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 서울, 김혁 기자] "휠체어 농구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영화 '달팽이 농구단'이 12일 극장에서 전격 개봉했다. 이를 앞두고 10월 3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달팽이 농구단'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달팽이 농구단'은 대한민국 최초로 휠체어 농구를 소재로 한 영화다. '코트의 여우'로 불리며 코트를 호령했던 국가대표 명가드 출신의 고(故) 이원우 감독과 제자 한사현 감독의 실화를 모티브로 작품이 구성됐다.
베테랑 배우 박호산은 이번 영화에서 왕년의 농구 스타이자 휠체어 농구팀 감독 '상우' 역할을 맡았다. 대중들에게 흔치 않은 소재의 영화이지만, 그는 스포츠 영화로서 대본에 매력을 느꼈고 제작진이나 배우들의 열정도 실감했던 현장이었다고 표현했다.
박호산은 "흔치 않은 소재를 잡았을 뿐이지, 영화 제작 자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소재를 다뤘다고 나눠지는 것 자체도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영화였고 대본이 좋았다. 그래서 만나러 간 분들도 좋았고 열정이 느껴졌다. 뜨거운 배우들과 열심히 찍었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휠체어 농구는 그만의 매력이 있는 스포츠다. 박호산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낀 휠체어 농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박호산은 "농구와 비슷하지만 휠체어 농구만의 매력을 꼽자면 더 격한 것 같다. 휠체어 농구에서는 다른 스포츠보다도 더 많이 넘어지더라. 누군가가 전차 경주를 이야기했는데 그만큼 격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농구 초짜다.(웃음) 근데 (옆에 있는) (서)지석씨는 선수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했다. 휠체어에 앉아서도 농구를 잘했는데 영화를 찍다가 보니까 일어나서도 농구를 정말 잘하더라"라며 웃었다.
달팽이 농구단 속에서는 반가운 얼굴들도 만날 수 있다. '농구대잔치 스타' 출신의 우지원이 달팽이 농구단의 라이벌 레오파드 농구단 감독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쳤으며 농구 중계로 팬들을 만나고 있는 손대범 해설도 해설위원으로 영화에 특별 출연했다.
박호산은 우지원과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연기를 굉장히 잘하셔서 놀랐다. 레오파드 감독 역할하시는 분이 진짜 우지원씨랑 너무 닮은 거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웃음) 계속 연기를 하셔도 좋을 것 같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집중했던 포인트에 있어선 "일단 연기를 잘하기 위해 집중했고 영화에 일상에서 쓰지 않는 대사들이 있다. 그걸 어떻게 하면 부드럽고 일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찍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게 사랑스럽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호산은 휠체어 농구가 매력적인 스포츠임을 다시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박호산은 "이 영화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문다'는 식으로 인식되지 않길 바란다. 농구 영화이고 휠체어 농구 자체가 일반인도 휠체어에 앉아서 농구를 하기 때문에 똑같은 조건이다. 휠체어 농구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재밌고 보기에도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다. 그런 게 알려지면서 달팽이 농구단이라는 스포츠 영화가 대한민국 스포츠 영화의 한 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 = 파인스토리/삼백상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