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①편에 이어...

‘어린 아빠’ 김시래.
지영: 아빠가 된 기분은 어때요?
시래: 아내에게 너무 고마워요. 너무 고생 많이 했거든요. 잘 버텨주고 예쁜 아이 낳아줘서 고맙죠.
지영: 실감이 안 나시는 것 같네요.
시래: 네. 뱃속에 있을 때는 “아~ 임신했구나!” 그 정도 였는데. 막상 나오니까 “이게 우리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심히 운동 더 잘해서 우리 아이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해주면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려면 농구 더 잘해서 돈도 많이 벌어야죠
지영: 지금 몇 개월이죠? 너무 예쁘던데.
시래: 지난 31일 태어나서 아직 조리원에 있어요. ‘지금이 가장 좋을 때’라고 하더라고요. 주위에서 신생아 때는 기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예뻤어요. 탯줄도 제가 자르고 싶다고 해서 직접 잘랐어요.
지영: 정말요? 느낌이 어땠어요?
시래: 막상 아이를 보니까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죠. 만감이 교차한다고 해야 하나... 사실 그런 상황인데 갑자기 간호사 분이 “빨리 탯줄 자르세요!”라고 해서 정신없이 자르고 그냥 나왔어요.(웃음)

지영: 김시래 선수 결혼 첫 발표, 저랑 인터뷰할 때 했던 거 기억나세요?
시래: 네. 그때 얼떨결에 깜짝 발표를 하게 됐는데. 와. 벌써 3년이 넘었네요! 그때 여행을 좀 다녔죠. 상하이, 오키나와 등 여러 군데 갔어요. 그때 아니면 갈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둘이서 갈수 있는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푹 쉬었죠.
지영: 원래 딸을 원했어요?
시래: 네. 저는 딸을 키워보고 싶었어요. 물론 아들도 좋지만 딸들이 집에 갔을 때 “아빠~”하면서 달려와서 안기고 하는 게 좋잖아요.(아빠미소) 처음엔 병원에서 아들일 것 같다고 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딸이더라고요. ‘아이 둘을 낳았을 때 둘 다 아들이면 어쩌지?’라는 걱정은 했었어요. 무조건 딸 하나는 가지고 싶었으니까요. 둘째는 아들로 노력을 해야죠.
지영: 네? 노력을 어떻게...(웃음)
시래: 찾아봐야죠!(웃음) 아들 낳을 수 있는 방법!

지영: 어떤 아빠가 되고싶어요?
시래: 가정적인 아빠가 되려고 노력해요. 지금은 집에 갔을 때 기저귀 갈거나 하는 것들 도와주고. 나중에 아이가 말도 할 수 있고 걸어 다닐 수 있게 되면 놀아주고 스킨십도 자주하면서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지금도 아이 얼굴을 보고 있으면 계속 웃음만 나와요.

 

업그레이드 시래ver2.
지영: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 군대도 다녀오고요.
시래: 맞아요. 상무시절은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당시에는 처음 경험해보는 거라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등병으로 상무에 딱 들어갔는데, 부대 바로 앞쪽에 고속도로가 있거든요. ‘내가 언제 전역해서 차타고 저길 지나가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중에 상병, 병장되면서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상무에 있을 때 대회도 많이 뛰었고 많이 이기기도 했고요. 시간이 더 빨리 간 이유죠.
지영: 업그레이드 된 부분은요?
시래: 연습을 한다고 했는데 복귀해서는 슛이 고장 났어요. 지금은 슛에 대해 더 집중하는 중이에요. 상무에서는 몸 관리를 많이 했어요.
지영: 어떻게요?
시래: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서 보이는 근육보다 안쪽에 있는 중요한 근육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식단으로 체중관리를 하면서 신경을 정말 많이 쓴 것 같아요. 전역하기 전에는 체지방을 집중적으로 뺐는데 너무 많이 뺐는지 시즌 중에 너무 힘들더라고요. 22경기 밖에 안됐는데 ‘아 이건 정말 아니구나’ 싶어서 체지방은 너무 많이 안 빼려고요.

지영: 슛이 고장 난 이유는 뭘까요? 
시래: 살이랑은 무관하게 밸런스 자체가 아예 안 맞았던 것 같아요. 긴장 때문은 아닌 것 같고 부담이라고 해야 하나? ‘이번 건 꼭 넣어야지’ 하다 보니 오히려 안 되더라고요. 특히 KGC전에서는 3점슛을 9개를 던져서 1개 넣었거든요. 거기서부터는 완전히 자신감이 떨어졌어요. ‘맛’이 간 거죠.

지영: 김시래 선수의 복귀를 기다리는 선수들이 많았어요.
시래: 네. 일단은 (김)영환이 형이 생각나요. 돌아온 뒤에 영환이 형이랑 한게임 밖에 같이 못 뛰었거든요. 형이 트레이드 됐으니까... 군대 가기 전에도 오랫동안 함께 했었는데 아쉽기도 했고요. 형이 워낙 팀을 위해 헌신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늦었지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때 생각해보면 형도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지영: 상무에서 돌아와서 손발은 어떻게 맞췄나요?
시래: 아무래도 (조)성민이 형의 슈팅능력이 좋다보니 형 쪽을 좀 더 보면서 패턴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지영: 올 시즌 시작 전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뭐에요 ?
시래: 일단 외국인선수들이 합류를 해야 전체적인 걸 볼 수 있으니까 그전까지는 수비에 대한 건 감독님 작전에 따라 강하게 훈련 할 생각이에요. 개인적으로 열심히 해야 할 부분은 슛이죠. 특히 오펜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작년에는 성민이 형 쪽만 너무 집중적으로 보다가 다른 찬스들을 놓친 것이 아쉽더라고요. 시즌 끝나고 영상으로도 되짚어 보면서 앞으로는 게임을 뛰는 선수들이 공을 모두 골고루 만질 수 있게 제가 배분을 잘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영: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네요!
시래: 네. 지금은 잘 먹고 체중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너무 체지방이 안 빠지게요. 지금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해요.

