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①편에 이어..

‘KGC인삼공사’의 주장, ‘인삼신기’의 리더
지영: 주장으로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희종: 이제 4년차인데, 큰 건 없어요. 선수들에게 마음으로 좀 더 다가가고, 후배들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주고, 같이 얘기 많이 나누고. 후배들도 각자 역할이 있지만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런 걸 이해해주고, 잘했을 땐 칭찬해주고, 아닐 땐 혼내기도 하고. 강약조절을 잘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시즌 때 경기 못 뛰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런 부분도 헤아려주고. 몸이 피곤하고 힘들어도 신경을 좀 써줘야 될 타이밍이다 싶으면 데리고 나가서 소주 한잔 사주기도 하고요.
지영: 큰 게 없는 게 아니라 신경 쓸 게 정말 많네요...
희종: 주장이고 아니고를 떠나 같은 팀 형이자 농구 선배로 해야 될 일들인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 때 다 겪어왔던 거니까요. 옛날 생각해보면 저때 나도 형들이 이런 말 한 마디 해주고 먹을 것도 사주면 위로가 됐었거든요. 그 점을 생각하면서 후배들에게 해주려고 하는데 항상 부족하죠.
지영: 양희종 선수가 이렇게 좋은 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이전에 좋은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누가 기억에 남나요?
희종: 그런 강약조절은 지금 연세대 감독으로 계신 은희석 감독님! (은)희석이 형이 정말 선배로써의 역할을 잘해줬어요. 동부에 있는 김성철 코치님! 제가 1년차에 눈치 보느라 힘들었는데, 두 분이 팀을 잘 이끌어 주셨거든요. 그때 형들이 어떻게 해줬는지 생각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이제 제가 고참이 되면서 힘들었어도 ‘그때가 재밌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당시 (김)태술이(삼성), (박)찬희(전자랜드), 정현이(KCC), (김)일두 형도 있었고요. 그때가 생활도 그렇지만 농구하는 것도 재밌었어요.
지영: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인삼신기’가 인기가 대단했는데 다 떠났네요.
희종: 뭐. 인삼신기야 다시 만들면 돼요!
지영: 지금 멤버로 가능할까요?
희종: 그럼요. 곧 ‘NEW 인삼신기’ 나올 거에요.
지영: 자, 그럼 지금 양희종이 생각하는 인삼신기 멤버 좀 소개해주세요. 우선 리더 양희종! 그 다음은요?
희종: 저는 이제 늙어서....(웃음) (강)병현이, (오)세근이, 음... 바로는 힘들고 2년후 쯤 되야 겠네요. 문성곤, 김기윤, (한)희원이도 노력해야 되고요. 같은 포지션인데 피지컬이나 멘탈이 좀 약해서 개조시키려고 노력중이에요.(웃음)
지영: 주장이 보기에 요주인물은 누구에요? 자꾸 손가게 하는 동생!
희종: 관심을 조금 줘야 되는 후배는 (김)철욱이요.(웃음) 착한데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보니.
지영: 어떻게요?
희종: 가끔은 반말도 해요.(웃음) 그런데 본인은 몰라요. “나 존댓말 했는데”래요.(웃음) 관심을 갖고 챙겨주려고요.

그래서... 제 이상형은요...
지영: 주변에서 결혼에 대한 얘기 많이 하지 않나요? 
희종: 부담이 되긴 해요. 저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후배들이 결혼하고 아이도 가지니까 그런 걸 볼 때마다 부담이 되긴 해요. 결혼이 아니라 아이를 가지는 게 부담이 될 때도 있어요.(웃음)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만날 순 없잖아요. 평생 같이 살 배우자를 찾는 건데.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어요.
지영: 제가 지난 시즌 리포팅하면서 얘기를 나눠보니, 동갑내기 김태술 선수도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희종: 주변에서 제 얘길 많이 했네요.(웃음) 저는 태술이가 더 걱정이에요. 대학교 때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지영: 아니, ‘대학생 양희종’이 대체 어땠는데요?
희종: 까칠하다고 해야 하나? 너무 섬세하게 여자를 본다고 해야하나?(웃음) 지금은 많이 내려놔서 이젠 저는 정말 보는 게 몇 개 없어요. 세 개정도?
지영: 그 세 개가 뭔가요?
희종: 외모, 성격, 직업.
지영: 다 보시는데요?
희종: 박지영 아나운서는 한 다섯 개 정도 보시지 않나요?
지영: 아니요! 저도 이 세 가지만 봐요. 
희종: 그냥 세 가지라고 하니까 이것저것 다 따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외모나 성격, 직업 같은 걸 보지만 그 기준이 특별히 까다롭지는 않아요. 예전보다 많이 내려놨죠!
지영: 오세근 선수도 희종이 형이 미혼이라 집에 간다고 얘기하기 미안하다고 부담스럽다고 하더라고요. 
희종: 그건 세근이가 핑계거리를 만들려고 한 얘기에요. 시즌 때 맨날 가요! 안가는 날은 집에 가면 너무 힘들다고, 여기 있는 게 좋다고 하니까요. (웃음) 저는 단 한 번도 가지 말라고 한 적이 없어요!!
지영: 아니, 그게 아니라, 물어보기가 그렇대요. 미안하고 눈치도 보이고요.
희종: 말 안하고 간다니까요!! (웃음) 가끔 일주일에 두 번 얘기하고 세 번은 그냥 가요! 그리고 집에 안 갈 때는 경기 때 거의 풀타임 뛰고 집에 가면 애들 볼 힘도 안 남으니까 힘들어서 안 가는 거예요! 그런데 제 핑계를 대네요! 나쁜 아이네 정말! (강)민주야! 나 그런 말 한적 없다!

