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서 기자] 노장 3점 슈터가 아니다. 여전히 리그 최고 공수 생산성을 뽐내는 디펜딩 챔피언의 1옵션이다. 2연속 파이널 우승을 노리는 '킹' 르브론 제임스(33,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기록 경신 목록에 외곽슛이 추가됐다.

르브론은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세미 파이널 토론토 랩터스와 2차전서 39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쓸어 담았다. 야투 14개를 던져 10개를 집어 넣었다. 성공률이 무려 71.4%였다. 양과 질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퍼포먼스로 토론토 1·2선을 무너뜨렸다. 팀이 125-103, 22점 차 대승을 거두는 데 크게 한몫했다. 리더의 맹활약을 앞세운 클리블랜드는 시리즈 2연승을 챙기며 '봄 농구' 9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외곽 라인 바깥에서도 빛났다. 르브론은 이날 3점슛 6개를 시도해 4개를 꽂았다. 플레이오프 통산 302번째 외곽슛을 신고했다. 봄 농구 무대에서 300개 이상 3점슛을 챙긴 리그 역대 4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 1위는 레이 앨런(385개), 2위는 레지 밀러(320개)다. 3위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마누 지노빌리다(312개). 지노빌리가 올해 플레이오프 8경기에서 평균 외곽슛 0.35개, 성공률 15.8%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르브론이 따돌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더욱이 지노빌리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5분 안팎의 짧은 출전 시간만을 소화하고 있다. 

'밀러 타임'을 넘어설 확률이 높다. 르브론은 플레이오프 들어 '믿을 수 없는' 생산성을 뽐내고 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1라운드 4경기에서 평균 32.8득점 9.8리바운드 9.0어시스트를 수확했다. 야투율 54.3%, 3점슛 성공률 45%를 기록했다. 3점 라인 바깥에서 경기당 2.25개를 림 안에 집어 넣었다. 칼 말론의 신체조건을 지닌 선수가 그랜트 힐의 다재다능함과 팀 레글러의 외곽슛, 찰스 바클리의 리바운드 솜씨를 두루 지닌 것처럼 플레이하고 있다. 

『ESPN』은 "자유투 성공률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공수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정규 시즌 막판 부진이 '휴식 차원'으로 이해될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폼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토론토와 동부 세미 파이널 첫 2경기서도 외곽슛 6개를 추가했다. 이 기세가 이어진다면 지노빌리, 밀러를 제치고 플레이오프 통산 외곽슛 명단에서 앨런의 경쟁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많은 슈퍼스타들이 선수 생활 말년 들어 감소된 운동능력과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 탓에 점프 슛 위주로 게임 플랜을 바꿨다. 그러나 르브론은 여전히 매서운 돌파 마무리와 킥-아웃을 지닌 공격수다. 여기에 3점슛이라는 무기까지 완벽하게 장착했다. 데뷔 14년 차에도 가장 기본적인 3~4가지 선택지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3점 슈터 상징과도 같은 밀러를 넘을 경우 NBA 연감에 르브론의 존재감은 '숫자로는' 온전히 파악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확률이 높다. 샌디 쿠펙스, 윌트 체임벌린, 보 잭슨 등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그 영향력을 수치 기록만으론 부족해 원로 기자와 옛 동료, 올드 팬 인터뷰를 꼭 삽입하는 것처럼 르브론이 그러한 '영역'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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