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2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필라델피아 76ers의 조엘 엠비드(22, 213cm)는 27일(한국시간) 웰스 파고 센터에서 열린 2016-17시즌 정규리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홈경기에서 20점 7리바운드 2블록으로 존재감을 남겼다. 

엠비드는 2014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뽑혔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기술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필라델피아에 안착했다. 그러나 2년 연속 부상으로 좌절의 아픔을 겪었다. 피로골절이란 큰 부상이 찾아온 탓이었다. 수술 이후 재활을 위해 몸과 마음을 준비했으나 다시 한 번 수술을 받는 불운도 겹쳤다.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따라서 이번 여름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했다. 엠비드는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이며 꾸준히 연습했다. 필라델피아는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커스(前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엠비드의 멘토로 데려왔다. 일가우스커스 역시 부상으로 꽤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진 선수. 동병상련의 마음이 전달되길 바랐다. 

이렇듯 엠비드와 필라델피아는 하나의 목표인 ‘데뷔전’을 위해 온 힘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물은 이날 개막전 성적으로 나타났다.

외곽슛

엠비드는 213cm, 113kg으로 신체조건이 뛰어난 센터다. 그의 장기는 골밑 플레이다. 육중한 신체조건을 활용한 플레이가 일품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외곽슛 능력도 출중하다. 그는 데뷔전에서 3점슛 3개를 던져 1개를 성공했다. 자유투는 8개 중 7개를 성공했다. 놀라운 슛 터치를 선보인 것.

이를 통해 그는 자유자재로 중거리슛을 던졌다.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전환하면서 수비수 움직임에 따라 공격 루트를 정했다. 엠비드는 지난 2년간 부상으로 쉴 때 슈팅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깔끔한 슛 터치로 이어졌다.

골밑 플레이

엠비드는 풋워크가 뛰어나다. 골밑 안쪽에서 몇 번의 스텝으로 상대를 제칠 수 있다. 이는 이날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가볍고 날쌘 풋워크를 통해 아담스의 타이밍을 빼앗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힘도 좋아 상대를 밀어내면서 풋워크까지 펼치는 노련함까지 보였다.

그는 볼 핸들링 능력이 좋다. 경기 초반에는 속공 상황에서 직접 공을 몰고 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볼 키핑 능력은 골밑에서 두드러졌다. 공을 잡았을 때 안정적인 볼 핸들링으로 상대 수비의 위협에 당황하지 않았다. 동료에게 패스하거나 직접 득점을 올리는 등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수비

일반적으로 거구의 센터는 기동력이 좋지 않다. 그러나 엠비드는 달랐다. 기민한 동작으로 상대의 돌파를 막아내는 등 림 프로텍팅에서 효율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단 2대2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엠비드는 헷지 디펜스보다 골밑 안쪽을 지키는 아이스 디펜스를 펼쳤는데, 러셀 웨스트브룩이 골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면서 중거리슛을 유도했다. 또한 돌파를 시도하면 두꺼운 상체를 활용, 상대의 돌파를 막아냈다.

엠비드는 이날 5피트(1.5m) 이내에서 골밑슛 15개를 수비했다. 그중 7개만 허용, 46.7%의 야투 허용률을 기록하며 탄탄한 림 프로텍팅 능력을 선보였다. 또한 2블록을 기록, 블록슛 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탁월했다.

전망

놀라운 데뷔전을 치른 엠비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건강함을 증명해야 한다. 브렛 브라운 감독은 지난 10월 중순 "엠비드의 출전시간을 20~24분 사이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백투백 경기를 치르게 되면 그중 한 경기만 소화하게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엠비드의 출전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 것. 엠비드는 이날 22분을 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착지 과정에서 불안한 모습이 계속 연출되기도 했다.

턴오버 등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도 필요해 보인다. 그는 이날 4개의 턴오버를 저질렀다. 파울도 4개로 많았다. 심리전에 강한 아담스에게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상대 수비수가 있는 상황에서 던지는 터프슛도 많은 편이었다. 아직 신인으로서 불안정한 모습이 계속되었다.

엠비드는 여러 강·약점을 보여주면서 자신감도 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중 "그는 나를 막지 못해"라는 말을 하며 경기에 임했다. '그'는 엠비드를 수비한 아담스라고 추측할 수 있다. 자신에게 최면을 걸면서 자신감을 북돋우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감을 보인 덕분이었을까. 엠비드는 데뷔전에서 팬들에게 MVP 챈트를 들었다. 그는 "분위기가 좋았다. (데뷔전을 치른) 그 순간이 특별했다. 이기지 못해서 아쉽긴 했다"고 말했다.

썬더의 빌리 도너번 감독은 경기 후 "엠비드의 기술은 뛰어나다. 신체조건도 좋고, 피지컬한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엠비드의 동료인 다리오 사리치 역시 "그는 모든 것을 갖췄다. 로우 포스트게임도 할 수 있고, 심지어 3점슛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엠비드에게 과제는 많다. 그러나 과제보다 그의 잠재력이 더욱 눈에 띄는 데뷔전이었다. 과연 그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부상과 작별하고 그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을지 그의 행보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아디다스, NBA 미디어 센트럴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