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안양 KGC인삼공사의 치어리딩을 담당하고 있는 김맑음은 팬들 사이에서 소녀시대의 수영을 닮은 외모로 유명하다. 또한 아기처럼 앳된 외모와는 달리 174cm의 반전 기럭지(?)를 보유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야구 시즌에는 기아 타이거즈의 ‘무등산 승리의 여신’으로 활약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루키 더 바스켓’이 만나보았다.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김맑음과 같은 소속인 류세미와의 지난 2월호 인터뷰 당시, 김맑음은 류세미에게 많은 별명을 선물해준 작명소 주인으로 잠깐 언급되었던 적이 있다. 그 독특함 때문이었을까? 처음 들은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꽤나 오랫동안 ‘김맑음’이라는 이름이 기억에 남아있었나 보다. 이번 인터뷰 섭외 대상으로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곧바로 당시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렇게 만난 김맑음은 과연 이름대로 온몸으로 맑음을 뿜어내고(?) 있었다. 한창 바쁜 야구 시즌을 치르느라 피곤할 법도 했지만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사진 촬영과 인터뷰 내내 그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미소와 함께 맑은 기운을 듬뿍 전해주었다.  

맑은 그녀의 독특한 치어리더 입문 계기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가장 먼저 이름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에게 ‘맑음’이라는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지어준 것은 바로 아버지. 김맑음은 아버지가 지어 주신 자신의 이름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버지가 이름처럼 맑게 살라고 지어주셨어요. 저는 제 이름이 되게 좋아요. 왜냐하면 어쨌든 특이한 이름이기도 하고 한번 들으면 잘 안 잊어버리는 이름이니까 많은 분들이 저를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또 성격이 이름을 따라가는지 팬 분들도 제가 이름처럼 밝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요. 그래서 좋아요 저는.”

역시 필자가 그의 이름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럼 이렇게 이름처럼 맑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는 어떻게 치어리더라는 세계에 발을 딛게 되었을까? 독특하게도 김맑음을 처음 치어리더의 세계로 인도해준 것은 바로 TV였다. 

“그때 치어리더를 컨셉으로 한 걸그룹이 있었는데 TV를 보다가 우연히 그걸 보게 됐어요. 보면서 혼잣말로 ‘치어리더를 하면 재밌나?’ 이랬는데 그걸 같이 보고 있던 지인이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하시는 거예요. 알고 봤더니 그 지인이 치어리더 이벤트 회사 쪽을 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면접을 보러 갔는데 붙어버린 거죠. 사실 그때는 치어리더에 대해 아예 생소하고 잘 몰랐거든요. 영화 같은데 보면 스턴트 치어리더들이 나오고 하니까 미국에만 치어리더가 있는 줄 알았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임했던 면접에서 합격이라니... 역시 되는 사람은 뭘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다 김맑음은 치어리더들에게 필수적인 춤에도 별다른 재능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전 제가 되게 잘 추는 줄 알았어요. 어릴 때부터 춤추고 음악 듣고 이런 것을 좋아해서 장기자랑 같은 것도 막 나가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되게 못 춘대요. (웃음) 저는 그냥 TV를 보면서 걸그룹 따라하고 이런 것은 나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와보니까 다르더라고요.”   
치어리더가 뭔지도 모르고 춤도 잘 추지 못했던 그가 치어리더를 시작한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김맑음의 예쁜 외모와 174cm에 달하는 남다른 피지컬은 회사 입장에서도 쉽게 지나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팀을 대표하는 치어리더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회사의 안목은 정확했던 셈이다. 

3년여의 공백, 그녀를 돌아오게 만들어 준 ‘독기’
그렇게 김맑음은 우연한 기회로 치어리더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적응에 엄청난 애를 먹었다. 평소에 잘 쓰지 않던 몸을 갑자기 쓰다 보니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근육통이 그를 괴롭혔다.  

“요즘은 조금 편해진 것 같기도 한데 처음에는 진짜 몸이 너무 힘들었어요. 원래 몸을 잘 안 쓰던 사람이 갑자기 몸을 많이 쓰려니까 근육통이 너무 심하게 오더라고요. 진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쳐다볼 정도로 몸이 너무 안 좋았어요. 고속버스를 타면 중간에 휴게소에서 10분 정도 정차를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제대로 걷지를 못하니까 그 시간 동안 화장실을 갔다 올 수가 없더라고요. 그 정도로 근육통이 되게 심했어요.” 

결국 그는 그로 인해 3년 정도 일을 쉬기도 했다. 그러나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 결국 그는 자신의 꿈을 찾아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치어리더 일을 그만둔 후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이 길이 자신의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그리고 지금의 그는 다시 돌아오기로 한 당시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며 만족해했다. 

김맑음: 쉬는 기간에는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지냈어요. 학원도 다니고 직장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제 길을 찾기 위해 많이 고민했죠. 그러다가 ‘아, 이 길이 내 길이구나’하고 깨닫게 되어서 다시 돌아왔어요. 사실 진짜 많이 고민했거든요. 어쨌든 20대 후반이니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싶어서 무작정 다시 올라왔던 것 같아요. 지금은 되게 좋아요. 제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루키 더 바스켓(이하 RB): 그럼 다시 돌아오게 만들어 준 특별한 계기 같은 것이 있어요?
김맑음: 제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한참 ‘쇼미더머니’ 시즌이었는데 아이언이 부른 ‘독기’ 무대를 보게 된 거예요. 제가 그거 보고 다시 올라왔잖아요(웃음). 그때 아이언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정말 노력하는 것이 보여서 그게 되게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런걸 보면서 많이 느껴서 저도 약간 독기를 품고 올라왔던 것 같아요. 

처음 시작과 마찬가지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은 것 역시 TV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김맑음과 치어리더의 연결고리는 결국 TV였다.

‘쇼미더머니’를 본다는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평소에도 힙합을 좋아한다고 한다. 최근 한 인터넷 방송에서는 멋진 랩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 영상을 봤다고 이야기하자 김맑음은 “괜찮았어요? 저 쇼미더머니 나가려고요”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또한 그는 과거 ‘판타스틱 듀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행열차를 불러 좋은 반응을 얻을 정도로 노래에도 능한 편이다. 

“사람들이 제가 워낙 흥이 많고 끼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랩이 더 재밌긴 해요. 배워본 적이 없어서 한번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요. 어릴 때부터 워낙 좋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요즘 스타일 보다는 약간 올드 힙합 스타일이 더 좋아요. 지금은 스타일이 너무 달라졌잖아요.” 

아... 옛날 사람... 

어찌됐든 김맑음의 랩 실력을 보고 싶은 독자들은 유튜브에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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