 

가볍게 시작한 농구가 인생의 일부로.
지영: 농구 시작은 언제했어요?
시래: 초등학교 3학년이던 해 11월?
지영: 엄청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네요? 계기라도?
시래: 다른 선수들은 보통 스카우트가 돼서 시작하곤 하잖아요. 저는 그냥 반 친구들이랑 특별활동 정하다가 할 게 없어서 마지막에 ‘농구나 한 번 해볼까’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재밌더라고요.
지영: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시래: 있었죠. 어렸을 때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반대가 심하셨는데, 초등학교 코치님께서 제가 빠르고 여러 가지 재능이 있다고 더 시켜보시라고 권유하셨어요. 그래서 계속 하게 됐죠. 중학교 올라갈 때쯤엔 부모님도 지지를 해주시더라고요.
지영: 그만두고 싶었을 때는 없었어요?
시래: 고등학교 때 그랬어요. 너무 힘들고, 불러주는 대학교도 없었거든요. ‘여기까진가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영: 어떻게 마음을 잡았나요? 
시래: 사실 그만둘 생각이었어요. 지금 명지대 코치님이신 김현국 선생님께 그런 말씀을 드렸더니 당황하시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시더라고요. 며칠 뒤에 명지대에서 저를 좋게 봐주셨다며 “강을준 감독님께서 너를 데려가고 싶다고 하시는데 어떡할래”라고 하시더라고요. 길게 생각할 거 없었죠. “가겠습니다”라고 했어요.

지영: 사실 고참 선수 중에도 아직까지 우승반지 없는 선수들도 많잖아요? 김시래 선수는 데뷔하자마자 우승경험도 했는데...
시래: 주변에서 천운을 타고났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우승 당시는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당시 농구가 너무 재밌었어요. (함)지훈이형, (양)동근이형 (문)태영이형, 로드 밴슨, (리카르도) 라틀리프 까지... ‘이 멤버로 질수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우승으로 마무리했죠!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트레이드가 터지고... 하하

지영: 현주엽 감독님과 함께 하는 첫 시즌 기대되고 설레진 않나요?
시래: 훈련도 많이 소화하고 있으니까 시즌 때 좋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프로에서 우승 경험은 있지만, 여기서 이룬 건 아니었잖아요. LG에 와서도 우승에 근접한 좋은 기회가 왔었는데 놓쳤던 아쉬운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꼭 세이커스에서 별을 달고 싶어요.
지영: 몇 달 안 남았네요.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기분은 어때요?
시래: 아직까지는 비시즌 동안 재활과 몸만들기 밖에 안 해서 남은 시간동안 팀 선수들과 같이 전술적인 부분을 더욱 중점적으로 훈련하려고요. 외국인선수들과의 호흡도 그렇고 많이 맞춰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남은 비시즌이 정말 중요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지영: 개인적인 목표는 뭔가요?
시래: 목표는 물론 우승이에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LG에 처음왔을 때 우승의 기회가 눈 앞에 왔는데 아쉽게 잡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거든요. 체육관 안에 걸린 현수막에도 죄다 준우승만 써있어요. 정말 다 준우승이에요. 꼭 우승해서 별을 달고 싶고 체육관에도 ‘우승’이라는 단어를 올려놓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최근에 많이 아팠었기 때문에 아프지 않고 54경기를 모두 뛰면서 비중 있게 활약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어요.

지영: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시래: 무조건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를 전하고 싶어요. 두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조차 못 올라갔잖아요. 창원 팬들이 정말 KBL에서 가장 열성적인 분들인데 많이 죄송해요. 1차적인 목표는 항상 체육관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신 팬들을 위해 봄 농구에 참여하는 것이고, 2차 목표는 우승이에요. 일단 플레이오프에만 진출하면 단기전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요. 꼭 체육관에 많이 찾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영: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현주엽 감독님께도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어차피 안 읽으실 거니까 편하게 말씀해주세요.(웃음)
시래: 네! 하하. 감독님도 긴장 많이 하고 계실 것 같아요. 저희 선수들과 남은 비시즌 감독님 지도 잘 받고 잘 맞춰. 시즌 중 승승장구 할 수 있도록 같이 잘 준비 하시죠! 파이팅 입니다!

그러나 김시래와의 인터뷰가 끝난 후 잠시 만난 현주엽 감독에게 “김시래 선수가 모비스 시절보다 지금 운동량이 더 많다고 하더라”고 전하자 현 감독은 기차 화통을 삶아 삼키신 우렁찬 목소리로 “김시래 이 XX!”라고 숙소를 쩌렁쩌렁 울렸다. 김시래 선수~ 복귀 첫 팀 훈련이 뜻밖에 고됐어도 그게 나 때문은 아니었을 거예요~ ^^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7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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