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바클리 룰, 샤킬 오닐 룰, 조지 마이칸 룰 등 NBA에는 선수들 덕분에 생긴 재밌는 규칙들이 있다. 또한 코트 밖에서도 선수 이름을 앞세운 룰은 존재하는데, 데릭 로즈 룰과 래리 버드 예외 조항 등이 대표적이다.

<루키피디아>에서는 선수 이름이 걸린 룰에 대해 코트 안과 밖을 나눠서 소개하려고 한다. 11월 호에서는 코트 안에서 경기 중에 있었던 일로 생긴 대표적인 규정에 대해 다룬다. 

조지 마이칸 룰  

17회 우승에 빛나는 NBA 대표 명문 구단 LA 레이커스. 그 시발점에 있는 선수가 바로 194~50년대의 농구 전설 조지 마이칸이다. 마이칸은 레이커스가 미니애폴리스를 연고지로 두던 시절 팀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레전드다. 또한 워낙 대단한 기량을 보유했던 그는 NBA 룰에 여러 차례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208cm의 센터 마이칸은 레이커스의 초창기 역사를 이끈 고대 괴수의 원조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컸던 신장과 체격 조건에 엄청난 무기인 훅슛을 바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레이커스는 마이칸의 활약을 바탕으로 1949년부터 1954년까지 6년 동안 무려 5번이나 챔피언에 올랐다.

지금은 팬들에게 너무나 익숙하지만 마이칸이 뛰던 시기의 NBA는 24초 공격 제한 시간 룰이 없었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전신인 포트웨인 피스톤스는 마이칸을 상대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데, 최대한 상대에게 공격권을 주지 않고 볼을 돌리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역사에 남을 저득점 경기에 관중석에서는 팬들의 야유가 쏟아질 정도였다. 프로농구 경기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팬들을 경기장에서 내쫓는 경기. 19-18이라는 경악스러운 최종 스코어가 나왔고, 저득점 양상 경기들이 쏟아지자 NBA는 경기의 재미를 늘리기 위해 24초 바이얼레이션을 만들었다.

마이칸에 의해 생긴 규정은 24초 바이얼레이션만이 아닌데, 골텐딩과 페인트존 확장 또한 그와 연관이 있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을 과시하던 마이칸은 골대 아래에 있다가 상대가 슛을 시도하면 림 근처에서 걷어내기도 했다. 이에 NCAA는 손을 떠난 공의 상하운동 방향이 바뀐 뒤에 건드리는 경우에 한해 골텐딩 규정을 신설한다.

지금보다 좁았던 페인트존 규격 또한 마이칸의 영향력을 줄여보기 위해 더 확장됐다. 실제로 페인트존이 이전보다 넓어지면서 마이칸의 존재감은 줄어들었고, 페인트존은 나중에 윌트 체임벌린이라는 또다른 괴수를 만나 한 번 더 확장되게 된다.

샤킬 오닐 룰

힘하면 누구에게도 쉽게 지지 않았던 한국 농구 레전드 현주엽이 덩크 콘테스트에서 파워풀한 덩크를 시도하다가 백보드를 부순 사건은 지금까지도 농구 팬들에게 회자되는 추억의 장면이다. 과거 KTF에서 뛰었던 ‘킹콩’ 나이젤 딕슨 또한 대학 시절 덩크로 백보드를 부숴버린 일이 있었다.

KBL보다 더한 피지컬 괴물들이 모인 NBA에서도 백보드는 무사하지 못했다. 특히 ‘초콜릿 썬더’, ‘림의 파괴자’로 불렸던 대럴 도킨스는 한 시즌 동안 덩크로 무려 백보드를 두 번이나 파괴하는 괴력을 뽐냈다.

그러자 NBA는 쉽게 백보드가 망가지지 않도록 더욱 튼튼한 골대를 만들도록 변화를 줬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버전’ 골대도 공룡 앞에서는 너무나 허약했다. 공룡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풍미했던 거대 센터 샤킬 오닐을 의미한다.

이미 루이지애나 대학 시절 공식 경기에서 골대를 박살낸 바 있었던 오닐은 NBA 입성 후 구식 기술을 사용한 골대와 신식 기술의 골대를 가리지 않고 무너트렸다. 이에 NBA는 모든 경기장에 예비용 골대 비치를 지시했으며 더욱 튼튼하게 골대를 만들도록 규정화했다. 

