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민재 기자 = 그가 떠났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던컨이 팬들과의 작별 인사를 나눴다.
던컨은 19일(한국시간) AT&T 센터에서 열린 2016-17시즌 NBA 정규리그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의 경기 이후 은퇴식을 치렀다. 샌안토니오 선수들은 경기 전날 "던컨을 위해 승리하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샌안토니오는 13점차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19년간 스퍼스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활약한 던컨은 2015-16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조용한 그의 성격답게 은퇴 발표도 조용했다. 구단에게 은퇴를 알리는 편지를 써서 자신의 마음을 알렸다. 기자회견도 없었다. 던컨을 만나고 싶어 하는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이후 스퍼스는 이날 던컨의 은퇴식을 열었다. 던컨은 은퇴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션 엘리엇, 데이비드 로빈슨, 브루스 보웬, 데이브 오덤, 그렉 포포비치, 그의 가족 등 많은 이들이 던컨의 은퇴를 축하하기 경기장으로 모였다.
토니 파커의 스피치를 시작으로 던컨의 은퇴식이 시작됐다. 파커는 던컨과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그의 위대함에 대해 설명했다. 파커는 "나는 던컨의 훌륭한 모습을 항상 본보기로 생각할 것이다. 패션은 제외하고 말이다"라며 감동과 웃음을 함께 줬다.
이어 마누 지노빌리가 마이크를 잡았다. 지노빌리는 "던컨 덕분에 집에 4개의 NBA 챔피언 반지가 있다. 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브 오덤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던컨의 대학 시절 스승이기도 하다. 그는 4년 동안 던컨을 가르쳐서 고마웠다며 던컨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마지막 순서는 포포비치 감독이었다. 포포비치 감독은 감동스러운 자리에 선 덕분인지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러나 유머러스한 포포비치는 경기장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었다. 포포비치는 "던컨을 만나러 버진 아일랜드에 갔다. 그 길에 2~3번이나 죽을 뻔했다"며 웃었다. 이어 "카와이 레너드가 말이 없다고? 던컨이 처음 왔을 때 그는 텔레파시를 보내는 줄 알았다"며 데뷔 당시 던컨을 회상했다.
포포비치의 스피치가 끝나자 던컨이 마이크를 잡았다. 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말을 잇지 못했다. 던컨은 "나는 오늘 승부수를 던졌다. 청바지를 입지 않았고, 30초 이상 말하는 것이다"며 농담을 던졌다. 데뷔 이후 패션 테러리스트로 유명했던 던컨이 오늘만큼은 신경 썼다는 말을 던진 것. 또한 과묵한 던컨이 이날은 많은 팬들과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던컨은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던컨은 "샌안토니오에게 고맙다.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았다"라며 팬들과 은퇴식에 참여한 이들에 대한 감사 표현도 빼놓지 않았다.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몇몇 이들은 눈가가 촉촉해질 정도로 감동을 주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스퍼스식의 유머가 이어지면서 감동과 웃음이 함께했다.
던컨은 은퇴 이후 지인들의 쏟아지는 연락에 "나는 죽는 게 아니다. 유난 떨 필요가 없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과묵하고 감정 표현이 많지 않은 던컨다운 답변이었다. 은퇴식도 마찬가지였다. 던컨의 스피치는 짧았지만 그 안에 진심은 묻어있었다.
앞으로 던컨을 코트에서 볼 수 없다. 그러나 던컨은 구단 스태프로 스퍼스와 함께할 전망이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향수만큼은 여전히 묻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 샌안토니오 스퍼스 트위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