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서 기자] 올봄 최고 이슈 메이커 중 한 명이다. 찰스 바클리, 샤킬 오닐,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등과 대립각을 세웠다. 대형 포인트가드 유망주 론조 볼(19, UCLA)의 아버지 라바 볼이 연일 호기로운 인터뷰로 언론 스포츠 면 귀퉁이를 장식하고 있다. 

미국 사회서도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입담이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중에 『USA 투데이』가 '문제적 아버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매체는 7일(한국시간) 지난해 여름부터 올봄까지 아버지 볼이 뱉은 말 가운데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10개를 추렸다. '기이한 주장 10선(10 most outlandish claims)'이란 제목으로 우회적인 비판 목소리를 냈다. 

'킹' 르브론 제임스 심기를 건드렸다. 볼은 지난 3월 "르브론의 아이들을 보면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진로를 직업 농구인으로 결정한다면) 늘 아버지와 비교 당해야 한다.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주위에서 끊임없이 '너희 아버지만큼 해야지'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해댈 것이다. 너무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USA 투데이』는 볼의 이 발언을 명단 5위에 선정하며 "가족, 특히 아이의 미래에 대해 섣불리 언급하는 우를 범했다. 약 6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비꼬았다. 르브론도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에 관해선 함부로 얘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린 둘 다 '아버지'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어른처럼 행동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4위는 "내 세 아들은 모두 '원 앤 던'으로 NBA에 진출할 것"이란 말이 뽑혔다. 3위엔 그 유명한 '10억 달러 발언'이 올랐다. 볼은 삼형제의 스폰서십 계약금으로 어느 정도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10억 달러(A billion dollars)가 적절할 것 같다. 일시불로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해마다 1억 달러씩, 10년 동안 지급하는 방식으로 융통이 이뤄지면 기업 입장에서도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10억 달러는 원화로 약 1조 15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나이키, 언더아머, 아디다스 등 업계 3강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003년 르브론이 나이키와 10년 계약을 맺었을 때 금액이 9,000만 달러였다. '킹'이 10억 달러를 손에 쥔 건 그로부터 12년이 지나 NBA 역대 최고 스몰포워드로 올라선 2005년 여름이었다. 당시 르브론은 나이키와 10억 달러에 종신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액수를 NBA에 발도 들이지 않은 신인 측에서 요구한 셈이다. 

『USA 투데이』는 "연봉 개념으로 제시한 1억 달러도 '농담이 지나친' 수준이다. 마이클 조던이 '에어조던 브랜드'와 그외 의류 판매액에 책정된 로얄티로 1억 달러를 받는다. 볼 삼형제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1명 뿐일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론조는 스테픈 커리보다 뛰어난 가드"라는 말이 2위에 선정됐다. 리그 역사상 첫 만장일치 MVP에 오르고 외곽슛에 관한 패러다임을 재정립한 위대한 슈터를 아들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볼은 "론조가 르브론이나 러셀 웨스트브룩을 1대1로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농구는 5대5 경기다. NBA는 1대1 또는 3대3 매치를 주관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이라면 론조가 그들을 능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쯤되면 호연지기를 넘어 '몽상가'에 가깝다. 실제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꿈은 관대하게, 실천은 비관적으로'라는 잠언이 있다. 볼은 전자엔 충실한데 후자는 그리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라며 우회적으로 조롱한 바 있다.

1위는 '아들 자랑'이 아니다. 스스로에 대한 높은 자존감을 드러냈다. 논란보다 비웃음을 더 샀던 '조던 제압 발언'이 『USA 투데이』 명단 최상단을 장식했다. 볼은 지난 3월 "전성기 때 나와 조던이 1대1로 붙는다면, 내가 그를 박살냈을 것(Back in my heyday, I would kill Michael jordan one-on-one)"이란 희대의 망언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기자가 웃자 한발 더 나아갔다. 구체적으로 근거를 제시했다. 볼은 "내가 양손, 양방향으로 훅슛을 던지면 조던은 내게 파울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택지 4개를 두루 구사할 수 있기에) 그는 1대1로 온전히 날 수비할 수 없다. 또 조던은 나만큼 빠르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USA 투데이』는 "라바는 여러 획기적인 발언으로 농구계와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 말만큼 '충격적인 인터뷰(Crazy things)'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끝을 맺었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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