피언 트로피를 수성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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