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NS윤지의 인터뷰는 사실 지난해부터 준비했다. 여자 연예인으로서 흔치 않은 농구팬이었고, LA레이커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열성 팬으로 이미 국내 NBA팬들 사이에서는 ‘여신’의 반열에 올라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러나 하필 이 무렵 NS윤지가 활동을 접었다. 기획사와의 연락도 쉽지 않았다. ‘월간 여신’ 코너가 새롭게 생기면서 그 주인공으로 강력하게 대두된 인물도 NS윤지였지만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NS윤지에 대해 아쉬움만 쌓이고 있을 때 생각지도 못한 기적이 일어났다.

2015-2016 NBA 파이널 중계에 기습적인 전화 연결로 등장한 NS윤지가 모 매체에 등장한 것을 보고 선뜻 전화기를 들었다. 해당 매체에 근무 중인 선배에게 연락해서 다짜고짜 연락처를 물어봤다. 약 2년 만에 처음 한 통화였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 역시 이런 일에는 ‘경우 없음’과 ‘무식함’이 답이다. 마음씨 좋은 선배의 은혜로 연락처를 얻는 데 성공했다. 유레카!

그런데 난관은 또 존재하고 있었다. NS윤지가 KBS에서 방송하는 ‘수상한 휴가’의 촬영을 위해 스위스로 떠났다는 것. 이때부터 NS윤지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며 매일 매일 기약 없이 그녀의 일정을 체크했다.

도무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그녀의 사진을 아침마다 확인하는 스토커 같은 일상 속에 지쳐가던 어느 날, ‘서울에 도착해 한식을 먹었다’는 포스팅을 발견했다. 그렇게 우리는 찌질한 아니 집요한 노력 속에 NS윤지를 ‘월간 여신’의 주인공으로 섭외할 수 있었다.

농구를 사랑하는 NBA 박애주의자
<더 바스켓>은 농구 전문지임에도 불구하고 늘 ‘탈(脫) 농구화’를 추구했다. 그래서 인터뷰도 농구를 빼버리고 당당하게 ‘농구 좋아하는 연예인의 일반 인터뷰’로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웬걸. NS윤지가 촬영 의상 중 한 벌을 아예 LA레이커스 유니폼으로 준비했다. 농구 빼고 사심만 가득 담겠다는 생각은 초반부터 어긋났다.

사실 NS윤지는 ‘월간 여신’  인터뷰가 있기 전에 이미 ‘아디다스 크레이지코트 2016’행사에 참석했다. LA레이커스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그녀가 LA의 정 반대편 동부의 도시 시카고와 뉴욕을 관통하는 데릭 로즈를 만나러 굳이 참가할 이유가 있었을까? “제가 언제 데릭 로즈 같은 어마어마한 스타와 농구를 해보겠어요? 안 갈 이유가 없죠”라며 그냥 ‘농구팬1’의 원론적인 대답이 나왔다.

“농구팬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제가 뭘 특별히 한 게 아니라 그냥 늘 하던 거 하는 건데 그걸 보고 예뻐해 주시니까요. 그런데 좀 오해하시는 게 있어요. 제가 인터넷으로 자료 찾고, 기사 뒤지면서 맨날 NBA 내용을 클릭하고 검색하는 건 아니거든요. 사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오히려 제 동생이 그렇죠.”

NBA 팬들이 들으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는 대답. 이어서는 LA레이커스 팬들을 다소 속상하게 만들법한 말도 이어졌다.

“레이커스 팬이긴 한데 그렇다고 ‘레이커스 빼고 나머지는 다 싫다’는 것도 아니에요. 특별히 싫은 팀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레이커스가 우승하면 좋지만 만약에 떨어지면 그 때부터 NBA 플레이오프는 저한테 그냥 축제에요. 누가 이겨도 상관없으니까요. 모든 팀들이 멋진 플레이를 하고, 그 중에서 더 잘하는 팀이 이기면 되잖아요. 오히려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건 장점이에요. 저는 정말 농구를 사랑하니까요.”

점프볼의 손 모 편집장은 NS윤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니 '올바른 농구팬의 자세'라고 극찬하며 대범하게 "나도 같은 입장"이라고 두둔했다. (사실 '타 매체'라고 넣었지만 본인이 직접 매체명을 넣어달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같은 입장이니 인스타그램 맞팔을 요청합니다"라고 전하기도...)

아무튼, NS윤지는 스스로 NBA 팬들에게 ‘공식 여신’으로 추앙받고 있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박애주의자 코스프레’에 나선 것은 아닐까? 아무리 여신이라지만 이대로는 인터뷰의 재미가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여신의 심기를 살짝 건드려보기로 했다. 원래 적당한 자극이 ‘빅 재미’를 선사하는 것 아닌가?

NBA의 여신? LA레이커스의 투신!
3년 전 쯤, LA에 사는 후배한테 “코비랑 르브론 중에 누가 더 낫냐”고 물었다가 욕만 바가지로 먹은 적이 있다. “코비는 농구를 엄청나게 잘하는 선수고 르브론은 그냥 신체조건이 몬스터라서 장점이 있다”며 결론적으로 “코비에게 르브론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코비의 광팬으로 알려진 NS윤지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르브론도 대단한 선수”라고 말하면서도 “LA에 사는 그 후배분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편을 들었다. 아직 약하다. 조금 더 자극이 필요해보였다. 과거 레이커스는 시카고 불스와 더불어 한국에서도 가장 팬이 많은 NBA 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테판 커리와 함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관심의 중심에 섰다. 이 기세를 몰아가면 언젠가 NBA 명문 구단의 역사도 바뀌지 않을까?

“와~ 진짜 그건 아니죠. 워리어스가 배출한 전설들을 다 모아놔도 레이커스에 비교할 바는 아니잖아요. 기자님이니까 더 잘 아실 거 아니에요! 이제부터 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동안 레이커스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까요? 솔직히 케빈 듀란트 이적도 그래요. 샐러리캡이 늘어난 건 이해하겠는데 몇 년 전에 크리스 폴이 레이커스 오는 건 막아놓고 이건 허용된다는 게 솔직히 말도 안 된다는 느낌도 있다고요!”

도발에 성공했다. 자애롭고 공평한 ‘NBA의 여신(女神)’이 ‘레이커스의 투신(鬪神)’으로 변했다. 아프로디테는 잊어라. 이제부터는 아테나다!

“저 진짜 모든 선수들, 팀들 다 좋아해요. 그리고 농구 자체가 재밌고 좋아요. 그런데 레이커스나 코비를 건드리면 그때는 아니죠! 스테판 커리도 정말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은 하는데요, 레이커스는 안 풀리고 워리어스만 잘 나가면 솔직히 짜증나죠! 샌프란시스코는 LA 바로 옆이고 라이벌인데요.”

폭주하기 시작한 여신은 거침이 없었다. “한번 레이커스 팬은 ‘Die Hard Laker Fan’이므로 나는 영원한 레이커스 팬”이라고 못을 박았고 “데릭 로즈 행사에는 참여했지만 주인공이 드와이트 하워드였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이어졌다. 실제로 그녀의 동생은 지난 2013년, 이태원을 지나다가 우연히 내한했던 하워드의 행사를 보고 멀리서 야유를 했다고 한다. 올랜도에서 휴스턴을 가기 전 1년 간 스치듯 레이커스를 거친 하워드에 대한 앙금은 분명히 남아있는 듯 했다.

②편에서 계속...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6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이현수 기자 hsl_area@thebasket.kr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