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

현민이 형은 나쁜 남자(?)
[루키=김영현 기자] 송교창은 팀에서 가장 어려운 선배로 ‘이현민’과 ‘신명호’를 꼽았다. 두 사람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자,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고 했다.

사실 나이차로 따지면, 1982년생인 주태수가 더 형이다. 하지만 막내 송교창에게는 이현민과 신명호가 더 어렵다고. 두 사람 모두 후배에게 장난을 치기보다 선배로서 중심을 잡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막냉이는 특히 이현민을 두고 “나쁜 남자 같다”며, 겉으로는 차갑지만 뒤에서 은근히 챙겨주는 ‘츤데레’라고 표현했다.

더바스켓(이하 'TB') : 송교창 선수가 형을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네요.
송교창(이하 '교창') : 아무래도 어렵죠. 일단 기본적으로 나이차가 많이 나니까요.
TB : 그럼 가장 어려운 선배가 이현민 선수인가요?
교창 : (이)현민이 형이랑 (신)명호 형이요.
이현민(이하 '현민') : 한 명만 말해봐. 아니, 근데 (주)태수 형은?
교창 : 태수 형은 장난을 쳐주셔서 그렇게 어렵진 않아요. (김)효범이 형도 괜찮고요.
현민 : 나는 장난치는 건데, 네가 장난으로 안 받아들이잖아.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건 어쩌면 1편에서 언급했던 말했던 '선배의 웃기지 않은 농담에 웃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한 걸 거예요…

TB : 이현민 선수는 선배로서 중심을 잡는 편이죠?
현민 : 제가 약간 악역 같아요. 성격 자체가 돌려서 말하지 못하고, 직설적이거든요. 그런 말에 상처받는 애들도 있더라고요.
TB : 그래도 뒤끝 있는 것보다는 앞에서 대놓고 말하는 게 낫지 않나요?
교창 : 저는 알아듣게 대놓고 말하는 게 더 좋아요.
현민 : 교창이한테는 그런 적이 없는데, 예를 들어 제가 애들한테 ‘너 그렇게 농구하면 1~2년 안에 은퇴한다’ 뭐 이런 식으로 말하면 상처받더라고요.
TB : 세긴 세네요. 송교창 선수는 상처받은 적 없어요?
교창 : 맞는 말씀만 하셔서 딱히 상처받을 일도 없어요.
현민 : 그럼 상처를 한 번 줘야겠네. 하하.
교창 : 저 웬만하면 상처 안 받아요.

막냉이는 팀에서 가장 어려운 현민이 형 앞에서 자기 할 말을 꿋꿋이 다했다. 바로 옆에 있는 형의 눈을 쳐다보지 못했을 뿐…

TB : 송교창 선수가 보기에 이현민 선수는 어떤가요?
교창 : 나쁜 남자 같아요. 약간 츤데레 스타일이요. 무심하게 은근슬쩍 챙겨주세요. 어떤 상황이라고 말하긴 어려운데, 제가 느끼기엔 그랬어요.

사실 이 대목에서는 특정 에피소드가 나와 줘야 한다. 타당한 거리가 없을 시, 이현민은 츤데레고 뭐고 ‘그냥 나쁜 남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송교창에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꺼내보라고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딱히 없습니다’였다.

현민 : 에피소드를 하나 만들어.
교창 : 딱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습니다. 아! 방에서 형수님이랑 통화하실 때는 목소리가 달라지세요. 처음에 전화하시는 거 듣고 깜짝 놀랐어요. 너무 다정다감하셔서요.
현민 : 당연히 달라져야지. 어떻게 너네한테 하듯이 똑같이 하냐.
TB : 은근히 한 방 먹이는 것 같은데요? 하하. 그럼 반대로 이현민 선수가 보는 막내는요?
현민 : 좀 내성적인 것 같아요. 예의는 있는데, 약간 더럽고요. 안 씻는다는 게 아니라, 정리정돈을 잘 안 해요. 드러내진 않지만, 승부욕은 있는 것 같고요. 운동할 때는 그런 걸 드러냈으면 좋겠는데, 숨기고 있으니까 그게 좀 답답하죠. 

송교창과 박보검 그리고 양상국(?)
송교창은 2015-2016시즌과 비교해 출전시간이 훨씬 늘었을 뿐만 아니라, 기량 면에서도 발전했다.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어린 ‘나이 깡패’라는 점과 ‘귀여운 외모’가 더해져 다수의 여성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현민의 아내는 KCC의 홈 전주체육관에서 송교창을 보고 ‘배우 박보검을 닮았다’고 말했다고. 이 말을 전하던 이현민은 “교창이 얼굴에 박보검도 있는데, 묘하게 개그맨 양상국도 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보검과 양상국 사이, 그쯤인가보다…

TB : 송교창 선수가 팬들에게 인기가 많잖아요.
현민 : 아내가 교창이를 보더니, 박보검 씨랑 닮았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박보검도 있는데, 양상국도 있다고. 크게 웃더라고요. 교창이가 양상국 씨랑 대놓고 닮았다기보다 그냥 뭔가 그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교창 : 광대 때문에 그래요. 그래도 비시즌 되면 얼굴이 확 달라져요.
현민 : 시즌 끝나면 더 낫다는 거야?
교창 : 살벌하죠, 형. 운동 한 달만 쉬면 게임 끝나요. 얼굴에 살이 오르거든요. 깜짝 놀라실 걸요.

그래. 교창아. 그런 거로 하자...

TB : 코트 그리고 숙소에서 계속 함께할 텐데,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현민 : 뭐든지 더 알려고 했으면 하고, 코트에서 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긴 시간 동안 뛰니까 코트에서 중간중간 쉴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 한 골 먹는 거죠.
교창 : 저도 인정하는 부분이에요. 어릴 때부터 그랬거든요.
현민 : 어릴 때 부터 에이스였다는 게 티가 나는 거죠. 자기 잘난 맛에 농구하던 스타일이라고 할까?
TB : 이런 직설화법 지지합니다. ㅋㅋㅋ. 송교창 선수는 형한테 바라는 게 있나요?
교창 : 없어요. 제 득점의 반이 현민이 형 손에서 나오거든요. 형 말만 잘 듣고 가면 될 것 같아요.

이현민은 인터뷰 내내 직설화법을 구사했지만, 툭툭 뱉는 말 속에 막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관심이 없으면, 애초에 말도 꺼내지 않는 법. 송교창의 말대로 ‘츤데레’가 맞았다.

열세 살의 차이에도 ‘KCC’ 그리고 ‘농구’라는 울타리 안에서 선후배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 이들이 두 시즌째 호흡을 맞추게 될 2017-2018시즌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1월호에 게재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정금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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