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   

프리(?)한 두 여자의 동거 스토리
[루키=최기창 기자] 시작은 별다른 얘기가 아니었다. ‘조그만 공통점이라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대뜸 김연주의 폭탄 발언이 나왔다.

김연주 : 그래도 공통점이 있긴 해요. 아무래도 지금 여자들끼리 생활을 하는 거잖아요. 사실 저와 아름이는 서로 프리한 상태로 잘 마주쳐요.

이때까지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프리한 상태? 사실 남자들도 그렇다. 집에 있을 때는 당연히 편하게 지낸다. 대학 시절 룸메이트가 있을 때를 떠올려 보았다.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야식을 먹기도 했고, 함께 TV를 보면서 대화를 하기도 했다.

루키더바스켓(이하 'RB') : 남자들도 방에서는 당연히 옷을 편하게 입어요.

김아름 : 그런데 저희는… 숙소에서 자연인이에요. (웃음)

김연주 :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서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많아요. 

RB : 속옷도 안 입고... 실오라기 하나도 안 걸치고...요?

김아름 : 네. 샤워하기 전에 옷을 벗어야 하잖아요. 벗은 옷은 당연히 빨아야 하고요. 샤워하기 전에 빨래를 돌리니까 벗은 옷을 세탁기에 넣어 놓고 씻으러 가야하니...

김연주 : 저희가 주로 각자 방에서 생활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럼 결국에 볼일이 있어서 서로 마주치는 건데, 그중 반을 (복도나 거실에서) 벗고 만나는 것 같아요. (웃음) 혹시 오해할까 봐 그러는데 모든 선수가 그렇지는 않아요. 다른 애들이 저희 방에 놀러 오면 당황하고는 하니까요.

성인 여자 두 명이 생각하는 ‘편함’과 성인 남자 두 명이 떠올리는 ‘편하게 입는다’는 표현의 정의가 서로 달랐다. ‘편하게 입었다’는 것은 ‘최소 위아래로 하나씩은 걸쳤다’는 의미였는데… 

심지어 김연주의 방 창문 유리에는 신문지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이사를 위해 구단에서 커튼을 먼저 걷어 가면서 창을 가릴게 없어지자 건너편 아파트에서 방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신문지로 막았단다. 아무것도 안 입고 방안을 활보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기 때문. 

김연주는 당당했다. 오히려 집에 가면 불편하다고 불평했다.

김연주 : 사실 아무렇지 않아요. 목욕탕에서 사람 마주치는 느낌이죠. 오히려 집에 가면 불편해요. 집에 아빠랑 동생이 있으니까요. 

김아름도 마찬가지였다. 선배 김연주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했다.

김아름 : 물론 숙소에서 매번 훌러덩 벗고 다니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숙소에서는 정말 편하게 입죠. 집에서는 오히려 반팔 티, 반바지를 꼬박 챙겨 입어야 해요. 그래서 불편해요.

‘누가 먼저 탈의(?)를 시작했느냐’는 질문에는 둘 다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김아름의 대답으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었다.

김아름 : 제가 (곽)주영 언니랑 함께 살 때는 화장실 앞까지만 그렇게 다녔어요. 

“우리 아름이는요”, “우리 연주 언니는요”
인터뷰한 날은 이사를 나흘 앞둔 날이었다. “서로 챙긴 것이 없는데, 시간만 흘렀다”고 했지만, 인터뷰 중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진하게 묻어났다. 진부하지만, 이별을 앞두고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는 시간을 가졌다.

선배인 김연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유명한 장면이 생각났다. 지면에 BGM을 함께 실을 수 있다면, 신승훈의 <I Believe>를 틀고 싶을 정도였다.

김연주 : 우리 아름이. 언니가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해. 새롭게 방을 쓰는 (김)규희한테는 맛있는 것 많이 사달라고 해. 나한테처럼 말 못 하지 말고. 언니가 까먹고 빨래 안 널었을 때 대신 빨래 널어준 것도 항상 고마웠어. 그리고 아름아! 규희는 말이 별로 없어. 표현을 잘 안 하니까, 고생이 많을 거야. 언니보다 쉽지 않을거란다. 그래도 규희랑은 꼭 절친이 되려무나.

RB : 그렇다면 김아름 선수는 가장 잘해준다는 곽주영 선수부터 시작해서 김연주를 거쳐 가장 어려운 김규희로 가네요? 게임 퀘스트인가요?

김연주 : 아... 그러네요? 그래도 아름아. (김)단비랑 같이 방이 아닌 게 어디니? (웃음)

김아름도 김연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김아름 : 언니가 저한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말을 하시지만 사실 정말 잘 챙겨줬어요. 힘들 때 좋은 말도 많이 해줬고요.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오히려 제가 후배니까 더 다가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워요. 그래도 아예 헤어지는 거 아니니까 앞으로는 언니한테 친한 척을 더 많이 할게요.

김연주 : 아 맞다. 아름이가 저한테 운동화를 선물로 주기도 했어요. 물론 사이즈가 조금 작아서 바로 앞에 나갈 때만 신고 있어요. (웃음) 그래도 헤어지기 전에 아름이한테 이별 선물을 하나 주려고 해요. 아름아, 너 혹시 가지고 싶은 거 있니?

김아름 : 아니에요, 언니. 바라는 것 없어요~

김연주 : 잘 생각해보고 인터뷰 끝나면 말해줘!

훈훈하게 인터뷰를 마치려는 찰나였다. 김아름은 김연주의 새로운 룸메이트인 박혜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김아름 : (박)혜미야. 언니가 아마 숙소에서 편하게 다닐 거야. 처음 보면 정말 놀랄 수 있어. 그럴 때 당황하지 말고, 네가 그냥 적응해. 언니 무안하지 않게 같이 맞춰서 벗어. (웃음) 혹시 언니가 먼저 당황하면 하나씩 하나씩 벗는 것도 좋아. 그리고 연주 언니가 가끔 빨래한 사실을 잊어.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니까 혹시 네가 빨래를 돌리러 갔는데도 언니 빨래가 있으면, 대신 꼬박꼬박 잘 널어. 우리 연주 언니 잘 부탁해!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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