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CONFERENCE WITH ADAM SILVER

①편에 이어...

Q4. 리그 확장은 언제쯤 이뤄질 것인가?

NBA는 계속해서 구단수를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유럽, 남미 이야기도 나왔다. 또한 G리그와 같은 선수 발굴 및 육성의 장으로서 아프리카 리그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 시대인 만큼 NBA팀들이 예전처럼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등에 가서 경기를 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리그 확장 계획은 어떠할까. 실버 총재는 ‘멀리 보고 추진 중인 일’이라 설명했다.

NBA는 1988-1989시즌에 마이애미 히트와 샬럿 호네츠를 받아들여 25팀 체제가 됐고, 그 다음 시즌에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올랜도 매직을 가입시켜 27팀 체제를 만들었다. 토론토 랩터스와 밴쿠버 그리즐리스(현 멤피스)는 1995-1996시즌에 합류했다. 지금의 30개 팀이 된 것은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2004-2005시즌이다. 샬럿 밥캐츠가 가세하면서 동, 서부가 각각 15팀씩을 보유한 채 82경기 시스템으로 시즌을 치렀다. 이제 15년 가까이 흐른 만큼 신생팀이 들어설 때도 됐다는 의견이 있다.

리그도 부정적이지 않다. NBA가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우고자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수익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잃은 수익을 회복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구단 수를 늘려 광고, TV 중계권 등을 더 유치하는 것이다.

실버 총재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과연 리그 규모 확장이 전체 파이까지 늘려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두 팀을 더 늘린다면 최소 30개 이상의 직업이 창출될 것이다. 또 다양한 방향에서 전국적인 기회를 늘릴 수 있다”고 말하며, “어느 시점이 되면 규모 확장을 논의할 것이다. 단, 지금은 그것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아시아, 유럽, 남미 등에서의 시범 경기에 대해서는 “다음 시즌에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 뒤를 고려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Q5. 타이트한 일정과 로드 매니지먼트.

종종 기자회견은 청문회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내가 경험해본 기자회견 분위기는 항상 질문에 가득 차 있는, 때로는 날 선 질문까지도 서슴지 않는 ‘기자회견다운’ 기자회견이었다. 그 와중에도 유머를 섞어가며 받아치는 이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담 실버도 그 중 하나다. 정치, 문화, 사회, 경제, 스포츠 전반에 걸친 다양한 방향의 질문을 계속해서 받아친다. 그럼에도 발음이 꼬인다거나, 표정이 변한다거나 하는 불상사도 없고, 거친 언행으로 인터뷰가 구설에 오른 적도 없다.

시즌 막판, 그리고 플레이오프 기간 중 NBA가 당면한 가장 큰 이슈는 스타들의 부상이었다. 타이트한 일정이 피로와 부상을 야기했다는 주장이 많았다. 기자들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실버 총재도 이것이 리그의 관심사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내가 받고 있는 정보는 여러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우리가 얼마나 쉴 수 있을지 스케줄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의료진과 함께 여러 데이터를 수집해 부상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NBA는 1980년대 후반부터 부상 데이터를 꼬박꼬박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다. 어느 부위를 언제, 어떤 상황에서 많이 다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이 데이터를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리그는 그리 많지 않다. 논문으로 정리된 곳도 미국, 일본, 스페인 정도다. 한국의 경우, 트레이너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표본이 많지 않아 일반화시키기가 어렵다. 카와이 레너드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부상 데이터를 100% 오픈하지 않으려는 구단과 선수도 있다.

실버 총재는 로드 매니지먼트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생각을 전했다.

