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Practice? Practice?"
알렌 아이버슨(41)을 평생 따라다닐 기자회견 멘트다. 아이버슨은 현역시절 훈련을 게을리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기자들이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다들 연습에 대한 얘기만 한다"며 "Practice" 단어를 반복하며 비꼰 것이었다.
그랬던 아이버슨이 'Practice'로 훈훈한 감동을 줬다. 후배들의 훈련 현장을 깜짝 방문한 것이었다.
아이버슨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76ers의 훈련장을 깜짝 방문했다. 2016-17시즌 개막 이후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한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함이었다.
아이버슨은 올여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전설 중의 전설이다. 현역 시절 MVP와 득점왕 등 숱한 업적을 쌓았다. 필라델피아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이 팀에서 데뷔했고,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전성기의 대부분을 필라델피아에서 보냈고, 나중에 타 팀으로 이적했지만 은퇴를 위해 필라델피아로 돌아오기도 했다.
전설을 영접한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엘 엠비드를 비롯한 식서스 후배들은 아이버슨의 등장에 적잖이 감동했다는 후문.
아이버슨은 "팬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후배들을 지켜봐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다. 선수들끼리 서로 신뢰를 가졌으면 한다.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아이버슨의 방문은 즉시 효과를 봤다. 필라델피아는 12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9-105로 승리를 거뒀다. 개막 7연패 뒤 첫 승. 홈 팬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환호를 보냈다.
조엘 엠비드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아이버슨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엠비드는 "아이버슨은 우리에게 '오늘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열심히 뛰라'고 조언했다"며 그의 방문이 큰 격려가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필라델피아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아이버슨은 SNS에 "멋진 승리였다, 친구들!"이라며 감격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필라델피아의 시즌 첫 승 뒤에는, 후배들에 대한 아이버슨의 따스한 사랑이 숨어있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