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

[루키=박진호 기자] 루이는 일본 교토 출신이다. 전통적으로 일본 연예인들이 ‘간사이 지역’ 출신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오사카나 고베가 대부분이었지 교토 출신은 왠지 생소했다.(확인해보니 트와이스의 모모가 교토 출신이라고 한다.) 아마도 교토의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힘든 연습생의 시간을 마치고
일본의 천년 고도인 교토는 2000여개의 사찰과 신사가 남아있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 넘쳐나는 곳이다. ‘역사의 도시’인 만큼 개방적이기 보다는 보수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때문에 루이가 ‘가수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가족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웬걸. 가족 모두의 응원과 지원 속에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 왔다고 한다. 어머니는 물론 두 오빠들까지 그의 꿈을 지지했고, 한국행은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진짜 힘든 관문은 그 이후부터였다.

연예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 영화, 드라마 한류, K-POP 열풍이 일며 연예인에 대한 선망의 시선은 더욱 높아졌고, 과거와 달리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자신의 꿈을 향해 나가는 지망생들도 많아졌다.

수많은 연습생들이 힘든 과정 속에 좌절을 겪으며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경쟁의 장에 놓여진다. 그러한 무한 경쟁의 무대에 루이도 똑같이 놓여졌다. 그에게는 여기에 ‘한국어’라는 미션도 더해졌다.

노래와 춤 연습만으로도 고된 일과인데 매일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를 배워야 했고, 우리가 아는 ‘연예인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까지 병행하며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향수병이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발목을 잡았다. 그는 “어머니가 아프셨을 때도 집에 가지 못할 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데뷔를 기약할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 속에 준비하던 팀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거치며 그는 조금씩 더 성장을 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의 기다림과 노력은 결실을 이뤘다.

솔로 데뷔, 그리고 걸 그룹 H.U.B.의 도전
지난 8월,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표한 루이는 음악 방송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조금씩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8월 17일 처음으로 방송 무대에 선 루이는 “첫 무대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뿌듯함도 컸다”고 회상했다.

기다림과 노력의 결과가 반가운 것은 루이 뿐이 아니다. 일본에서 그의 소식을 기다렸던 가족과 친구들도 기뻐하기는 마찬가지.

“그동안은 연습을 열심히 하고 다른 활동을 해도 가족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었는데 일단 방송에 출연하게 되니까 다들 제가 노래하는 걸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엄마는 제 무대 영상을 보고 축하한다고 하면서도 자기가 무대에 있는 것 같아서 긴장도 되고 부끄럽기도 했대요.”

친구들은 더 적극적이다. “축하한다”는 연락은 물론 방송에 나온 장면을 캡쳐 해서 보내주기도 했다고. 

한국에 와서 직접 무대에 선 그의 공연을 보며 응원하겠다는 친구들도 여럿이다. 자신의 안무를 따라 추는 영상을 보내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한다. 3년 동안 준비하면서 자신도 많이 힘들었지만 기다려 준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는 게 생겨 데뷔 전보다 한결 마음이 가볍단다.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 알려가며 한 고비를 넘어선 루이는 또 다른 도전을 펼치고 있다. 솔로로 먼저 모습을 보였지만 함께 준비를 해왔던 맴버들과 완전체인 모습인 걸그룹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바로 그것. 

인터뷰 당시 루이는 “4인조 걸그룹 H.U.B를 준비 중에 있으며 올해 안에 모습을 보이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팀 이름은 ‘음악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으며, 이중 맏언니인 루이는 랩을 맡고 있다고 한다. HUB는 지난 해 11월, 디지털 싱글 앨범 ‘우리가 함께한 시간’으로 데뷔했다.

솔로로 먼저 데뷔한 만큼 멜로디와 파트에 대한 욕심이 있을 법도 한데 루이는 “우리 팀 보컬들이 노래를 정말 잘 한다”며 자랑에 나선다. 또한 혼자 활동할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겠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도 전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되서 팬이 별로 없어요. 그래도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꾸준히 달아주는 분들도 있고 직접 무대를 찍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힘들 때마다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꼭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6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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