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우리나라에서 힙합 음악이 주류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의 지난 시즌 우승자이자 힙합그룹 리듬파워의 멤버인 행주는 소문난 농구광이다. 특히 인천 토박이인 그는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는 전자랜드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하는 등 평소에도 인천과 전자랜드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드러내기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전자랜드의 차바위와 절친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루키 더 바스켓>은 이들과 함께하는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고, 전자랜드라는 공통분모로 뭉친 이들은 흔쾌히 인터뷰에 나서며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행주&차바위’와의 만남이 1년 동안 진행되지 못한 이유는?
사실 행주와 차바위의 인터뷰가 처음 기획된 것은 작년 쇼미더머니를 앞두고였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쇼미더머니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행주가 같은 리듬파워의 멤버인 지구인이 1차 예선에서 탈락하는 장면을 보고 그의 복수(?)를 위해 쇼미더머니에 도전하게 되면서 인터뷰는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쇼미더머니의 첫 시즌부터 모든 시즌을 빼놓지 않고 봤을 정도로 쇼미더머니 전문가(?)를 자처했던 필자는 당시 행주가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들고는 그의 조기 탈락을 예상했다.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당시만 하더라도 넉살, 더블케이 등 쟁쟁한 래퍼들이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던 상황이었고, 행주의 경우 쇼미더머니의 4번째 시즌에 참가해 1차 예선 무대에서 탈락했던 아픔도 있었던 래퍼였다. 

그러나 행주는 이러한 필자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고 쇼미더머니에서 승승장구했다. 심지어 그는 모든 참가자들을 제치고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최고의 반전드라마를 썼다. 조기탈락을 예상했던 래퍼가 우승까지 차지하게 됐으니.. 필자는 회사 내에서 제대로 ‘힙알못(힙합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가 매주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감에 따라 계속해서 미뤄지던 인터뷰는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그렇게 진행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듯했던 이들과의 인터뷰는 행주 측과 전자랜드의 적극적인 협조 끝에 진행될 수 있었다. 쇼미더머니 우승 이후 각종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행주는 스케줄을 앞두고 짬을 내 인터뷰에 응해주었으며, 본격적인 비시즌 훈련에 돌입한 차바위 역시 바쁜 훈련 일정 가운데서도 소중한 시간을 내주었다. 

더불어 이날 인터뷰의 진행은 지난 5월호 ‘월간여신’에 출연했던 박신영 아나운서가 맡았다. 행주의 초대를 받아 쇼미더머니 결승전을 보러 갈 정도로 평소 행주와 친분이 있던 그는 월간여신 촬영 당시 이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반드시 진행은 본인이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고, 결국 필자를 밀어내고 진행자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전자랜드 광팬’ 행주, 차바위의 플레이에 한 눈에 반하다?
NBA 경기를 보다보면 특정 팀의 경기장에 항상 모습을 비추는 래퍼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토론토 출신의 슈퍼스타인 드레이크. 토론토를 연고로 하고 있는 토론토 랩터스의 경기장에서는 코트사이드 좌석에 앉아서 선수들과 교감을 나누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드레이크의 모습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NBA를 좋아했던 행주에게 이처럼 유명 래퍼들이 선수들과 교감하는 장면은 특별한 ‘멋’으로 다가왔다. 이에 인천 출신인 그는 음악을 시작하게 된 순간부터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과의 교감을 꿈꿔왔다고 한다. 참고로 행주가 소속되어 있는 그룹인 리듬파워의 세 멤버(행주, 지구인, 보이비)는 모두 인천 출신이며, 평소에도 이들의 ‘인천 사랑’은 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행주 : 저는 어렸을 때부터 NBA의 앨런 아이버슨이라는 선수를 되게 좋아했어요. 또 저는 마이클 조던보다는 코비 브라이언트나 아이버슨에 열광하던 세대라서 그 선수들을 보면서 ‘진짜 멋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죠. 그런데 힙합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선수들과 친분이 있고 경기장 가서 하이파이브도 나누고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힙합을 하게 된 순간부터 저는 언젠가 인천의 선수들과 친해져서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멋있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박신영(이하 신영) : 그럼 두 분은 어떻게 친해지게 되신 건가요?

행주 : 제가 (차)바위처럼 허슬과 파이팅이 있는 선수를 되게 좋아해요. 하루는 전자랜드 경기를 보러갔는데 그날따라 바위가 너무 멋있는 플레이를 하는 거예요. 그날 경기가 끝나고는 사인을 꼭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인을 받고 너무 친해지고 싶다는 얘기를 했죠. 그때부터 연락처를 주고받고 연락을 해왔어요. 제가 먼저 적극적으로 바위에게 다가간 거죠.

차바위(이하 바위) : 저는 원래 행주 형처럼 음악을 하시는 분들과의 친분이 전혀 없었거든요. 또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형은 처음부터 되게 편했던 것 같아요. 형이 워낙 편하게 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몇 번 만나고 하다보니까 친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형이 제 일반인 친구들과도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하다 보니까 다 친하시거든요. 사실 유명인인 형 입장에서는 그렇게 제 친구들에게도 잘해주시고 연락처도 서슴없이 주고받고 하는 부분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진짜 대단한 형이라고 생각했고 너무 좋았어요. 

차바위의 플레이에 한 눈에 반한 행주가 그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들이댄(?) 것은 2014년 즈음의 일이라고 한다. 둘이 알고 지낸지도 4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셈. 그 사이 둘은 서로가 TV에 나오는 모습을 모니터링해줄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되었다. 

