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박진서 기자] 구애받지 않았다. 흐름에 따라 움직였다. 타이론 루(40)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감독이 기민한 로테이션 운용으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클리블랜드는 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2라운드 토론토 랩터스와 1차전서 116-105로 이겼다. 77점을 합작한 '빅 3' 활약이 빛났다. '봄 8연승'을 완성한 클리블랜드는 2연속 시리즈 스윕을 향한 첫걸음을 훌륭하게 뗐다.
감독의 지략이 빛났다. 클리블랜드는 68-58로 앞선 3쿼터 3분 38초쯤 카일 라우리에게 드라이브 인을 허용했다. 넉넉했던 점수 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물결'이 요동칠 가능성이 생겼다. 3쿼터 들어 토론토가 야투 5개를 뺏는 동안 클리블랜드는 단 1개밖에 집어 넣지 못했다. 작전 타임을 한 번 불러서 템포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나 루는 끊어가지 않았다. 교체 투입도 없었다.
라우리-더마 드로잔의 업 템포 게임이 조금씩 상승 기류를 탔다. 정규 시즌 때 이런 흐름이 포착되면 루 감독은 트리스탄 톰슨, 케빈 러브를 벤치로 불러들이는 카드를 자주 꺼냈다. 스몰 라인업 구사를 통한 '3점 세례'로 2·3쿼터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선 그러지 않았다. 감독은 시리즈 서전(緖戰)에서 두 선수를 71분 동안 기용했다. 올 시즌 평균보다 11분 더 많은 시간을 주전 빅맨진에게 허락했다.
곧바로 응답했다. 라우리에게 실점을 내준 뒤 맞은 공격 포제션에서 환상적인 2대2 게임이 나왔다. 톰슨의 볼 없는 움직임이 빛났다. 코트 정면에서 카이리 어빙이 톰슨의 스크린을 받는 척하다가 뒤로 빠졌다. 이때 톰슨이 빠르게 림 쪽으로 침투했다. 어빙은 헷지를 무력화시키는 반 박자 빠른 패스로 동료의 노마크 덩크를 이끌었다. 팀 스코어 보드에 2점을 더했다.
이어진 공격에선 러브가 나섰다. 오른쪽 코너에서 불을 뿜었다. 어빙이 특유의 '무게중심 낮은 드리블'로 토론토 코트를 헤집었다. 수비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페인트 존에만 4명의 토론토 선수가 밀집해 있었다. 어빙은 코너 깊숙이 자리잡은 러브에게 'A패스'를 건넸다. 리그 최고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평가 받는 '백인 슈터'는 그대로 솟구쳐 올라 공을 림 안에 꽂았다. 점수 차를 13점으로 벌렸다. 상대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영양가 만점의 외곽포였다.
르브론 제임스가 나서지 않아도 선택지가 다양했다. 어빙-톰슨-러브 등 왕을 보좌하는 참모진 활약이 눈부셨다. 정규 시즌 막판 꾸준히 지적됐던 퍼리미터에서의 에너지 감소도 많이 개선됐다. 인디애나와 시리즈를 스윕으로 장식한 효과가 2라운드 들어 고스란이 나타났다. 클리블랜드는 지난달 24일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정확히 1주일 동안 휴식을 취했다. 로스터 연령대가 높은 클리블랜드엔 보약과도 같은 쉼표였다.
감독 기대에 120%에 부응했다. 톰슨과 러브는 이날 29득점 23리바운드를 합작했다. 자유투 라인에서 집중력도 빼어났다. 나란히 6개씩 뺏어 성공률 83.3%를 기록했다. 코트 마진은 무려 +62점이었다. 두 선수가 합작한 네트 레이팅(NetRtg)도 +41에 이르렀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눈부신 존재감을 증명한 셈. 서지 이바카, 요나스 발렌슈나스, PJ 터커의 공세를 훌륭하게 맞받아쳤다.
루 감독은 이제 '봄 농구' 2년째를 맞는 초보 지도자다. '탄탄한 안쪽'이라는 실마리만큼 힘이 되는 무기는 없다. 톰슨-러브로 이뤄진 스타팅 빅맨 콤비가 위력을 보일수록 3점 슈터가 풍부한 클리블랜드의 빈틈이 사라진다. 토론토와 동부 세미 파이널에서 두 선수의 교체 시기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시리즈 관전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