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케빈 가넷(40, 211cm)은 2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Farewell(작별)'이란 글과 동영상을 올리며 은퇴를 알렸다. 1995-96시즌 데뷔한 가넷은 지난 시즌까지 총 21시즌을 코트에서 활약한 뒤 작별을 고했다.

그는 미네소타로 데뷔해 보스턴 셀틱스, 브루클린 네츠에 이어 미네소타로 돌아와 은퇴를 선언했다. 과연 그는 어떤 커리어를 보냈을까. 이번 시간은 브루클린과 미네소타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정리했다.

새 출발

보스턴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에 리빌딩을 선언했다. 이에 가넷, 폴 피어스, 제이슨 테리가 브루클린으로 떠나는 트레이드가 되었다. 이때 그는 등번호를 2번으로 바꿨는데, 이는 미네소타 동료였던 말릭 실리를 존경하는 마음에서였다.

이로써 브루클린은 브룩 로페즈-케빈 가넷-폴 피어스-조 존슨-데런 윌리엄스라는 어마어마한 라인업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가넷과 피어스는 전성기를 이미 지난 상황이었다. 존슨과 윌리엄스 역시 노쇠화 과정을 겪고 있었다. 전체적인 생산성이 나오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37세의 가넷은 2013-14시즌 커리어 가장 적은 경기인 54경기를 뛰며 6.5점 6.6리바운드 1.5어시스트 FG 44.1%를 기록했다. 출전시간도 20.5분으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적절한 시간 동안 코트에 나오는 베테랑의 임무만 충실했다.

고향으로

가넷의 2014-15시즌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피어스마저 팀을 떠나자 혼자 브루클린을 지키게 되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트레이드 루머가 들려왔다.

사실 가넷은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였다. 미네소타가 테디어스 영을 보내는 대신 가넷을 받는 트레이드를 성사했기 때문. 미네소타는 팀을 이끌어줄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는데, 가넷이 그 자리의 적임자였다.

트레이드된 지 6일 후 그는 미네소타의 홈구장 타겟 센터에서 워싱턴 위저즈와 경기를 펼치며 8년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앤드류 위긴스는 "개막 당시에는 사람들이 많다가 점점 줄었다. 그러나 가넷이 돌아오자 팬들이 꽉 찼다. 새로 보이는 팬들도 있었다. 경기장 열기가 엄청 뜨거웠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가넷은 미네소타의 복귀 시즌을 5경기 출전으로 끝냈다. 무릎 부상을 도저히 이겨내지 못한 탓이었다. 

2년 계약

가넷은 2015년 7월 미네소타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2년을 더 뛰고 은퇴하겠다는 의도였다. 

시즌이 시작되자 가넷은 역대 5명뿐인 통산 50,000분 출전기록을 세웠다. 11월 멤피스 그리즐리스전에서는 2015-16시즌 가장 많은 출전시간인 23분 54초를 뛰며 8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FG 100%로 활약하기도 했다.

미네소타는 가넷을 위해 출전시간을 배려해줬다. 그러나 가넷은 부상과 함께 노쇠화를 이겨내지 못했다. 총 38경기 출전과 함께 평균 14.6분만 코트를 누빌 수 있었다. 대신 벤치에서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선보였다. 특히 칼-앤써니 타운스의 성장세를 이끄는 등 멘토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자리를 지켰다.

시즌 이후 코비 브라이언트와 팀 던컨이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가넷의 은퇴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가넷 역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은퇴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트레이닝 캠프 때까지 몸 상태를 확인하겠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은퇴를 선언하게 되었다. 당초 가넷은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플레이오프에 나가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고장이 난 무릎을 이끌고 더 이상 코트에 나설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21년간 NBA 여정이 끝이 나고 말았다.

BOX | 승부욕

그는 엄청난 승부욕을 보였던 선수다. 이와 함께 트래시토크에도 능해 선수들과의 신경전도 자주 펼쳤다. 승부욕과 얽힌 몇 가지 이야기를 정리했다.

"사람들은 가넷이 맨날 상대에게 트래시토크만 하는 줄 아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스스로 하는 말도 많았다. 예를 들어 '가넷 이거', '가넷 저거', '가넷, 뭐 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을 많이 했다." - 샘 미첼

"코트 밖에서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대화도 잘 통한다. 그러나 코트에서는 돌변했다." - 샘 카셀

"가넷은 경기 내내 트래시토크를 했다. 그는 승부욕도 대단해다. 경기 도중 내가 가넷에게 파울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넘어진 뒤 그냥 일어서지 않고 팔굽혀펴기 5번을 하고 일어났다." - 잭 랜돌프

"가넷은 정말 열정적이었다. 훈련 도중에도 이기고 싶었다. 선수들이 트래시토크를 하길 바랐다." - 대니 에인지 보스턴 셀틱스 단장

"그는 NBA에서 가장 뛰어난 펀치라인을 선보이는 선수다. 그와 맞서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어휘구사력이 정말 뛰어났다." - 켄드릭 퍼킨스

이민재 기자(alcind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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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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