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강하니 기자 = 미치 컵책의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 명가 LA 레이커스가 대변신에 돌입할 전망이다.
NBA.com은 22일(이하 한국시간) LA 레이커스가 미치 컵책 단장을 해고하는 인사 이동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사 이동에서 지위를 잃은 것은 컵책 단장만이 아니다. 레이커스 구단을 소유한 버스 일가의 둘째 아들이자 구단 경영 부사장으로 있었던 짐 버스도 해고됐다.
레이커스의 실질적 구단주인 버스 일가의 셋째 딸 지니 버스는 동시에 1980년대 ‘쇼타임 레이커스’를 이끈 매직 존슨을 구단 사장으로 임명했다. 프런트의 핵심 인물을 갈아치우고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로써 20년 가까이 계속된 컵책 단장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1986년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뒤 레이커스의 부단장으로 일하기 시작한 미치 컵책은 제리 웨스트가 구단 운영에서 손을 땐 2000년부터 레이커스의 단장으로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3년 레이커스가 리그 4연패에 실패하자 컵책 단장은 칼 말론, 개리 페이튼을 영입해 ‘전당포 라인업’을 결성했고, 2008년 2월에는 실패한 유망주 콰미 브라운을 트레이드 카드로 이용해 리그 최고급 빅맨 파우 가솔을 영입하며 리그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레이커스는 2009년과 2010년 리그 2연패를 달성했고 컵책의 시대 역시 최정점을 찍었다.
위기는 천천히 다가왔다. 레이커스는 2011년 리그 3연패에 실패한 뒤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하지만 당시 뉴올리언스 구단을 임시 소유하고 있던 NBA 사무국의 데이비드 스턴 전 총재가 트레이드를 승인하지 않았고, 결국 레이커스는 울며겨자먹기로 트레이드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2012년 여름 컵책 단장은 우승 반지를 노리던 2년 연속 MVP 수상자 스티브 내쉬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또한 앤드류 바이넘을 이용해 올랜도의 리그 최고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까지 영입하는 수완을 발휘해 리그를 다시 놀라게 했다. 하지만 하워드는 등 부상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고, 스티브 내쉬 부상 여파로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이 시즌 레이커스는 하늘을 찔렀던 기대와 달리 서부지구 8위에 그쳤고, 급기야 코비 브라이언트가 정규시즌 막판 시즌아웃 부상을 당하면서 허무하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레이커스에서 1년을 보낸 드와이트 하워드는 곧바로 휴스턴으로 이적해 버렸고, 이후 스티브 내쉬는 계속 부상에 시달리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코비 브라이언트 역시 노쇠화와 잇따른 부상 여파로 기량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재앙의 시작이었다.
2013-14 시즌 레이커스는 27승에 그쳤고 이후 계속 리그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5-16 시즌에는 프랜차이즈 역대 최저승(17승 65패)을 기록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레이커스는 2014년 드래프트에서 줄리어스 랜들, 2015년 드래프트에서 디안젤로 러셀을 지명하며 리빌딩을 시작했다. 2016년에는 코비 브라이언트도 은퇴하면서 본격적인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올시즌도 레이커스는 19승 39패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리그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20년 가까이 팀을 이끌어온 컵책 단장마저 해고한 레이커스는 조만간 새로운 단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구단 사장으로 임명된 매직 존슨은 기자회견에서 “올시즌 내로 새로운 단장을 찾아 임명할 것이다. 새로운 노사협정 규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선수, 에이전트들과도 관계가 가까운 인물을 새 단장을 임명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전 에이전트인 로버트 펠린카가 레이커스의 새 단장이 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매직 존슨 사장은 코비 역시 레이커스 구단에서 일해줄 것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치 컵책 단장을 해고하며 새로운 시대를 시작한 LA 레이커스. 과연 레이커스는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까?
사진 – NBA 미디어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