여기서 깜짝 등장한 ‘강민주 씨’는 오세근 선수의 아내입니다. 한편 이날 갑자기 코트에 나타났던 오세근 선수는 양희종 선수의 이러한 발언을 전해 듣고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지영: 잘생기고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데도 양희종 선수는 왜 여자 친구가 없을까요?
희종: 글쎄요. 짝사랑을 많이 해서?(웃음)
지영: 잘 피해가시네요. 이상형은?
희종: 뭐... 잘 챙겨주고... 에이. 이상형이 뭐 있나요. 만나서 좋으면 좋은 거지. 
지영: 그래도요. 선호하는 스타일은 있잖아요?
희종: 성격은 밝은 게 좋아요. 잘 웃고요. 눈웃음도 있고... 때로는 너무 애교가 많으면 그렇지만 가끔 애교도 있으면 좋겠고요. 밝고 잘 웃는 사람?

목표는 2연패, ‘이정현과의 맞대결’ 기대
지영: 농구 이후의 계획도 세우고 계시나요?
희종: 글쎄요. 다방면으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죠.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게요. 농구적인 부분이나 외적인 부분도요. 다방면에서 계속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제 위치에서 선수들 관리도 잘하고 저 역시도 최선을 다하고요.
지영: 농구선수를 꿈꿨을 때와 지금 본인의 모습을 비교해 본다면?
희종: 제가 목표로 했던 모습과는 성향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는 해요. 그래서 그런지 한 팀의 주장도 맡고 팀이 우승도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다고 해야 하나? 아직 목마르죠. 어렸을 때 생각했던 모습과는 다르더라도 한 팀에서 오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껴요. 제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농구선수로서의 길이 어렸을 때 생각하고 꿈꿔왔던 부분과 좀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더 좋은 선수가 되야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는 항상 같거든요. 그래서 만족은 없지만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지영: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잖아요. 양희종에게 KGC인삼공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희종: 고맙고 감사한 팀이에요. 안양 팬들에게도 감사하고요. 밖에 나가면 인사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세요. 안양에 들어오면 공기가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웃음)
지영: 안양의 대스타네요.
희종: 그건 오세근이죠.
지영: 질투 하시는 건가요?
희종: 경계하는거죠!(웃음)
지영: 팬들에게 한마디해주세요.
희종: 저희 팬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원정에 가도 응원에서 밀리지 않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챔프전 때는 원정경기 인데도 ‘안양’이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홈에서는 삼성 응원단 소리가 아예 안 들렸고요. 그렇게 열정적인 응원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안양 팬이 없었더라면 우승하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 분들이 계셔서 저희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 같고요. 그분들이 진정한 챔피언이죠.
지영: 이번 시즌 목표와 각오는요?
희종: 2연패해야죠. 정현이가 빠졌지만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빈자리를 잘 채워준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영: KCC와 KGC가 만나면 재밌을 것 같아요.
희종: 전쟁이죠.(웃음) 누구하나 실려 나갈 때까지...(웃음)
지영: (안드레)에밋 대신 이정현 선수를 막겠다고 하셨잖아요?
희종: 에밋은 안 막는 게 아니라 못 막는 거예요.(웃음) 암튼 경기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정현이도 나름대로 우리 경기에 초점을 맞출 거니까... 저도 KCC랑 첫 만남이 벌써 기대가 되네요. 이기고 나서 인터뷰 해야죠. 정현이가 많이 힘들 겁니다. 우리 팀이 빅 포워드들이 많잖아요! 다른 선수들에게는 줘도 정현이한테는 골을 안준다는 생각으로 임할 거거든요. 정현이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후 금강불괴의 기록은 깨질 수도 있습니다. 하하.
지영: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희종: 저도 기억에 남는 형들이 몇 명 없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는 꼭 은퇴 후에도 기억 속에 남는 형이 되고 싶고, 팬들에게는 ‘잘했던 선수’보다 “양희종이 있을 때 농구가 정말 재밌었는데”, “KGC가 농구 재밌게 했지” 같은 좋은 감정이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부족하지만 더 노력해서 안양 KGC 팀과 선수들을 더 높은 위치로 올려놓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 아직 멀었지만 지금 걷고 있는 농구인생을 잘 완주하고 싶어요. 
지영: 은퇴하려면 멀었잖아요?
희종: 그럼요. 앞으로 10년은 더해야죠.(웃음)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7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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