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서 기자] '토론토 칙령'을 내렸다. 짧지만 묵직한 네 문장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평가했다. '킹' 르브론 제임스(33,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단호한 어조로 "난 더 이상 증명할 게 없다"고 힘줘 말했다. 

르브론은 6일(한국시간) 『Cleveland.com』와 인터뷰에서 "내가 증명할 게 남았는가. 더 이상 뭘 더 보여줘야 하나. 난 (마이애미에서) 2개의 우승 반지를 낀 뒤 고향에 돌아왔고 그곳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한 번 더 파이널 우승을 이뤘다. 난 더 이상 증명할 게 없다(There isn't anything I have left to prove)"고 밝혔다.

반박하기 어렵다. 르브론은 데뷔 14년째인 올 시즌에도 여전히 리그 최고 피니셔로 활약하고 있다. 역대 최강으로 꼽히는 운동능력과 발군의 퍼스트 스텝, 40분 넘게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는 '괴물 체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새로운 무기를 꾸준히 장착하며 세월의 압력을 극복했다. 

데뷔 초창기보다 훨씬 안정적인 패스 게임과 패턴 결정을 보여주고 있다. 동료를 포착하는 시야와 패스 질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증명했다. 『ESPN』은 지난해 파이널 종료 후 총평 기사에서 "6피트 8인치 포인트가드는 매직 존슨이 마지막일 줄 알았다. 르브론은 그 전망을 산산조각냈다. 농구 기자에게 가장 유념해야 할 요소가 '섣부른 미래 예측'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선수"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날카로운 외곽슛과 노련한 스크린 활용, 탁월한 2대2 수비까지 더했다. 최근 6년 동안 단 1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3점슛 성공률 35.4% 이상을 기록했다. 올 시즌 급격히 떨어진 자유투 성공률만 빼면 거의 모든 공수 지표에서 10년 넘게 최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호불호를 떠나 13시즌 연속 평균 25점-6리바운드-6어시스트 이상을 수확한 선수다. 칼 말론의 신체조건을 지닌 선수가 클라이드 드렉슬러처럼 플레이한다는 평을 들었던 열아홉 청년은 서른줄에 들어서도 MVP급 생산성을 챙기고 있다. 그의 별명 '킹 제임스(King James)'처럼 제임스 1세로 불려도 손색없는 발자취다.     

이번 봄도 여전하다. 당당히 건재를 알렸다. 정규 시즌 막판 부진이 계산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눈부신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르브론은 올해 플레이오프 7경기에서 평균 34.3득점 9.0리바운드 7.3어시스트 2.4스틸 1.6블록슛을 거뒀다. 외곽슛 성공률은 48.6%에 이른다. 웬만한 스윙맨 야투율에 가깝다. 3점슛과 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지표(TS%)는 무려 66.1%다. 지난 3주 동안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르브론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이라도 증명할 게 없다는 그의 말이 마냥 허언으로 들리진 않을 듯하다. 우승 반지 3개와 눈부신 누적 스탯, 철저한 몸 관리, 언론과 팬을 뜨겁게 만드는 스타성까지. 인터뷰이가 남긴 발자국은 그 말(言)보다 더 육중한 무게감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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