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

지역 팬 및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루키=박상혁 기자] WJBL 서머캠프는 단순히 경기만을 치르지 않는다. 어쩌면 경기 외적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개최 지역의 초등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역 선수와 코치들이 나서는 ‘WJBL 클리닉'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WJBL 차원에서의 의무 사항으로 각 팀당 코치 한 명과 선수 2~3명이 참가해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실시한다. 올해 대회에서도 첫째 날과 둘째 날 시행됐다. 클리닉은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하는데 어린 친구들 입장에서는 동경하는 프로선수들에게 직접 배울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WJBL과 구단 입장에서도 장래의 유망주를 발굴하면서 잠재적인 농구팬 확보를 하게 되니 일석이조인 셈.

또 입장료가 무료이고 주말을 껴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개최 지역은 물론이고 인근의 여자 초중고 농구부원들이 경기장을 찾아 자신의 팀을 응원도 하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서겠지’라는 꿈과 희망을 갖고 돌아간다.

해마다 박신자컵 서머리그를 치르는 WKBL도 한번쯤은 고려해볼만한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 개최 지역에 여자농구부가 없다면 유소녀 농구교실 선수들이나 일반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해도 괜찮아 보인다. 어쨌든 어린 친구들에게 새롭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해주면서 여자농구의 존재를 알리기에 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WJBL은 대회 기간 중에 ‘전 선수 연수회’라는 모임을 갖는다. 말 그대로 12개 구단 선수가 모두 모인 가운데 교육을 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리그에 대한 설명과 부정 방지, 기타 교육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까지는 한국과 비슷한 부분.

재미있는 것은 선수들 외에 각 구단의 트레이너와 매니저들도 회의를 갖는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선수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트레이너나 매니저들이 모두 모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서 이들은 모처럼 만나 친목을 다지는 동시에 서로의 노하우를 교환하기도 한다.

경기에 나서는 심판들도 연수회를 갖는데 이들은 매일 회의를 갖는다. WJBL 서머캠프의 목적 중 하나가 실전을 통한 심판 육성인 만큼 일본농구협회(JBA)와 협력해서 WJBL 담당 심판 전원을 대상으로 강의 및 각종 연수회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에는 열리지 않았지만 리그의 감독과 심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심판-감독 토론회도 있다. 

안덕수 감독은 “서머캠프 기간 중에 감독과 심판들이 모여 토론회를 갖는다. 주된 것은 지난 시즌에 대한 반성과 질의,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특히 룰이나 심판의 판정 기준 등은 팀 입장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항상 논의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모든 관계자들이 모인 기간에 경기 외적으로도 여러 가지 형태의 모임을 통해 리그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특히 감독과 심판의 토론회는 껄끄럽고 불편해할 수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두 위치의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과 입장을 알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WKBL 입장에서 도입을 검토해보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을 해본다.  

서머캠프에서도 역시 빛났던 JX-ENEOS

순위를 매기는 대회는 아니었지만 결과는 나오는 법.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우승팀인 JX-ENEOS였다. 이들은 현재 센터 도카시키 라무가 WNBA 리그 참가 관계로 빠져 있고 포인트가드 요시다 아사미와 오사키 유카(결혼 전 마미야 유카) 등 주전들이 빠져 있는 가운데서도 4승 1패를 기록했다. 후지쯔에게 75-85로 패한 것이 유일한 패배. 후지쯔에는 한국인 김평옥 선생이 팀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리그 내 또다른 한국인 지도자인 정해일 감독이 이끄는 샹송화장품은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3승을 거뒀다. 샹송화장품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가드인 미요시 나호가 도요타자동차로 이적하고 후지요시 사오리가 은퇴를 하는 등 선수 구성에 변화가 많았다. 팀의 에이스인 모토카와 사나에는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지만 서머캠프에서 뛰지는 않았다.

미요시 나호와 마우리 에브린이 이적했고, 신인선수로 마우리 스테파니를 스카우트하는 등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선 도요타자동차는 1승 2패에 그쳤다. 하지만 오가 유코라는 구심점에 외곽슛이 좋은 미요시와 탄력이 좋은 마우리 자매를 데려오는 등 알찬 선수 보강을 한 도요타자동차이기에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 KEB하나은행과 합동 훈련을 했던 도요타 보쇼쿠는 3승 2패를 거뒀고 상위권까지 올랐던 덴소는 2승 2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기록했다. 이외에 아이신 AW는 1승에 그쳤으며, 니가타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4전 전패를 대회를 마감했다. WJBL이 집계한 3일간 경기장을 찾은 총 관중 수는 4300명으로 전년도 2500명(4일간)보다 172%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결과
4승 1패 : JX-ENEOS
3승 : 샹송화장품
3승 1패 : 후지쯔
3승 2패 : 도요타 보쇼쿠
2승 1패 1무 : 히타치 하이테크
2승 2패 : 덴소, 도쿄 하네다
1승 3패 1무 : 아이신 AW
2승 3패 : 미츠비시
1승 2패 : 도요타자동차
1승 3패 : 야마나시
4패 : 니가타

사진=WJBL(일본여자농구리그) 제공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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