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①편에 이어...

선수와 팬의 입장에서 바라본 전자랜드의 지난 시즌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29승 25패의 성적으로 6위에 오르며 마지막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들이 6강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만난 상대는 KCC. 시리즈를 앞두고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놓여있다는 평가를 받던 전자랜드는 첫 3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4강행 티켓을 눈앞에 뒀으나 아쉽게도 4차전과 5차전을 내리 내주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이에 행주와 차바위는 전자랜드의 지난 시즌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아쉬움’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바위 : 저는 좀 아쉬웠던 것 같아요. 재작년부터 감독님이 2017년부터 2019년도까지가 우리가 우승을 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 저희끼리도 의욕적으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결과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외국선수 같은 경우도 처음부터 꼬인 부분도 있었고요. 그런데 올해를 보면 정말 도전을 해볼 만한 멤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꼭 챔프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에요. 어떻게 보면 지금 선수들의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행주 : 저도 똑같이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부상당하는 선수 없이 다 같이 시즌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잖아요. 그런데 전자랜드는 항상 그런 부분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특히 외국선수가 바뀐다거나 부상을 당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지난 시즌이나 그 전 시즌에도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서 그게 되게 아쉽더라고요. 국내 선수들이 리듬을 다잡고자 노력하는 것이 보여서 더 안타깝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는 사실 그런 전자랜드가 좋아요. 우승하면 너무 좋고 행복하겠지만, 그러지 못해도 전자랜드는 전자랜드만의 팀 캐릭터가 있어요. 그런 전자랜드 특유의 팀 캐릭터를 저는 좋아하기 때문에, 아쉽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자랜드의 이런 파이팅 있는 모습이 더 좋아요. 

신영 : 그럼 팀 말고 바위 선수 개인적으로는 어떤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시즌에 3점슛 성공률 1위(44.8%)에 오르기도 했잖아요. 

바위 : 제 기록적인 면에서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기 때문에 한 50% 정도는 만족한 시즌이었어요.
 
신영 : 3점슛 성공률 1위인데 만족도가 50%에요?

바위 : 그게 왜냐면 제가 승부처에서 피했던 부분이나 외국선수에 너무 의존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이)정현이형(KCC)이나 (김)선형이형(SK)처럼 승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국내선수가 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시즌 끝나고 반성도 많이 했어요. 이번 시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행주 : 저는 바위 같은 캐릭터는 농구가 아니라 그 어떤 스포츠라도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해요. 축구에 비유하자면 마치 박지성 선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에요. 본인이 3점슛 성공률 1위를 했어도 팀이 6위에서 시즌을 마쳤기 때문에 항상 아쉬워하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수가 저희 팀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제가 전자랜드에서 가장 팬이자 멋있게 생각하는 선수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처럼 행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차바위는 2018-2019시즌을 마친 후 FA가 된다. 데뷔 이후 전자랜드에서만 활약을 이어온 차바위지만 경우에 따라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 만약 차바위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행주는 어렵사리 상황 정리에 나섰다. 

행주 : 진짜 슬프겠죠. 아, 진짜 생각만으로도 너무 슬프다. 저는... 그럼 이렇게 할게요. 만약 바위가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 전자랜드와 경기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잖아요. 아~ 잠깐만.(웃음) 바위야. 그러면은 네가 그날 거기에서 슛을 제일 많이 넣어서 감독님께 칭찬 받고 이기는 건 우리가 할게.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아요.(웃음)

결국 팀의 승리는 양보하지 못한 행주. 그러나 그는 ‘FA가 되는 차바위가 얼마 정도를 받아야 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곧바로 “전자랜드 내에서 Top3는 되어야 한다!”며 당당하게 외쳤다. 조금만 바꿔 생각해보면, 결국 전자랜드에 무조건 남았으면 한다는 의미다. 

행주 : 어찌됐건 저는 바위라는 친구가 팀에 없으면 전자랜드의 캐릭터가 살짝 바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정도로 차바위라는 선수의 임팩트가 강하기 때문에 몸값은 전자랜드 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는 무조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주의 깜짝 공약 “시즌 개막 전 ‘차바위’라는 제목의 노래 꼭 선물할 것”
지난 시즌 차바위는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행주는 쇼미더머니 우승을 거머쥐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둘 모두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해를 보낸 셈. 그렇다면 이들은 서로의 성공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바위 : 물론 예전에 비해 얼굴은 자주 못 보게 됐지만 저는 형이 지금처럼 잘나가게 돼서 좋아요. 어차피 형은 잘돼서도 변함없이 계속 제 옆에 있어줄 거고 앞으로도 계속 볼 형이거든요. 제가 농구를 하는 형들 제외하고는 형이 없는데 그래서 행주 형은 더욱 저한테 듬직하고 든든한 존재인 것 같아요.  

행주 : 제가 예전에 바위한테 진짜 잘돼서 ‘차바위’라는 제목의 곡을 만들어주기로 약속을 했었거든요. 그 약속이 조금 늦어지긴 했는데 이 친구가 이번 시즌 개막전을 치르기 전까지는 그 곡을 꼭 만들어서 선물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그 곡의 가사에 바위를 향한 마음을 한 번 담아볼게요. 

이토록 뜨거운 우정을 자랑하는 이들의 평소 성향이 얼마나 잘 맞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박신영 아나운서의 깜짝 테스트가 펼쳐졌다. 테스트는 반대되는 성향의 2가지 보기 중 하나를 골라 동시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신영 : 자~ 시작할게요! 짬뽕? 짜장면? 하나 둘 셋!

행주 : 짬뽕! 

바위 : 짜장면!

첫 문제부터 대차게 틀린 둘은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했지만 이미 얼굴에서는 당황스러움이 잔뜩 묻어났다. 그렇다면 두 번째 문제는?

신영 : 자~ 부먹? 찍먹? 하나 둘 셋!

행주 : 부먹!

바위 : 찍먹!

그렇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개인의 취향은 분명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이 둘을 통해 증명되었다. 둘의 우정에 금이 가는 것을 원치 않던 우리는 이쯤에서 테스트가 중단되기를 바랐지만 이미 잔뜩 신이 난 박신영 아나운서의 폭주(?)는 거침없이 이어졌다. 결국 10문제를 모두 대답한 이들이 일치한 대답은 6개. 뭐, 그래도 초반의 오답 퍼레이드를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처럼 우정 테스트까지 무사히(?) 마친 이들은 서로에게 전하는 마지막 진심어린 이야기로 즐거웠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바위 : 형 저희 처음 만났을 때 서로의 위치에서 정상에 서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꼭 지키도록 노력할게요. 형도 더 승승장구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행주 : 나는 네가 부상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첫 번째고, 그 다음은 너 개인적으로는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니까 그걸 위해서 지금처럼 파이팅 있게만 하면 우리에게는 최고일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새로운 시즌이 올 때 차바위라는 제목의 노래를 꼭 선물할게. 이건 약속할게.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