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민재 기자 = 시카고 불스의 출발이 심상치 않다.
시카고는 1일(한국시간) 바클레이 센터에서 열린 2016-17시즌 정규리그 브루클린 네츠와의 원정경기에서 118-88로 이겼다. 이로써 시카고는 개막 첫 3경기에서 3연승을 기록,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시카고의 개막 첫 3연승 출발을 기록한 것은 1996-97시즌 이후 처음이다. 당시 시카고는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현재 시카고의 기세가 좋다. 특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였던 외곽슛이 오히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점슛 성공률 3위(42.5%), 3점슛 시도 11위(24.3개)로 야투 감각이 뜨겁다. 과연 시카고의 3점슛이 잘 터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드리블 핸드-오프

시카고의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은 공격에 특화된 인물이다. 기민한 움직임과 볼 흐름, 스페이싱을 강조한다. 특히 그는 대학 감독 시절부터 드리블 핸드-오프 패턴을 자주 사용했다. 드리블 이후 핸드-오프를 하면서 수비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전술이다. 주로 45도 부근에서 공격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 패턴의 생산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지난 시즌, 시카고에는 3점슛을 던질 선수가 적었다. 공을 가지고 돌파할 선수도 마땅치 않았다. 따라서 밖에서 아무리 움직여도 수비를 뚫을 날카로운 창이 부족했다. 생산성은 당연히 떨어졌다.
이번 시즌 호이버그 감독은 그 비중을 줄였다. 대신 선수들의 스페이싱을 주문하고 있다. 그동안 드리블 핸드-오프 패턴은 45도 쪽에서 3명의 선수가 공격을 펼쳤다. 나머지 2명은 위크사이드에서 서 있는데, 활용도가 극히 떨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코트를 넓게 쓰면서 5명 전원이 공격 기회를 얻고 있다. 자연스레 중거리와 외곽슛 기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상대 수비수는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돼 시카고의 외곽슛을 막지 못하고 있다.
볼 리버설(Ball Reversal)

볼 리버설은 볼을 반대편 사이드로 돌리는 것이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볼을 돌려 수비 대형의 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
볼 리버설과 관련해 의미 있는 기록이 있다. 바로 브래드 스티븐스(보스턴 셀틱스)의 버틀러 대학 감독 시절 기록이다. 당시 버틀러 대학은 볼 리버설을 하지 않았을 때 득점 기대치(PPP)가 0.63점이었다. 볼을 반대편으로 한번 돌렸을 때는 0.83점까지 올랐다. 볼 리버설을 두 번 했을 때는 1.1점이었다. 볼을 많이 돌릴수록 공격 생산성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을 터. 이러한 부분이 시카고에 잘 나타나고 있다.
시카고 공격을 보면 한쪽 사이드에서 공격을 펼치다가 반대편으로 볼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코트를 넓게 쓰기 위함이다. 앞서 언급한 드리블 핸드-오프 대신 스페이싱을 주문한 이유가 바로 볼 리버설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카고의 공격 효율성이 올라가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의 평균 패스 횟수는 리그 2위(344.5번)다. 그 결과 어시스트에 의한 3점슛 성공 비율 역시 93.5%로 리그 5위에 오를 정도로 이타적인 플레이가 계속되고 있다. 볼 리버설을 통해 얻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라존 론도다. 그는 메인 볼 핸들러로서 코트 곳곳에 어시스트를 뿌리며 생산성을 이끌고 있다. 드웨인 웨이드, 지미 버틀러와의 볼 소유 문제는 찾아볼 수 없다.
호이버그 감독은 "나는 선수들에게 '우리가 이타적으로 패싱 게임을 펼친다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라며 "우리의 현재 경기력이 좋다.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좋은 페이스다. 우리의 볼 흐름은 차트에 나타나지 않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카고의 출발이 어느 때보다 좋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니콜라 미로티치, 덕 맥더밋 등 전문 3점슈터의 감각이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 또한 부상이 잦은 웨이드와 론도의 몸 관리도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시카고는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반전을 만든 시카고가 과연 시즌 내내 외곽슛 감각을 뽐낼 수 있을까. 이들의 경기력에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 제공 = 나이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