그는 “팬들의 관점도 이해한다. 스타들이 뛰지 않는 경기를 위해 관람 비용을 지불하거나, TV를 시청하는 팬들은 많지 않다. 그들이 뛰지 않는 경기의 가치는 결코 같지 않다”고 로드 매니지먼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부상을 줄이고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도 계속 될 것”이란 의견을 함께 밝혔다. 휴식에 대해 마냥 탓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리그의 가장 큰 자산은 선수들이고, 그 중에서도 슈퍼스타들이 최대한 건강하게 플로어에 오래 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2020-2021시즌처럼 다음 시즌도 72경기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새 시즌은 일상처럼, 82경기를 치르게 될 것인가. 실버 총재는 구체적인 답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부상 관점에서 바라보며 “답은 아직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50년 넘도록 82경기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그렇지만 그게 최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팬데믹 기간에 72경기 시스템으로 치르는 실험도 해보았다. 그러나 그게 (부상 방지에 대한)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어느 한 시점의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많은 연구를 해나가겠다.”

Q6. 인권 이슈

NBA는 흑인 비율이 가장 높은 스포츠 중 하나다. 지난 시즌 BLM(Black Lives Matter) 이슈가 터졌을 때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졌던 곳도 NBA였다.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영향력과 NBA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목소리를 냈고, 시위에도 함께 참여해 ‘인권 신장’을 부르짖었다. NBA 사무국과 구단들도 적극 협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NBA는 ‘소셜 저스티스 챔피언(Social Justice Champion)’이라는 새로운 상도 신설, 첫 수상자로 카멜로 앤써니를 선정하기도 했다. 또한 NBA 재단(foundation)도 설립했다. 흑인 인권과 관련된 아젠다를 놓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선수협회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NBA 재단은 14~24세의 빈곤층 흑인 남녀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실버 총재도 인권 이슈에 대해 말하며, NBA 재단과 재단 수뇌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버 총재는 인권과 코로나19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크리스 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크리스 폴은 선수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BLM과 관련해 보이콧 이슈가 있을 때도,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연기되고 또 일정이 바뀔 때도, 폴은 늘 선수들의 동의를 구하고 그들의 의사를 리그에 전달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실버 총재는 “2020년 3월 11일(리그 중단일) 이후 그는 엄청난 헌신을 해왔다. 자기 시간을 할애해 선수들과 소통해왔다. 불평불만을 사지 않고 이 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가 내릴 결정에는 (선수들에게) 그리 인기를 얻지 못할 결정도 있을 수 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와 사무국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밸런스를 찾는 일이다. 미디어든, 선수든 나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아마도 이번 시즌, 우리가 해온 일이 옳았는지, 잘못됐는지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NBA는 아담 실버 총재가 말한 ‘일상’에 근접해가고 있다. 그 일상의 기본 조건은 바로 팬들이다. 100%는 아니지만, 100%에 근접한 수용인원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파이널의 경우 밀워키 벅스는 야외 광장까지 오픈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실버 총재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을 갖고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행동을 하는 것. 그게 바로 NBA의 일상이다. 그게 너무 그리웠다”며, 호전되고 있는(어디까지나 미국에 한해서) 팬데믹 상황에 기뻐했다.

바이러스, 국제정세 등 단순히 농구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장벽이 있기에 추상적인 답변도 있었지만, 아담 실버 총재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보인 목표는 명확했다. 소통과 협력을 통해 보다 건강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NBA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여러 사례를 들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탄환 같은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서로가 그들 마음속에 있는 것을 거리낌 없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되어야 한다. 실수할 수도 있는 것도 인정하고, 그 하나만으로 모든 경력을 지워선 안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과 분위기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한 NBA 직원은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내놓을 수 있다. 올스타전 시기가 되면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데, 채택되든 안 되든 정말로 수백, 수천가지의 아이템이 쏟아진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바로 아담 실버 총재가 지향하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앞서 말했듯, 그는 총재 취임 후 다른 종목, 다른 나라의 총재가 10년에 한번 겪을까 말까 한 위기를 거의 매년 맞으면서도 리그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하고, 리그 명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과연 아담 실버와 NBA가 팬데믹 이후 적자 감소, 인권 신장, 건강 유지 등 당면 과제를 얼마나, 어떻게 잘 해결해갈지 궁금하다.

해당 칼럼은 <루키 더 바스켓> 2021년 8월호에 게재된 칼럼을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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