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민재 기자 =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케빈 가넷(40, 211cm)은 2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Farewell(작별)'이란 글과 동영상을 올리며 은퇴를 알렸다. 1995-96시즌 데뷔한 가넷은 지난 시즌까지 총 21시즌을 코트에서 활약한 뒤 작별을 고했다.
그는 미네소타로 데뷔해 보스턴 셀틱스, 브루클린 네츠에 이어 미네소타로 돌아와 은퇴를 선언했다. 과연 그는 어떤 커리어를 보냈을까. 이번 시간은 보스턴 셀틱스편이다.
NBA 챔피언십
가넷은 더 이상 외로운 존재가 아니었다. 폴 피어스, 레이 알렌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보스턴 셀틱스 역시 직전 시즌보다 42승을 추가한 66승을 기록,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넷은 예전만큼 기록을 내지 못했다. 1997-98시즌 이후 처음으로 평균 20득점에 실패했고, 리바운드도 평균 10개 이하로 내려앉았다. 대신 발군의 수비력을 뽐냈다. 코트 전방위를 오가는 수비력이 일품이었다. 그 결과 그는 수비 효율성 93.8점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2위인 팀 던컨(96.6점)과 2.8점이나 차이가 났다.
이를 통해 그는 올해의 수비수에 뽑히는 기쁨을 누렸다. 기존의 에이스 역할에서 수비형 빅맨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었다. 여기에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도 보였다. 당시 닥 리버스 감독은 "가넷이 첫 미팅 때 선수들에게 '우리는 NBA 챔피언십을 따낼 것이다'며 의지를 북돋우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가넷이 보스턴으로 이적한 첫해에 일을 내고 말았다. 플레이오프 1~2라운드에서 7차전 접전 승부를 펼쳤으나 애틀랜타 호크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차례로 꺾었고,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까지 4-2로 이기며 파이널에 진출했다. 상대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LA 레이커스였다. 그러나 보스턴은 그 기세를 이어가 NBA 챔피언십을 따냈다.
생애 첫 우승을 따낸 가넷은 울음을 떠뜨리고 말았다. 이후 그는 인터뷰에서 "Anything is possible! (무엇이든 가능하다)"이라고 외치며 감동을 선사했다.
두 번째 우승 도전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은 2008-09시즌 초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가넷은 역대 최연소로 통산 1,000경기에 출전하는 등 경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넷이 2009년 2월 무릎 부상을 당하며 쓰러지고 만 것. 이후 그는 3월에 돌아왔으나 4경기 출전에 그쳤다.
보스턴은 플레이오프에서 가넷의 공백을 절감했다. 특유의 수비력이 나오지 않자 전체적인 경기력이 떨어졌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시카고 불스를 4-3으로 힘겹게 꺾은 보스턴은 2라운드에서 올랜도 매직에 3-4로 지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듬해 가넷은 건강하게 돌아왔다. 그러나 팀 성적은 1년 사이 12승이나 내려앉았다. 수비력은 여전히 괜찮았으나 공격 생산성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베테랑들이 모인 보스턴은 다시 힘을 냈다.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무리가 없었다. 2년 만에 다시 한 번 파이널에 오르게 되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또다시 레이커스였다. 레이커스는 2년 전 파이널의 패배를 설욕했다. 보스턴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승부를 펼쳤으나 아쉽게 3-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가로막힌 보스턴 빅3
2010-11시즌, 보스턴은 여전히 강력했다. 개막 첫 26경기에서 23승을 챙기며 기세가 좋았다. 가넷의 성적은 더욱 떨어졌다. 평균 15점 9리바운드 이하를 기록하면서 데뷔 이후 가장 낮은 0.8블록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벌써 만34세가 된 상황이었다. 예전 같은 활동량을 보여주긴 쉽지 않았다. 여기에 안타까운 부상도 당했다. 덩크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치며 2주간 결장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당시 리그에는 보스턴의 빅3말고 새로운 빅3가 있었다. 바로 마이애미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였다. 보스턴은 이들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만났는데, 힘 한 번 쓰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가넷의 존재감은 더욱 떨어졌다. 이는 올스타 선정까지 이어졌다. 가넷은 데뷔 이후 1997, 1998년 이후 2000년부터 11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그러나 2011-12시즌에는 올스타에 뽑히지 못했다.
가넷의 하락세에도 보스턴의 단단함은 여전했다.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순항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패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마이애미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전의 시리즈보다 힘을 낸 보스턴은 경기를 7차전까지 이어갔지만 3-4로 패배하고 말았다.
그는 2012년 여름 3년간 3,4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며 다음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보스턴의 수는 이미 많은 팀에게 노출된 상황이었다. 수비력은 여전히 뛰어났지만 공격 효율성이 24위(103.1점)에 그칠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 여기에는 레이 알렌이 팀을 떠난 공백도 컸다. 결국 보스턴은 이듬해 플레이오프에서 1라운드 탈락이란 아픔까지 맛봤다.
이민재 기자(alcind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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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조현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