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지독한 부진을 떨쳐냈다.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오랜만에 제 실력을 뽐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6일(한국시간)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7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차전 휴스턴 로케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103-92로 이겼다. 

샌안토니오는 이날 토니 파커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경기였다. 파커는 지난 2차전 4쿼터 돌파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 정밀 검사 결과, 왼쪽 대퇴근 파열이었다. 시즌 아웃이 불가피했다. 팀 내 2옵션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파커의 공백은 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3차전에서 그 공백을 메운 선수는 알드리지였다. 1옵션 카와이 레너드(26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와 같은 점수인 26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4블록 FG 12/20를 올렸다. 샌안토니오는 레너드와 알드리지의 활약으로 2연승을 질주했다.

알드리지는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부진이 심했다. 1라운드 멤피스 그리즐리스 시리즈에서 평균 14.8점 7.3리바운드 1.3어시스트 FG 45.3%였다. 나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엄청 뛰어난 수치는 아니었다.

2라운드 들어 그의 존재감은 더욱 줄었다. 지난 1차전 4점에 그쳤고, 2차전은 15점을 넣었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시절 엄청난 득점력을 뽐냈던 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그에게 필요한 건 자신감 찾기였다. 이에 지난 1차전 이후 팀 던컨이 훈련장을 찾았다. 스퍼스 레전드가 훈련장에 방문해 알드리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알드리지는 이에 힘을 얻었는지 2차전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은 더욱 뛰어났다. 팀 내 최다 득점 동률을 이뤘다. 더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여기에는 전술적인 변화도 있었다. 

알드리지는 1, 2차전에서 라이언 앤더슨과 매치업이 되었다. 앤더슨은 외곽슛이 뛰어난 스트레치형 빅맨. 활동 범위가 3점슛 라인 밖이다. 이에 따라 그는 스크린 이후 픽앤팝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가 많다. 그를 막기 위해 알드리지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수비에서 에너지 소모가 컸다. 

이날은 달랐다. 알드리지가 스몰포워드인 트레버 아리자를 막았다. 사실 파워포워드인 알드리지가 스몰포워드 아리자를 막는다는 건 상상하기 쉽지 않다. 아리자는 뛰어난 외곽슛과 기동력을 갖췄기 때문. 

그러나 외곽슛을 제외하면 아리자의 옵션은 많지 않다. 막기가 쉬운 편이다. 또한 그는 앤더슨보다 스크린 플레이 횟수가 적은 편이다. 알드리지가 수비에 쏟는 힘이 줄어드는 건 당연했다. 수비에서 비축한 힘을 공격에서 쏟을 수 있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지난 2차전부터 라인업을 바꿨다. 데이비드 리 대신 파우 가솔을 주전 센터로 내보냈다. 알드리지와 가솔은 제공권 싸움에서 휴스턴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2차전, 리바운드 부문 53-39로 앞선 샌안토니오는 이날도 49-39로 우위를 점했다. 혼자서 골밑에서 고군분투했던 알드리지는 가솔과 함께 다소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자신감 회복과 전략적인 변화로 알드리지의 생산성이 불을 뿜었다.

샌안토니오는 알드리지의 활약이 필요하다. 파커가 아웃된 상황에서 2옵션을 맡아줄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알드리지가 꾸준히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어느 팀도 쉽게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알드리지는 샌안토니오 합류 이후 기복이 심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잠잠하다가 3차전에서 활약을 펼쳤다. 과연 4차전은 어떨까. 다시 한번 3차전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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