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봐도 정말 재밌는 NBA, 경기장 밖에서 떠도는 여러 흥미로운 사실을 알고 나면 더욱더 NBA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준비한 코너가 루키피디아다. 이번 시간은 여름에 열리는 NBA 서머리그에 대해 알아본다.

*본 기사는 루키 2023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추가/각색했습니다.

어린 선수들의 축제이자 경쟁의 장 

보통 6월 중순이 되면 파이널 일정까지 마무리되면서 NBA는 다음 시즌까지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렇지만 휴식기에도 선수들의 이적, 감독 교체, 국가대표팀 경기 등 팬들의 볼거리는 적지 않다. 7월에 열리는 서머리그 또한 팬들의 이목을 충분히 끌만한 이벤트다.

서머리그는 모두가 아는 슈퍼스타들이 출전하는 리그는 아니다. 주로 앞으로 농구 커리어를 쌓아갈 일이 많이 남은 어린 유망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드래프트 최상위 지명자들도 쇼케이스 느낌으로 서머리그에 출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 팀의 베테랑들은 직접 경기에 뛰지는 않지만 어린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을 찾기도 한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젊은 선수들이 서머리그에 대거 포진했지만 모두가 같은 상황은 아니다. 

드래프트 이후에 서머리그가 열리는 만큼 이미 팀이 결정된 선수들도 보이는가 하면 드래프트에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다른 루트로 NBA 입성을 노리는 선수들이 가능성을 어필할 수 있는 무대가 서머리그다. 드래프트에서 예상보다 순위가 미끄러지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서머리그 맹활약을 통해 주가를 높이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이 젊은 선수들이지만 서머리그에 베테랑 자원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케네스 퍼리드, 마이클 비즐리 등 NBA와 멀어진 베테랑들이 리그 재입성을 위해 서머리그를 노크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이 노리는 최종 목적지는 NBA일 것이지만 서머리그는 영건들을 보기 위해 각국의 스카우트들이 모이는 만큼 전 세계 농구계에서 주목하는 선수 발굴의 현장이다. 서머리그에서 눈도장을 찍은 뒤 유럽 리그 등으로 이적해 경험을 쌓고 NBA에 입성에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한 판 승부

현재는 3개의 서머리그가 NBA 팬들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30개 구단이 모두 참가하는 라스베이거스 서머리그다. 2004년부터 개최된 라스베이거스 서머리그는 올해 7월 8일부터 18일까지 열렸으며 네바다주 패러다이스의 콕스 파빌리온과 토머스 & 맥 센터 2개 경기장에서 나눠 경기가 진행됐다.

30개 구단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총 5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먼저 4경기씩 치른 가운데 성적 상위 두 팀이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겨루게 되고 남은 팀들은 따로 한 경기를 진행한다. 승리보다는 어린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리그지만 어쨌든 우승 팀은 가리는 서머리그. 결승에서는 NBA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승부욕을 보이는 선수들도 보인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라스베이거스 서머리그는 6개 팀(휴스턴, 샌안토니오, 골든스테이트, 새크라멘토, 시카고, 포틀랜드)이 2번의 우승을 차지해 공동 최다 우승팀으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2년 연속 우승 기록은 골든스테이트와 시카고가 보유했으며 지난해 우승은 뉴욕을 꺾은 포틀랜드가 차지했다.

지난해 우승은 포틀랜드가 거머쥐었지만 서머리그 MVP는 새크라멘토에서 나왔다. 바로 2022년 드래프트 4순위 지명을 받았던 포워드 키건 머레이다.

당시 예상을 깨고 제이든 아이비를 제친 뒤 4순위로 선택받은 머레이. 그의 지명에 대한 의구심이 강했지만 머레이는 서머리그 평균 23.3점 7.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우려를 기대로 바꿔 놨다. 정규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머레이는 새크라멘토가 오랜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데 큰 공을 세우며 장래성이 밝은 유망주로 기대를 얻고 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에 앞서 두 곳에서 규모가 작은 서머리그가 열리고 있는데, 새크라멘토 킹스가 주최하는 캘리포니아 클래식과 유타 재즈가 여는 솔트레이크시티 서머리그다. 캘리포니아 클래식에는 6개 팀, 솔트레이크시티 서머리그에는 4개 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이전에는 올랜도에서도 서머리그가 오랜 시간 열린 바 있으나 2018년에 폐지됐다. 

KBL 팬들에게도 흥미로울 서머리그

NBA 여름 축제 서머리그는 KBL 팬들에게도 관심 있게 지켜볼만한 요소가 가득하다. 젊은 나이의 잠재력 가득한 어린 선수들이 다수 등장하는 서머리그는 KBL에서 활약하는 외국 선수들을 대거 배출한 취업의 장이다. 

그렇기에 팬들로서는 미리 KBL에서 뛸만한 외국 선수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리그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시즌 출발을 함께한 이매뉴얼 테리의 경우 새크라멘토의 주축 멤버로 서머리그 5경기를 모두 소화한 뒤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 구단의 계약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6월 말 시점에서 많은 구단들이 일찌감치 리스트업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해 계약에 근접했지만 그럼에도 직접 서머리그를 찾아 관람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시즌에도 KBL 10개 구단 코칭스태프 중 상당수가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서머리그를 관전했다.

꼭 해당 시즌이 아니더라도 미래에 선수를 영입함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서머리그에서 봐뒀던 선수가 시즌 중 변수 발생으로 인해 대체 선수로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 선수 영입이 늦어진 구단은 서머리그를 통해 정규리그를 맞이할 외국선수 조합을 확정하기도 한다. 

KBL 팬들에게 추억으로 자리 잡은 낯익은 얼굴들도 서머리그에 자주 등장한다. 과거 원주 DB에서 뛰었던 저스틴 틸먼은 지난 시즌 서머리그에서 애틀랜타 소속으로 가능성을 어필하며 덴버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밖에도 조쉬 그레이, 디온테 버튼, 디드릭 로슨, 얀테 메이튼, 키퍼 사익스 등 KBL과 연을 맺었던 선수들이 최근 서머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Behind Story
괴물 신인 등장에 흥행 성공한 서머리그

샌안토니오 신인 빅터 웸반야마는 2경기만 뛰었음에도 사실상 이번 서머리그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다. 224cm의 신장에 244cm의 윙승팬을 보유한 특급 신인 웸반야마는 드래프트 이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고, 전체 1순위로 샌안토니오에 지명됐다. 

외계인 같은 신체 조건에 볼 핸들링, 슈팅력까지 갖춘 웸반야마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라스베이거스로 몰려들었다. 웸반야마는 데뷔전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27점을 쏟아내며 어느 정도 본인의 기량을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괴물 영건의 등장 속에 이번 서머리그는 흥행 면에서 제대로 대박을 쳤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이 서머리그 경기에 입장했으며 특히 웸반야마의 데뷔전은 매진까지 성공했다. 시청률 또한 자이언 윌리엄슨의 데뷔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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