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박진서 기자] 인파이팅은 어렵다. 끊임없이 공을 돌려 외곽 라인 바깥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경기 중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때가 분명 있다. 이른바 '비벼야' 할 때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어떠한 변칙 수도 무용지물이다. 휴스턴 로케츠에선 이 역할을 트레버 아리자-라이언 앤더슨이 해주고 있다. 스몰라인업 전환시 두 선수의 수비 생산성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휴스턴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세미 파이널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4차전서 125-104로 크게 이겼다. 시리즈 스코어 2-2, 타이를 이루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비결은 '3점 세례'였다. 이날 휴스턴은 3점슛 19개를 꽂으며 샌안토니오 퍼리미터를 무너뜨렸다. 에릭 고든이 외곽슛 6개, 성공률 66.7%를 챙기며 선봉에 섰고 제임스 하든(4개)과 앤더슨(3개)이 뒤를 받쳤다. 아리자, 패트릭 배벌리, 루 윌리엄스도 1개 이상씩 '후방 지원'을 완수하며 팀 승리 밑거름 노릇을 했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가 빛을 발했다. 네네의 예기치 못한 부상 이후 앤더슨에게 센터 수비를 맡긴 전략이 주효했다. 앤더슨은 파우 가솔,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1대1 상황에서 선전했다. 말그대로 버텼다. 야투를 내주더라도 끝까지 컨테스트를 이어 갔다. 손쉬운 필드골을 허락하지 않으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날 휴스턴에 '낮은 높이'가 생각보다 큰 장애 요소로 작용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였다.
아리자도 크게 한몫했다. 리그 정상급 '3&D 플레이어'가 팀 승리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줬다. 엘보 지역에서 내·외곽을 넓게 책임지는 수비 범위가 일품이었다. 미국 해설진이 "코트 한쪽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 앤더슨-클린트 카펠라로 급하게 결성된 휴스턴 빅맨진이 리그에서 가장 단단한 샌안토니오 포스트맨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게끔 도와주고 있다. 헬프 들어가는 타이밍이 환상적"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4차전에서 댄토니 감독은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을 구사했다. 이 경기 26분 이상 뛴 휴스턴 선수 7명 가운데 키 203cm가 넘는 이는 앤더슨 단 1명이었다. 8인 로테이션 핵심인 네네가 1쿼터 도중 사타구니를 다쳐 경기장을 나간 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수(手)였다. 그러나 네네 이탈은 전화위복이 됐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팀 내 플레이오프 야투율 1위인 백업 빅맨이 사라지면서 팀 공격 중심을 외곽으로 확실하게 옮겼고 이 플랜 수정이 대승에 한몫했다.
휴스턴이 샌안토니오와 시리즈에서 승리한 2경기를 보면 3점슛 성공률 40%-성공 수 19개-시도 수 40개 이상이라는 교집합이 도출된다. 팀 전체 야투 시도에서 외곽슛이 차지하는 비율(3PA%)이 모두 45%를 넘겼다. 샌안토니오는 올 시즌 3점슛 허용률 5위(34.4%)에 빛나는 '퍼리미터 보호국'이지만 얼리 오펜스 때 외곽 사수는 그리 강하지 않다. 샷 클락 6~9초 사이에 공격이 이뤄졌을 때 15~19피트 야투 허용률이 리그 28위였다(47.3%). 해법에 관한 큰 방향은 얼추 잡힌 셈이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