행주 : 아무래도 동네 친구들 만나듯이 주기적으로 만나지는 못해요. 그래도 주기적으로 연락은 꾸준히 해요. 그리고 제가 방송을 할 때 바위가 모니터링을 해줄 때도 있고 저 같은 경우는 항상 전자랜드의 경기를 모니터링 하니까요. 사실 패했을 때는 기분을 아니까 연락을 못하고 멋있게 이겼을 때 ‘오늘 진짜 죽여줬다’고 연락을 하죠. 

신영 : 에이~ 그래도 패했을 때 연락해서 ‘왜 그랬어? 좀 잘하지’라고 해야 진짜 친한 거 아니에요?

행주 : 어… 진~짜 친한 옆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것 같아서.(웃음) 그럴 때는 마음으로만 응원하고 있어요. 

신영 : 바위 선수도 먼저 연락하기도 해요?

바위 : 네. 방송에 형이 나오면 저도 막 찾아보게 되고 하더라고요. 보면서 ‘랩 엄청 잘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행주 : 제가 잘 못했을 때는 연락 안 해요.(웃음) 잘했을 때만 연락하더라고요. 

바위 : (웃음) 맞아요. 예전에 쇼미더머니에서 1차 탈락했을 때는 연락 못했었어요. 그래도 그 다음에 형이랑 만나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죠. 

신영 : 뭐야~ 결국 둘이 똑같네~ (웃음)

힙합에 전혀 관심 없던 차바위, 리듬파워의 음악에 빠지다
차바위와 친해지기 전부터 농구와 전자랜드를 너무나 좋아했던 행주와는 달리 차바위는 행주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 힙합에 대해 전혀 모르는 ‘힙합 문외한’이었다고 한다. 그가 평소에 즐겨 듣던 음악은 감성적인 발라드라고. 정말 힙합과는 180도 다른 장르의 음악이 그의 취향이었던 셈이다. 

바위 : 평소에 외국 힙합은 좀 들었는데 한국 힙합은 전혀 안 들었어요. 원래는 여성 보컬이 부르는 감성적인 발라드를 좋아했거든요. 근데 형을 만나게 되면서 리듬파워 음악을 전부 듣게 됐고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도 평소에 알던 유명한 노래 말고 다른 것들도 찾아듣고 그랬어요.

행주 : 처음에 인사를 나눴을 때는 바위가 저에 대해서 아예 몰랐어요. 저만 바위의 팬이었던 거죠. 그래서 처음에 바위에게 저는 그냥 수많은 팬들 중에 한명이었을 거예요. 바위에게 평소에 멋있다고 해주는 팬들은 많잖아요. 저도 그런 팬 중에 한명이었던 셈인데,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바위가 이렇게 마음을 열어준 것이 더 고맙죠. 

신영 : 그럼 바위 선수는 리듬파워의 노래 중 어떤 노래를 가장 좋아해요?

바위 : 저는 다 좋지만 예전부터 좋아했던 노래가 있어요. ‘Stupid Love’라는 제목의 노래인데요. 그 노래는 지금 다시 나온다면 음원 차트에 무조건 올라갈 것 같아요. 

행주 : 맞아요. 바위가 예전부터 이런 노래 다시 만들어 달라고 말했었어요. 

바위 : 그 노래는 진짜 재발매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어 차트 역주행(?)을 위해 자세한 곡 소개를 해달라고 하자 냉큼 자세를 고쳐 잡은 차바위는 최선을 다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리듬파워의 노래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과연 리듬파워의 Stupid Love는 차트 역주행의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실패한다면 <루키 더 바스켓>의 잘못이 아닌 설명을 좀 더 맛깔나게 하지 못한 차바위의 잘못인 것으로…

바위 : 일단 랩도 되게 좋지만 크러쉬가 피처링을 맡은 후렴 부분도 되게 좋고요. 앞에 랩도 막 빠르게 다다다다 하는 것이 아니라 잔잔하게 뱉으면서 가는 거라 밤에 자기 전에 듣기 되게 좋아요.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행주와 친해지며 리듬파워의 음악에 빠지게 된 차바위. 반대로 행주는 차바위 덕분에 농구의 매력에 더욱 빠질 수 있었다. 특히 쉬는 날 둘이 함께 길거리 농구를 하러 갈 때는 차바위가 행주를 마치 아이버슨처럼 만들어 준다고. 

행주 : 바위는 사실 프로선수기 때문에 길거리 농구를 나가면 혼자 해도 다 이길 수 있단 말이에요. 근데 저랑 같이 나갈 때는 바위가 ‘형은 진짜 NBA 스타가 된 것처럼 생각을 하고 아무렇게나 던지면 제가 다 넣을 테니까 아무렇게나 하세요’라고 했는데 진짜 다 넣더라고요. 제가 리딩을 봤는데 하다가 안 될 것 같으면 패스하거나 그냥 위로 띄우면 그걸 잡아서 엘리웁하고 막.. 그러니까 제가 진짜 아이버슨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줬었어요. 

그렇다면 행주의 원래 농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행주가 시투를 했던 전자랜드의 경기를 두고 벌어진 이들의 대화에서 어느 정도 답을 유추할 수 있을 듯하다. 

신영 : 시투할 때 차바위 선수가 코칭은 좀 해줬었어요?

바위 : 그러진 못했어요. 그때는 그럴 시간이 없었어요.

행주 : 근데 사실.. 그 정도는 제가 해요.(웃음) 바위한테 코칭을 받으면 너무 감사하지만 시투를 할 정도는 돼요. 근데 그때는 못 넣긴 했어요. 안 들어가도 한번 던지고는 말았어야 되는데 정효근 선수가 저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주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또 자존심 상한다고 3점슛 라인에서 던진다고 했는데 에어볼 났어요. 
 
바위 : 원래 형이 슛은 잘 넣는데 사람들 많아서 긴장했나 봐요. (웃음)

②편에서 계속...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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