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대학선발팀이 5월 19일(금)부터 21일(일)까지 일본 도쿄의 오오타구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40회 이상백배 한일대학농구대회(이하 이상백배 대회)에서 3전 전패라는 치욕적인 결과를 안고 귀국했다.

남대부의 3전 전패는 지난 1990년 이후 두 번째이며, 10년 만에 이뤄진 여대부 경기는 전력이 열세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50점차 이상이 나는 말도 안 되는 스코어 차로 패배를 당하면서 자존심을 완전히 구기고 말았다. 

물론 농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에 ‘절대’라는 것은 없다. 농구공이 둥글 듯 어느 팀이건 이기거나 질 수 있다. 한국이 3전 전패를 당하는 것은 승부의 세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대회를 참가함에 있어 어느 정도의 마음가짐을 갖고 준비를 했느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경기 내용도 살펴봐야 한다.

한 마디로 종합하면 일본은 이상백배 대회를 앞두고 3전 전승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충분한 시간과 확실한 투자를 통해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에 반해 한국은 이런 일본의 소식을 직간접적으로 들었으면서도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 2~3차례의 소집 훈련만을 가진 채 일본으로 건너갔다. 한국대학농구연맹 수뇌부 역시 이전과 같이 외유성 행사로만 이 대회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3전 전패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2월부터 시작된 日 대학선발의 대회 준비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이상백배 대회를 앞두고 일본대학농구연맹은 지난 2월부터 체계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일본 역시 과거에는 이상백배 대회를 친선교류경기,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대학선발 선수들을 소집해 몇 차례 훈련을 갖기는 했지만 A-매치처럼 필사적으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일본 체육계는 각 종목에서 최소한 올림픽 출전, 그리고 더 나아가 메달 획득을 위한 경기력 향상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문부과학성과 체육회, 올림픽위원회 차원에서 이런 독려가 이뤄지고 있고 그에 따른 경제적 지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농구 역시 마찬가지인데 일본대학농구 역시 대표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지원을 끌어낼 수 있었다.

지금 대학 3,4학년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켜 졸업 후인 2020년에는 프로와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들겠다는 명제를 日 대학연맹이 제안했고 일본농구협회(JBA)가 이 의견을 받아들여 강화 비용 명목으로 경제적 지원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대학선발은 2월 20일부터 소집돼 약 3개월간 8차례 합숙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선수들간의 경쟁을 유도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채택했다.

이번 이상백배 대회에서 전체적인 코디를 하고 통역으로도 활동한 ㈜Will의 정용기 대표는 “일본 대학선발은 첫 소집 때는 50명을 선발했고 매 합숙 때마다 경기력에 따라 인원을 줄여나가는 경쟁을 시켰다. 이상백배 대회 개최 1주일 전까지 13명을 추렸고 대회 직전에 마지막 1명을 떨어뜨리는 등 마지막까지 경쟁을 시켜 팀의 경기력을 극대화시켰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일본대학선수들 역시 극도의 긴장감과 집중력을 갖고 대회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JBA 차원의 기술 지원도 이어졌다. 일본에서 농구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미카미 후토시 기자는 “현재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루카 파비체비치 JBA 기술고문이 24세 이하 팀, 즉 일본대학선발을 직접 지도하는 '스프링 캠프'가 2월부터 이상백배 대회 전까지 3회 정도 이뤄졌다. 그 캠프에서는 수비 강화에 중점을 둔 훈련을 했는데 그런 것이 이번 대회에 효과를 발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일본대학선발이 한국을 찾아 KGC인삼공사와 KCC 등 KBL의 프로 2군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가지며 실전 감각을 조율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본대학농구는 대학리그가 비시즌에 들어가는 1월초부터 3월까지 몇 명의 선수를 ‘특별지정선수’로 선정해 한시적으로 B리그 팀에 합류해 프로리그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있다. 실제로 경기에 투입되지는 않지만 프로 선배들과 같이 훈련하고 지내면서 프로팀과 리그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번 대학선발에도 이런 선수가 3명이나 있었는데 스기우라 유세이(츠쿠바대 4년, 선로커스 시부야), 야스오카 류토(에도가와대 4년, 아키타노던해피네스), 나카무라 다이치(호세이대 2년, 시호스 미카와) 등이다.(괄호 오른쪽은 합류했던 B리그팀-필자 주)

3개월의 착실한 소집 훈련, 해외 전지훈련, 협회 차원의 경제적 지원 및 기술 지원, 프로리그의 경험 등 일본대학선발은 이번 이상백배 대회를 앞두고 탄탄하면서도 체계적인 준비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 미카미 후토시 日 프리랜서 농구전문기자, 대학농구연맹 제공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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