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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영그는 NBA 진출의 꿈 한국인 NCAA 리거 이현중 ③

 

 

[루키=박상혁 기자] ②편에 이어... 

유일한 취미는 드라마 시청, 주말에는 자기 바빠

아무리 농구선수 인터뷰라지만 너무 농구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잠시 다른 길로 샜다. 첫 주제는 미국의 대학 생활.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캠퍼스의 낭만이 있는지 물었다. 미팅과 소개팅은 없어도 파티 문화가 있는 미국이니 뭔가 스케일이 큰 색다른 답을 기대했다. 

“평일에는 수업과 훈련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시합 끝나고 밤새 리포트 쓰고 다음날 아침에 30분 자고 수업에 들어간 적도 있고요. 그래서 주말에는 잠만 자요. 어쩌다 짬이 나면 학교 트레이너한테 스트레칭 법이나 개인 훈련법을 알려 달라 그래서 운동하고요.”

이게 아닌데. 그는 정녕 로봇이란 말인가?

“아, 물론 저도 아침에 늦잠을 잘 때도 있고 그래요. 파티는 사실 즐기진 않는데 친구들한테 계속 전화가 올 때가 있어요. 그럼 너무 빼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참석은 하는데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빈 병 들고 마시는 척하다가 숙소에 와요. 원래 사람 많은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요.”

이런 모범생 이현중이 유일하게 즐기는 것은 넷플릭스 시청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나 한국 예능을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자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최근에는 그동안 보지 못한 이태원 클라쓰, 인간수업, 사랑의 불시착, 타인은 지옥이다 등을 몰아서 보는 중이다. 

평소 누워 있는 걸 좋아하고 정적인 걸 좋아한다는 그의 말에 KCC의 송교창 선수가 떠올랐다. 송교창 역시 휴가 때 집에 있으면 손에서 리모컨을 놓지 않고 화장실을 가거나 식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소파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자 이현중은 “저랑 많이 비슷하시네요”라고 멋쩍게 웃었다. 

이현중은 지난 3월말 코로나19로 인해 NCAA 토너먼트가 중단되자마자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시즌이 종료되면서 할 일이 없어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보면서 미국보다는 한국이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부모 역시 안전한 국내에서 몸을 만들고 준비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그의 빠른 귀국을 권했다. 

입국 후 1주일 정도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고 했으나 이틀 만에 몸이 근질거려서 곧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무게를 6~7kg 정도까지 찌웠고 저녁에는 삼일상고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적절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가끔씩 두경민 등 프로선수 형들과도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하는 틈틈이 온라인 수업을 받았는데 한국과 시차가 달라 어려움을 겪어 녹화 영상을 보는 것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최근 리포트를 제출하고 시험도 치러 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향후 일정은 아직 없어요. 정확히 말하면 코로나19 때문에 모르겠어요. 학기가 끝났으니 여름방학에 들어간 건 맞는데. 원래대로라면 농구부는 3주 정도 쉬었다가 비시즌 훈련에 들어가요. 그리고 감독님 이름을 따서 하는 밥 맥킬롭 캠프를 6월 중순까지 하고 한국에 오는 게 일정인데 지금 모든 일정이 뒤죽박죽이 된 셈이죠.” 

“그래도 저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해요. 제가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제가 지금 NBA 드래프트에 나설 정도는 아니니까 부족한 게 많다고 보고 있어요. 골반이 뻣뻣해서 수비 자세가 높고 그런데 2학년 때 뛰는 걸 대비해서 체력과 웨이트를 더 키워야할 것 같아요.” 

한국에 와서는 그래도 삼일상고 시절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일반인 친구들도 만나는 편이다. 커피숍에서 만나 수다 삼매경에 빠지기도 부지기수. 

술은 아버지인 이윤환 부장이 가르쳐줘서 한번 마셔보긴 했는데 사실 맛도 없는 걸 왜 마시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그다. 

최종 목표는 역시 NBA 진출

데이비슨대가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농구에 대한 관심이 많은 지역이다. 마이클 조던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대가 있는 곳도 이곳. 노스캐롤라이나를 연고로 하는 샬럿 호네츠가 있지만 대학농구팀에 대한 인기도 높다. 

이래서인지 이현중에 대한 인기도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더군다나 데이비슨대는 현재 NBA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테픈 커리의 모교가 아니던가. 

“학교 앞에 식당만 가도 사람들이 저를 알아봐서 인사도 하고 사진도 같이 찍고 해요. 커리의 인기는 대단하죠. 일단 체육관에 들어가면 커리 유니폼이 걸려 있어요. 사진도 거의 다 커리죠.(웃음) 감독님께서 커리에 대해 ‘제일 일찍 나와서 제일 늦게 나갔던 선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물론 제가 이곳에 온 이유가 커리 때문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죠,”

오히려 그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는 커리와 같은 팀인 슈터 클레이 탐슨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리바운드 가담이 많은 사이즈 좋은 슈터가 그의 목표다. 

“던컨 로빈슨이나 카일 코버도 예전부터 봐왔던 선수예요. 대니 그린도 마찬가지고요. 3&D 선수가 되고 싶어요. 또 볼 컨트롤도 좋고 3점슛 성공률 높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롤모델은 클레이 탐슨이죠. 팀원들도 제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어요. 노력해서 탐슨처럼 하고 싶어요.”

일본 출신의 와타나베 유타는 NCAA 디비전 1인 조지 워싱턴대를 졸업한 뒤 NBA 드래프트에서 고배를 마셨다. 일본 출신의 NCAA 리거들은 이런 경우 대부분 일본 리턴을 선택하지만 유타는 그렇지 않았다.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NBA 구단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고 테스트를 받은 끝에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유니폼을 입으며 NBA 리거라는 꿈을 이뤘다. 

데이비슨대의 밥 맥킬롭 감독 역시 “와타나베 유타는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적응력을 키웠고 결국 훌륭한 선수가 됐다. 이현중에 대해 지금 바로 NBA 선수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아시아 출신이라는 점 이외에 와타나베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현중 역시 넓게 봤을 때 같은 토종 아시아인이자 농구계 선배로서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와 NBA 진출까지 이뤄낸 와타나베 유타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사실 존경스러워요. 하치무라 루이 같은 혼혈선수가 아닌 토종 아시아인이 NCAA에서 활약하고 또 NBA까지 진출했으니까요. G-리그에서는 거의 톱클래스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니까요. 그런 선수와 저를 감독님이 같이 언급해주셔서 영광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라잡고 싶어요.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자극이 엄청되죠. 그 선수 덕분에 계속 미국농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는데 궁극적으로는 그 선수를 넘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역시 NBA 입성이예요. 좀처럼 쉬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NBA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않는다고 해도 좌절하지 않으려고 해요. 와타나베 유타처럼 길은 많다고 생각해요. 제 길을 찾아서 가는 게 목표고, 저로 인해 국내 유망주들의 마인드도 바뀌게 하고 싶어요. 한국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본인 제공

박상혁 기자  jumper@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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