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도쿄, 박상혁 기자] B리그의 오오카와 마사아키 총재는 B리그의 산파 역할을 맡은 사람 중 하나로 2015년부터 총재를 맡고 있다. 고교 때까지 농구선수 생활을 한 것은 물론이고 은행원 출신으로 현실적인 감각과 숫자에 밝으며 J리그에서는 클럽 라이센스 제도를 도입하는 등 스포츠 행정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동시에 정확한 판단으로 B리그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일본 국내에서의 성공을 넘어 KBL과의 적극적인 교류로 아시아 리그의 경쟁력 강화라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는 그를 일본 도쿄에서 만났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설립 3시즌 째를 맞은 B리그

Q. 2016년 설립돼 3시즌 째를 치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B리그를 돌아본다면.

오오카와 총재(이하 오오카와) : 처음 리그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3가지의 미션을 정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와 팀의 육성인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많은 것을 해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농구대표팀의 강화인데 농구 월드컵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 본선 진출권을 딴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첫 스텝은 밟은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Q. 일본남자농구는 NBL과 BJ리그로 나뉘어 있어 FIBA(국제농구연맹)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습니다. 이랬던 두 단체를 하나로 통합하고 B리그를 출범시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고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일들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지요?

오오카와 :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것들도 많지만 리그 측면에서 말하면 정말로 2016-2017시즌 개막전까지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리그 구성원 모두가 함께 개막을 위해 힘쓴 것들이 생각납니다. 특히 화려한 개막전을 위해 LED 코트 효과를 도입하고 그 과정에서 고민도 했지만 팬들의 반응이 좋았던 게 가장 기뻤던 것 같습니다.

Q. 두 개 리그를 하나로 통합하다보니 각 구단들의 입장도 첨예했을 것 같습니다. 처음 B리그를 출범할 때 각 구단들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오오카와 : 약 36개 이상 팀이 있기 때문에 모두의 생각과 입장이 다릅니다. 그러다보면 각 구단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을 제시하거나 자신들의 입장만을 말하기 때문이지요. 연맹 입장에서는 각 구단의 이야기를 들을 건 듣지만 리그 운영을 위해서 나아가야할 원칙과 방향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구단들의 반대에도 밀고 나가는 부분이 있지요. 총재로서 이런 차이를 줄이는 게 해결해야 할 업무 중 하나지만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Q. B리그는 신인선수 선발을 자유 스카우트 계약으로 하고 있습니다. 드래프트를 하자는 구단들의 의견은 없는지요? 

오오카와 : 일본 국내 선수들의 선발 같은 경우는 지금 B리그가 3부리그까지 있는데 환경적으로 드래프트를 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리고 J리그처럼 각 구단별로 유스팀 운영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A 구단이 산하 유스팀에서 공들여 키운 선수가 드래프트를 통해 다른 구단에 가면 그것도 좋은 사례라고 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예를 들어 넘버원 대학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해 어떤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같은 주제로 미디어의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좋은 일이기 때문에 일단 리그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래프트를 당장 도입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Q. B리그의 경우는 연봉 최고액도 없고 샐러리캡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면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는데, 실질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구단에서 반대의 목소리는 없는지요?

오오카와 : 반대 목소리가 물론 있긴 합니다. 하지만 B리그가 연봉 상한제가 없다고 해서 소속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처럼 오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B리그 선수들의 연봉은 NPB(일본야구기구)나 J리그 선수들보다 낮습니다. 순위를 매긴다면 야구, 축구, 농구 순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KBL 선수들이 지금 B리그 선수들보다는 최소 2000만엔(약 2억원) 정도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1억 이상 고액 연봉자 기준-기자 주) 
또 샐러리캡도 KBL은 팀별로 30억원 안팎으로 알고 있는데 B리그에서는 그 정도까지 연봉을 주는 팀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선수들의 연봉이나 구단들의 샐러리 지급 액수가 높아진다면 연봉 상한제와 샐러리캡 제도를 고민해보겠지만 당장은 시행할 생각이 없습니다. 

Q. 지난해부터 각 구단의 연령대별 유스팀 운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오오카와 : 앞서 언급한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와 팀의 육성이라는 과제와 부합되는 부분입니다. 선수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지금 성인 선수들도 중요하지만 잠재력을 지닌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일본의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부카츠(부 활동) 측면에서 농구부를 운영하지만 이런 팀들의 지도자들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발전보다는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때가 농구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죠. 예전에는 키가 크면 리바운드와 골밑슛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장신 선수도 밖에서 3점슛을 던지는 시대 아니겠습니까? 선수 개개인이 장래에 좋은 농구선수가 되기 위한 가르침의 장을 만들어준다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유스팀입니다. 해마다 한국을 비롯해 인근 해외의 유스팀을 초청해 U15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Q. JBA(일본농구협회), WJBL(일본여자농구리그)과의 관계는 어떤지요? 그리고 각 단체별로 협조는 잘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오오카와 : 우리 B리그를 비롯해 JBA와 WJBL 모두 모여 있습니다.(일본은 Japan Basketball Office라고 해서 JBA를 비롯해 B리그와 WJBL 등 일본 내 농구단체가 한 건물에 모두 모여 있다-기자 주) 저 역시도 JBA 부회장으로서 활동하고 있고요. 또 얼마 전에는 'Basketball Corporation'이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단체별로 인재 교류를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인데, 예를 들어 JBA 소속의 심판이 다른 리그에서 새로운 경력을 쌓고 싶다면 이적이 가능합니다. 일반 직원들도 마찬가지지요. B리그의 홍보직원이 JBA의 홍보팀으로 갈 수도 있고 WJBL의 운영 직원이 B리그에 올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큰 틀에서 'Basketball Corporation' 소속 사원으로 각 단체에 파견이 되는 것이지요. 물론 이것은 당사자의 희망이 있을 경우에 한합니다. 무리해서 보내는 경우는 없습니다.(웃음) 

②편에서 계속... 

사진 박상혁 기자, KBL, B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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