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박진서 기자] 잘 싸웠다. 그러나 두세 뼘이 모자랐다. 외곽에서 후방 지원이 전혀 없었다. 주전 포인트가드이자 팀 내 가장 유능한 3점 슈터 카일 라우리(31, 토론토 랩터스)의 빈자리가 뼈아팠다.
내상이 크다. 전의를 상실할 흐름에 놓였다. 토론토는 디펜딩 챔피언에 또다시 가비지 타임 패배를 당했다. 시리즈 3연패로 고개를 떨궜다. 토론토는 6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에어 캐나다 센터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세미 파이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3차전서 94-115로 크게 졌다.
3쿼터까진 잘 싸웠다. 역전과 재역전이 빈번하게 오갔다. 단점을 메우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한 전략을 들고 나온 게 주효했다. 이날 선발로 복귀한 요나스 발렌슈나스는 19점을 챙기며 클리블랜드의 '인사이드 틈'을 벌리는 데 한몫했다. 2차전에서 충격적인 '5득점 침묵'으로 실망을 안겼던 더마 드로잔도 37점을 쓸어 담으며 리그 최고 스윙맨 위용을 되찾았다. 토론토는 마지막 12분 구간 진입 전까지 클리블랜드와 동점 10차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시리즈 첫 2경기와는 확실히 다른 시소게임 양상으로 홈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그러나 외곽슛이 발목을 잡았다. 48분 내내 '군불'을 떼지 못했다. 3점슛 18개를 던졌지만 림을 통과한 건 단 2개였다. 이 가운데 오픈 기회가 6차례나 됐지만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오픈 3점슛은 경기 흐름을 거머쥐는 데 매우 유용한 무기다. 여기서 파열음이 나오자 토론토는 좀처럼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치를 수 없었다.
라우리 대신 선발 포인트가드로 출전한 코리 조셉의 슛 감각 저하가 눈에 띄었다. 조셉은 플레이오프 출전 70경기만에 처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작은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33분 동안 4점 6어시스트를 거두는 데 그쳤다. 3차전서 외곽슛 4개를 시도했지만 하나도 집어 넣지 못했다. 서지 이바카, 노만 포웰도 마찬가지였다. 공방전을 펼치면서도 '샅바 싸움'에서 밀리는 모양새가 연출된 건 이 탓이었다.
3쿼터 중반 이후 클리블랜드는 컨테스트를 위해 적극적으로 퍼리미터로 나아가는 대신 베스트 포지션을 확보하며 리바운드에 주력했다. 트리스탄 톰슨, 르브론 제임스가 리바운드 20개를 합작하며 팀 수비 마침표를 확실히 찍었다. 토론토의 외곽 화력 부진이 체력 관리에도 용이한 흐름을 만들어줬다.
라우리는 이날 드웨인 케이시 감독에게 "뛰고 싶다"는 의견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감독과 의료진이 '절대 불가' 방침을 내렸다. 왼쪽 발목 통증이 2차전 때보다 더 심해졌고 실제 경기 전 훈련에서도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리즈 평균 20득점-8어시스트를 책임졌던 야전사령관 공백은 외곽 라인 바깥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토론토는 3차전 완패로 어떠한 '벼랑 끝 전술'도 소용없을 것 같은 심리적 수세에 몰리게 됐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