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는 팀이다. 경기장 안과 밖에서 여러 이야기가 쏟아진다. 중계화면에서 볼 수 없었던 코트 밖 이야기를 준비했다.

커리의 선행은 계속된다
커리는 지역 사회와 팬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린아이들을 경기장에 초대하기도 하고,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모습이 많은 편. 그의 선행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Nothing But Nets'라는 캠페인을 돕고 있다. 2012-13시즌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3점슛 한 개마다 3개의 모기장을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커리는 지난 2013년 시즌 후 탄자니아를 직접 방문했다. 당시 탄자니아는 6만 8천 명의 인구 중 6만 2천 건의 말라리아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커리는 이러한 위험에도 24시간의 비행 끝에 현장에 도착했다. 탄자니아에 도착한 날은 커리의 결혼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는 기념일까지 잊고 선행을 멈추지 않았다. 또한 지난 2015-16시즌에는 한 시즌 최다 3점슛 신기록(402개)을 수립하며 1,206개의 모기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커리는 모기장 기부 캠페인을 이번 시즌에도 이어가겠다는 인터뷰를 밝혔다. 커리는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 있는 어린아이들과 가정에 피해를 주고 있다. 'Nothing But Nets'를 통해 그들을 도울 수 있어 고맙다. 이 캠페인을 5년 연속으로 하고 있다. 계속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커리의 선행은 아프리카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를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 지난 11월 중순, 커리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일정을 마친 뒤 휴가를 받았다. 그는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한 병원을 찾았다. 그를 가장 좋아하는 팬이 있는 장소였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7살 브로디가 그 주인공. 커리는 브로디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커리는 브로디에게 사인이 된 유니폼을 선물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병마와 싸우는 어린아이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휴가도 아끼지 않았다.

이후 12월 중순 워리어스 연습구장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뇌종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9살 카마리 켐벨이었다. 카마리는 그동안 커리를 만나는 게 소원이었다. 그러던 중 'Make A Wish Foundation'의 도움으로 워리어스 연습구장을 찾게 되었다. 커리는 카마리 신발에 사인을 해주고, 농구공까지 선물했다. 이어 카마리는 워리어스와 뉴욕 닉스의 경기까지 초대받았다. 카마리의 아버지인 테렉은 "카마리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이다. 우리는 절대 이 경험을 잊지 않을 것이다"며 커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행복스테이트의 '즐거움'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고득점과 이타적인 플레이, 탄탄한 경기력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팬들에게 골든스테이트 경기는 즐거움 자체일 터.

그러나 이 행복감은 팬들에게서 끝나는 게 아니다. 선수들 역시 행복하게 농구하고 있다. 이를 본 팬들은 골든스테이트를 두고 '행복스테이트'라고 별명을 붙일 정도. 경기 내내 웃고 즐기는 워리어스 선수들의 모습을 자주 본 덕분이다. 실제로 워리어스 선수들은 "웃는 게 팀 성적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특히 워리어스 경기를 보면 벤치에 있는 선수들의 리액션이 크다. 클레이 탐슨이 한 경기 60점을 넣을 당시 커리는 벤치에 앉아있지 못하고 경기 내내 방방 뛰었다. 라커룸으로 뛰어들어가는 모션을 취하면서 동료 활약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2월 중순, 골든스테이트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만났다. 이때 이언 클락이 노아 본레를 상대로 크로스오버에 이은 풀업 점프슛을 성공했다. 본레는 클락의 화려한 드리블에 휘청거리며 넘어졌다. 이를 본 워리어스 선수들은 코트 위에 나뒹굴며 클락 플레이에 환호했다. 특히 케빈 듀란트는 코트에 누워 춤을 추며 기뻐했다. 

그들은 경기 이후 라커룸에 모여 클락의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클락을 포함해 여러 선수들 같이 보며 즐거움을 나눴다. 클락은 "라커룸에서 몇몇 선수들이 그 영상을 나에게 보여줬다. 듀란트는 코트 위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라며 "재미있었다. 우리가 코트 위에 있을 때 서로 즐기고 있다. 재미있게 농구하길 좋아한다. 이것이 우리가 현재 잘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듀란트는 "클락이 득점 이후 우리가 앉아있는 벤치를 봤을 것이다. 그는 내가 코트 위에 누워있는 걸 봤다“며 ”클락의 플레이는 정말 훌륭했다"고 말했다. 

