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WJBL(일본여자농구리그) 서머캠프는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박신자컵 서머리그와 비슷하다. 비시즌 중에 연맹 산하의 모든 구단들이 지방에서 모여 경기를 치르며 팬들을 찾아간다는 점이 그렇다. 하지만 WJBL은 조금은 더 적극적이다. 지역 내 어린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클리닉을 해마다 개최하고 감독과 심판들이 모여 시즌에 대한 토론을 하는 등 농구 저변 확대와 리그 발전을 위한 의견 교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WJBL은 리그 개막에 앞서 해마다 서머캠프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지나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샹송화장품의 연고지인 시즈오카현의 쿠사나기종합체육관(약칭 : 코노하나 아레나)에서 개최됐다. WJBL 산하 12개 구단이 모두 참가했으며 경기 외에도 여러 가지 이벤트로 시즈오카현의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애썼다는 후문이다.

제1회 W리그 출범과 함께 시작된 서머캠프

WJBL 서머캠프의 시작은 1999년이다. WJBL 홍보팀의 나카무라 아츠오 씨는 “WJBL이 제1회 W리그를 시작한 것이 1999-2000시즌인데 첫 시즌의 개막 전인 1999년도에 제1회 서머캠프를 개최했다. 이전까지는 복수의 팀들이 자발적으로 대회를 개최했는데 이것이 계기가 돼 전 구단이 참가하는 지금의 형태로 갖춰졌다”고 말했다. 

서머캠프의 개최 목적은 ‘경기를 통한 선수 강화 및 심판의 육성’이다. 여기서 선수는 주로 이제 갓 팀에 입단한 신인선수들이나 평소 리그에서 많은 줄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벤치 멤버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출전선수에 대해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니다.

나카무라 씨는 “출전선수에 대해서는 리그 차원에서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만 각 팀의 경향을 보면 모두가 비교적 젊은 선수들과 신인선수들에게 출전기회를 많이 보장하는 편이다. 또 대표선수들의 경우는 W리그의 기본 이념인 ‘일본대표팀 강화’라는 관점에서 대표팀 일정을 우선시하면서 빠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대회 개최지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WJBL 팀들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인 도카이 지구와 간토 지구 두 지역 중 한 곳에서 2년씩 연속으로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패턴으로 치러지고 있다. 참고로 도카이 지역은 아이치와 기후, 미에현 등 3개 현을 말하며, 간토 지역은 도쿄도를 포함해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야마나시, 시즈오카현 등으로 구성돼 있다.

WKBL 구단들이 KB스타즈(청주)를 제외하고 모두 수도권에 몰려 있듯, WJBL 구단들 역시 도카이와 간토, 두 지역에 몰려 있다. 도카이에는 미츠비시와 아이신, 덴소, 도요타자동차 등이 있고, 간토에는 JX-ENEOS와 후지쯔, 샹송화장품, 하네다 등이 포함돼 있다.

개최지 결정은 이 두 지구의 지역을 대상으로 최종적으로 부장(한국의 단장) 회의에서 논의 후에 결정하고 있다. WJBL 차원에서 후보지를 몇 군데로 정해 선정할 때도 있지만 해당 지역에서 개최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또 팀이 없는 지역에서도 개최 의사를 피력해 조건이 맞아 한 차례 경기를 치른 적도 있다.

2년전까지 샹송화장품의 코치로 활동했던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몇년전인가 농구팀이 없는 지역인 미에현에서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밝혔고 연맹과 조건이 맞아 그곳에서 서머캠프를 치른 기억이 있다. 그때는 이례적으로 미에현의 여자대학선발팀이 참가해 WJBL 팀들과 경기를 가졌다. 그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고, 미에현의 일반 시민들에게도 좋은 볼 거리를 제공한 셈이었다”고 했다.

WJBL 측은 “이전까지는 연고 지역 중심으로 대회를 개최했지만 이외 지역에서의 개최를 원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 개최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WJBL 서머캠프에서는 따로 우승팀을 가르지 않는다. 경기를 치르기 위한 조 편성도 어떤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임의의 조합으로 나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팀의 경기 수가 다르기도 하는데 보통 팀당 최소 3경기에서 최대 5경기를 가진다.

여기에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이 있는데 코트가 3면인 체육관에서 동시에 경기를 치러진다는 점이다. 이것은 일본 중고등학교 농구부들이 주말마다 전국대회 예선을 치르기 위해 여러 개의 코트에서 동시에 경기를 치르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코트를 A, B, C 등 3개로 나눠 동시에 경기가 열렸는데 15일과 16일은 하루에 총 9경기가 열렸고 마지막 날인 17일은 총 6경기가 열렸다.

안덕수 감독은 “서머캠프를 개최하는 데 있어서 코트 3개면은 필요가 아닌 필수조건이다. 한국처럼 한 코트에서 경기를 갖다가는 짧은 일정 안에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까지는 보통 5일 정도 대회를 치렀는데 올해는 3일 밖에 치르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정이 좀 빡빡하게 치러진 감이 있었다”고 했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WJBL(일본여자농구리그) 제공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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