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스페인 프로농구 ACB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세르지오 률(28, 190cm)이 NBA에 입성할 수 있을까.
ESPN의 마크 스테인은 5일(한국시간) "휴스턴 로케츠가 다음 시즌 률의 합류를 바라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률은 2009 드래프트 2라운드 34순위로 덴버 너게츠에 지명된 바 있다. 당시 휴스턴이 225만 달러에 해당 지명권을 샀다. 따라서 아직 률이 NBA에 입성하지는 않았지만, 률에 대한 권리는 로케츠가 가지고 있다.
률은 곧바로 NBA에 오는 대신 스페인리그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이후 유럽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한 명으로 성장해 명성을 떨쳐왔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2012년과 2014년 스페인 국왕컵에서 MVP를 수상했다. 2015, 2016년에는 스페인리그 파이널 MVP를 2년 연속으로 수상했으며, 2015년 FIBA 인터컨티넨탈 컵에서도 MVP로 선정됐다.
스페인 국가대표 소속으로도 많은 업적을 세웠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땄다. 2009, 2011, 2015 유로바스켓에서는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률은 전술 이해도가 매우 뛰어난 선수다. 또, 빼어난 코트비전, 정교한 3점슛과 각종 볼 핸들링 기술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들며 플레이한다.
로케츠가 률을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릴 모리 단장의 '모리볼'과 마이크 댄토니 감독의 '댄토니볼'에 최적화된 가드이기 때문이다. 슛과 패스를 모두 갖춘 률은 때로는 스티브 내쉬처럼, 때로는 제임스 하든처럼 뛸 수 있다.
4일(한국시간) 열린 2016-17시즌 NBA 시범경기에서도 률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률은 레알 마드리드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142-137로 꺾는 데 수훈을 세웠다. 기록지에 22점 4리바운드 9어시스트 3점슛 5/6를 남겼다.
물론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NBA 무대에서는 전혀 검증된 바 없다. 률의 장점이 NBA 슈퍼스타들을 상대로 안 통할 가능성도 있다. 유럽에서는 수비도 잘했지만, NBA에서는 수비 구멍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많은 유럽산 스타들이 NBA에서 실패를 경험하곤 했다. 더구나 률은 벌써 만 28세가 넘었다. 내년에 NBA에 오게 된다고 해도 곧 30줄에 접어들게 된다.
한편, 휴스턴은 2015년 여름 이미 률에게 3년간 2,380만 달러 가량의 계약을 제안한 바 있다. 률과 레알 마드리드의 계약이 남아 성사되지는 않았다. 과연 률은 언제쯤 NBA에 입성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제공 = FIB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