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더 바스켓>의 지난 4월호에서 우리는 이미 게토레이 걸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그 게토레이 걸 중, 전문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여신이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다시 한 번 분위기가 술렁였다. 

모든 정보망을 총 동원해 확인해본 결과 밝혀진 그의 정체는 지난 시즌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게토레이 걸로 활동한 한지우 씨(호칭 이하 생략). 우연한 기회에 농구를 접했지만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는 그를 만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7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관심도 없었던 농구, ‘게토레이 걸’로 처음 마주하다
그는 왜 ‘게토레이 걸’을 하게 되었을까? 아무래도 전문 모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지우였기에 게토레이 걸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농구에 정말 미쳐있지 않는 이상 굳이 바쁜 시간을 쪼개며 게토레이 걸로 활동할 이유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 그는 분명 ‘내추럴 본’ 농구 마니아일 것이다!

“사실 제가 처음부터 농구 게토레이 걸로 시작을 하진 않았고요. 원래는 축구에서부터 먼저 시작 했어요. 그러다가 축구 시즌이 끝나고 농구 시즌이 개막하면서 자연스럽게 농구 게토레이 걸로도 활동하게 되었어요.”

농구 마니아는 개뿔... 아니었다. 축구에도 게토레이 걸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하긴, 평소 축구를 보지 않는 입장에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분명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인 분들이 많으리라 확신한다. 그렇다면 농구장이 아닌 축구장에서의 게토레이 걸은 어떤 일을 할까?

“축구장에서는 그렇게 많이 바쁘지 않아요. 축구 경기 시작 전까지만 업무를 하고요. 기자 분들에게 음료수 전달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농구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돼요. 그러다 경기가 시작되면 매치 볼을 심판에게 전달하고 업무는 끝이에요. 남은 시간은 그냥 편하게 축구를 볼 수 있어요. 또 축구는 농구처럼 따로 정해진 구단이 있지 않고 게토레이 걸도 메인 1명과 서브 1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보통 메인이 그 주에 가장 핫한 경기를 가요.”

선유도 공원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진을 찍느라 녹초가 된 편집장이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 좀비처럼 되살아났다. 아무래도 전직 축구기자라는 사명감이 어디선가 피어오른 듯했다. 그렇게 둘은 한참이나 축구 이야기로 신이 났다. 

안정환과 마니치가 이끌던 대우 로얄스 시절 이후 축구와는 담 쌓고 지냈던 필자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 이대로는 농구 여신이 축구 여신으로 바뀔 위기다. 소중한 우리의 여신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다시 화제를 농구로 끌어와야만 했다. 

<루키 더 바스켓>(이하 RB): 그럼 원래는 농구장이 더 일이 많은가 봐요. 
한지우: 네. 업무 시간도 길고 일이 많은 편인데 사실 처음에는 농구를 아예 잘 몰랐으니까 꼭 해야 하나 싶기도 했어요. 수건 개는 건 집에서도 잘 안하거든요!(웃음)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어느새 제가 선수의 팬이 되고 팀의 일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같이 응원하면서 일을 하니까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요. 정말 재밌었어요. 

그가 자신이 활동할 구단을 KGC로 고른 것은 매우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단지 '가까워서'다! <슬램덩크>에서 서태웅이 북산고를 선택한 이유와 같다. 아무튼 아무것도 모르고 고른 팀이 하필이면 우승팀이었다니...

이쯤 되면 KGC도 새로운 여신 탄생에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생각해 보라. 만약 KGC가 우승이 아닌 하위권을 전전했다면 한지우에게 농구는 끌까지 비즈니스로 남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분들은 농구 시즌이 되서 활동을 시작하셨고, 저는 그전에 이미 축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먼저 구단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단순하게 집에서 가까운 KGC를 골랐죠. 그때는 정말 농구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으니까 다른 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가장 가까운 곳을 골랐는데 그게 마침 KGC였던 거죠.”

농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어준 KGC
그의 간택(?)을 받은 KGC는 시즌이 시작되자 거침없이 승승장구 했다. 정규시즌 39승 15패, 72.2%의 승률로 우승을 차지한 KGC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모비스와 삼성을 차례로 물리치며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얼떨결에 리그 최강팀을 담당하게 된 한지우 역시 그런 KGC를 보며 농구에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진짜 농구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랬는데 직접 보니 완전 신세계더라고요.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굉장히 가까이서 볼 수 있잖아요. 축구는 사실 제가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좀 있어서 그 선수들 응원하러 가지만 멀어서 잘 안 보이거든요. 전용구장이 좀 낫긴 하지만 그래도 먼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농구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너무 재미있다고 느껴서 주변 사람들도 많이 불러오고 그랬어요. 같이 보자고.”

그렇다면 그가 느낀 농구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앞서 축구 이야기도 나온 만큼 내친김에 축구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도 덧붙였다. 

“직접 봤을 때 저는 농구가 더 재밌긴 한데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축구는 선수들이 90분 동안 굉장히 많이 뛰고 경기장도 엄청 넓잖아요. 그래서 저는 치킨이랑 맥주를 먹으면서 여유롭게 보다가 순간적으로 흐름이 넘어갈 때 집중해서 딱 보면 되거든요. 조금 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반면 농구는 그냥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너무 빨라요. 가까이서 선수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고 점수도 굉장히 많이 나잖아요. 또 1점 차이의 시소게임이 펼쳐지면 저도 같이 심장이 뛰는 느낌이 들어요. 처음에는 10분씩 경기를 한다고 해서 저는 1시간 이내로 경기 끝나고 집에 가는 줄 알았거든요? (웃음) 되게 편하다고 생각 했어요, 아예 모르니까. 그랬는데 보니까 2시간 가까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보는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한지우는 KGC의 우승을 직접 보지 못했다. KGC가 홈이 아닌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 일을 하며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지우는 현장에서 우승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에 살짝 7차전을 바라기도 했다고. 그러나 무섭게 터진 양희종의 3점 세례를 보며 우승 자체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렇게 KGC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 한지우는 사익스와 SNS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축하 인사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사익스는 ‘너도 우리 팀의 일원이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나중에는 자신의 유니폼에 사인까지 해서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그래 사익스.. 너도 남자구나... 터키에서 행복하렴... 

②편에서 계속... 
사진=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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