이어 듀란트는 커리와 탐슨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커리가 슛을 던지면 다 들어갈 것 같다. 커리와 탐슨은 '와우 요소(wow factor)'가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나의 짐을 덜어준다. 우리는 즐기고 서로를 돕는다"라며 서로 합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듀란트는 이번 여름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정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떠나는 과정에서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여건이 되었음에도 라이벌 팀인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했다는 비판이었다. 듀란트는 "바깥을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차로 나를 칠 것만 같았다. 또, 사람들이 내게 안 좋은 말이라면 무엇이든 다 할 것 같았다. 난 이렇게까지 주목받은 적이 없었다"며 당시 어려움을 밝혔다.

당연히 골든스테이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마이어스 단장과 동료들 역시 듀란트에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적응을 돕기 위해 워리어스의 배려가 이어졌다.

마이어스 단장은 "듀란트가 매일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많은 이들은 여러 이유에서 듀란트를 비판했다. 그러나 듀란트는 농구 자체를 사랑하는 선수다. 그가 원하는 것, 농구를 하게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훈련장에서 노래를 크게 틀고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개방된 방식에 듀란트는 점점 마음을 열고 적응하기 시작했다. 커 감독이 추구하는 '즐거움'이란 매력에 푹 빠졌다. 

이러한 즐거움에 매료된 선수가 있다. 바로 자베일 맥기다. 이번 시즌 골든스테이트 합류한 맥기는 그동안 샥틴어풀의 주인공으로 유명했다. 샥틴어풀은 샤킬 오닐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의 실수를 재미있게 풀어낸 코너. 맥기는 매번 실수와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로 해당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다.

팬들은 맥기의 샥틴어풀 출연에 즐거웠지만 맥기 본인은 이를 싫어했다. 맥기는 “내가 부진했던 이유는 모두 나의 부상 때문이었다"며 "부상 때문에 이뤄놓은 것이 얼마 없다. 그 때문에 팀들이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난 마약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고, 음주 운전을 한 적도 없다. 난 나쁜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나에게 '맥기는 나쁜 사람이야. 팀에 악영향을 끼칠 거야'라고 말할 수 없다. 내 부진은 모두 부상 때문이지, 내가 나쁜 사람이라 농구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사람들은 내가 농구를 못하는 줄 안다. 또 내가 바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오닐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 선수들의 실수들을 모아 '아메리칸 퍼니스트 홈 비디오'를 만든 꼴이지 않나. '샥틴어풀'은 조그마한 실수로 선수의 경력까지 피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맥기는 최근 보란 듯이 활약하고 있다. 자자 파출리아가 잠시 부상으로 빠졌을 때 쏠쏠한 존재감을 보였다. 평균 출전 시간은 8.3분밖에 안되지만 공수 효율성 마진은 팀내 6위(+13.2점)일 정도다. 

농구가 잘 되고 많은 승리를 챙겨서일까. 맥기는 최근 자신의 SNS에 "내 농구인생 동안 이보다 즐거운 적은 없었다"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행복스테이트의 ‘즐거움’이 전염되고 있다는 증거다.

STAT | 이타적인 플레이 ‘어시스트’
골든스테이트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불을 뿜고 있다. 이번 시즌 골든스테이트는 평균 31.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45경기를 치르는 동안 30경기나 30개 이상 어시스트에 입맞춤했다. 30+어시스트를 기록했을 때 29승 1패를 올렸으니 그 생산성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워리어스는 이번 시즌 10경기 연속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해당 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954-55시즌 이후 30+어시스트를 올리면서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팀으로 등극했다.

지난 30년간 30개 이상 어시스트를 가장 많이 기록한 팀은 1984-85시즌의 LA 레이커스. 당시 레이커스는 한 시즌 동안 52번의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골든스테이트는 현재 30번을 기록, 레이커스의 기록을 추격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언더아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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