여기에 NBA는 부상 방지 등을 위해 이유 없이 림에 오래 매달려있는 경우에 한해서는 테크니컬 파울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후속 조치가 나온 덕분(?)에 샤킬 오닐의 림 폭격 이후 NBA 경기에서 백보드가 부숴지거나 주저앉는 사례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자자 파출리아 룰

조지아 출신의 자자 파출리아는 낮은 드래프트 지명 순위(2003년 전체 42순위)에도 불구하고 NBA에서 장수한 빅맨이다. 전성기 시절에는 애틀랜타에서 주전 센터로 활약했으며 밀워키를 거친 뒤 골든스테이트에서 2번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NBA에서 오랜 시간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파출리아의 이미지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더티 플레이어였기 때문인데, 그의 악의적인 플레이를 모아놓은 하이라이트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팔꿈치 가격, 착지 지점에 누워 방해하기, 공중에 있는 선수 앞에 발 밀어넣기 등 파출리아는 여러 방법으로 상대를 괴롭혔던 선수다. 같이 코트에서 경쟁하는 선수들 조차 강하게 비판할 정도이니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공의 적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파출리아의 더티 플레이가 가장 많이 팬들에게 부각된 것은 2017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이었다. 골든스테이트는 전력 우세 예상에도 1차전에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밀리고 있었는데, 이 시점에서 파출리아가 점퍼를 쏘고 내려오는 상대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의 착지 지점에 발을 밀어넣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펼쳤다.

파출리아의 발을 밟고 쓰러진 레너드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며 상당한 고통을 호소했다. 뻔뻔한 파출리아는 본인의 행위가 왜 파울이냐며 억울하다는 제스처까지 취했다. 고의성 다분한 과한 클로즈아웃에 부상을 당한 레너드는 시리즈에 돌아오지 못했고, 이어지는 커리어 내내 하체 부상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공중에서 착지하는 선수에게 공간을 열어주지 않는 것은 심한 부상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다. 이미 이러한 사례로 인한 수많은 부상이 나온 바 있다. 파출리아의 더티 파울로 NBA는 클로즈아웃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룰을 개정했다. 

선수들끼리의 직접적인 충돌이 없더라도 플래그런트 파울이 주어지도록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랜딩 스페이스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즉시 플래그런트 파울이 불릴 수 있다. 이는 경기 양상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찰스 바클리 룰

NBA 역사에 남을 파워포워드 바클리는 그야말로 파워포워드라는 포지션에 딱 맞는 선수다. 200cm가 안 되는 신장으로 장신 숲을 공략하며 수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바클리가 리그 정상급 선수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장 열세를 커버하는 엄청난 힘과 운동 능력이었다. 여기에 어린 시절에 가드를 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프런트코트 자원임에도 볼 핸들링이나 패스 능력을 갖췄다.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바클리 또한 NBA에 룰 신설을 가져온 선수다. ‘찰스 바클리 룰’은 포스트업에 관한 규칙으로 림을 등지고 5초 동안 플레이할 시 5초 바이얼레이션이 선언된다. 

포스트업은 힘이 좋았던 바클리의 주무기였다. 아무리 바클리보다 키가 큰 선수들이라도 힘으로 그를 버텨내기는 힘들었는데, 그래서 바클리는 포스트에서 볼을 잡은 뒤 오랜 시간 힘을 바탕으로 한 백다운 공격을 통해 상대를 밀어내는 공격 방식을 즐겼다. 상대편 입장에서는 더블팀을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바클리 본인에게는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경기 템포를 늦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소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다분했다. 결국 사무국은 선수가 볼을 잡은 뒤 림을 등지고 5초 이상 플레이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바클리와 더불어 이러한 플레이를 즐겨했던 선수로는 마크 잭슨이 있다. 가드 중에서 프레임이 두꺼운 편에 속했던 잭슨은 포스트업을 자주 펼치는 가드였고, 백다운 상황도 당연히 많이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5초 바이얼레이션에 대해 마크 잭슨 룰로 칭하는 시선도 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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